▲ 미니스톱 매장의 전면. 출처= 한국미니스톱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한국미니스톱(이하 미니스톱)이 내년 점포 3000호점까지 출점하는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월등히 앞선 경쟁사 점포 수를 따라잡으려는 노력은 비효율적이다. 때문에 미니스톱은 즉석조리식품 등 기존 강점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7일 미니스톱이 밝힌 작년 말 기준 점포 수는 2582점으로 전년 말(2556점) 대비 1.0% 늘었다. 계약 만료에 따른 폐점, 브랜드 교체 등을 고려할 때 순증폭이 발생한 점은 미니스톱 입장에선 소기의 성과다. 다만 점포 수 1만4000점에 육박하는 GS25·CU 두 점포와 작년 11월 말 1만점을 돌파한 세븐일레븐 등 타 브랜드와 비교할 땐 성장세나 사업 규모가 미미하다.

미니스톱 올해 사업 키워드 ‘상품·서비스·생산성’

미니스톱은 올해 시장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점포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전략 대신 점포별 수익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미니스톱 점포 수가 4위 업체인 이마트24와도 1500점 이상 차이 나는 상황에서 매장 수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사실상 실효성 없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미니스톱은 규모의 경제를 조성하는 것이 수익성에 주효한 요인인 만큼 점포 수를 꾸준히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심관섭 대표이사는 작년 9월 국내 민영통신사 뉴스1과 인터뷰에서 ‘2021년 점포 3000점 돌파’를 목표로 제시한 바 있으며, 최근 출점 전략과 비교할 때 방향성이 예측되고 있다.

미니스톱이 지난 6일 <이코노믹리뷰>에 밝힌 올해 사업 전략의 주요 키워드로 ‘상품 구색 강화·서비스 확대·매장 생산성 향상’을 꼽았다.

미니스톱은 즉석조리식품(FF)군의 신메뉴를 출시하고 도시락, 가정간편식(HMR), 자체브랜드(PB), 지역특화 등 범주의 식품군을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화장품 등 신규 카테고리의 상품도 도입할 방침이다. 또 미니스톱 해외 사업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인기 상품들을 국내에 적극 도입하는 전략도 추진한다.

게다가 배달, 무인택배 보관함, 하이패스 충전 등 서비스들도 도입함으로써 편의점의 ‘플랫폼화’를 추구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매장 생산성을 강화하기 위해 스마트 프라이어, 패스트푸드 쇼케이스 등 상품 판매에 필요한 집기들을 새로 도입하고 포스(POS) 시스템 개선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미니스톱은 맛, 가격, 품질, 서비스로 고객 만족을 실현하는데 올해 주력할 것”이라며 “신규 고객을 유인하고 가맹점의 운영 편의·매출 극대화를 실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니스톱, ‘패스트 팔로워’ 전략 유효할 듯…차별화 전략과 병행해야

미니스톱 사업 전략은 기존 브랜드 강점을 살리는데 초점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즉석조리식품은 1990년 미니스톱이 서울 목동에 1호점 목동점을 낼 때부터 화제를 일으킨 요소다. 그간 미니스톱은 매장에 튀김기, 소프트 아이스크림 제조기 등 조리 시설을 구축하고 메뉴를 직접 조리해 고객에게 판매하는 전략으로 차별화를 도모했다.

고객 호응을 얻은 미니스톱 즉석조리 메뉴로 튀김 닭 요리인 ‘점보 시리즈’와 고급 우유 브랜드 파스퇴르에게서 공급받은 원유를 활용해 만든 아이스크림 ‘소프트크림’ 등이 꼽힌다. 점포에 조리시설을 구축하는 전략은 현재까지도 동종업계에서 미니스톱만의 차별화 포인트다.

또 국내 점포에 해외 상품을 ‘글로벌 소싱’하는 미니스톱 전략은 최근 세븐일레븐, 홈플러스 등 다른 유통업체들도 뛰어들면서 실효성을 입증 받았다.

▲ 일본 현지에서 운영되고 있는 미니스톱 매장. 사진= 이노코믹리뷰 DB

미니스톱의 경영 주체인 이온그룹은 7일 현재 한국을 비롯해 일본, 필리핀, 중국 칭따오, 베트남 등 동남아 5개 국가·지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한국인 해외 여행객들 사이에 인기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미니스톱은 이온그룹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 인기 상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수입함으로써 상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니스톱은 즉석조리식품 확대, 글로벌 소싱 등 큰 축의 차별화 전략에 신규 서비스 도입, 매장 운영 시스템 개선 등 현지화(로컬라이징) 전략을 더했다. 이 같은 현지화 전략 가운데 배달 서비스는 세븐일레븐을 제외한 편의점 업체 3사가 모두 공들이고 있다. 미니스톱은 또 셀프 세탁, 무인 보관함 등 부가 기능을 추가로 도입해 편의점 ‘플랫폼화(化)’ 추세에 발맞추고 있다.

미니스톱은 현지화 전략을 통해 경쟁사 사업 모델을 모방하고 있다. 이런 미니스톱의 현지화 전략 역시 유통업계에서는 유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니스톱은 검증된 경쟁사의 사업 모델을 빠르게 모방하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으로 수익성 안정화 부분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패스트 팔로워 전략의 유효성은 편의점에 대한 소비자 수요의 증가세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미니스톱은 경쟁사의 서비스를 동일하게 제공하더라도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해당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매장 경쟁력이 위축돼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점은 자명하다.

미니스톱이 경쟁사 점포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똑같은 수준으로 제공해 고객 니즈를 충족한 후, 차별화 요소로 소구해 나갈 것이란 진단이다.

세종대학교 프랜차이즈 경영전문대학원(FCMBA)의 이성훈 주임교수는 “미니스톱이 상품·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시도는 원론적인 전략이지만 모범답안이기 때문에 실적 개선에 도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