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지금도 서울의 밤은 화려하지만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밤늦도록 퇴근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을지로나 판교의 등대로 여겨지는 때가 있었다. 최근 몇 년 새 '워라밸'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주 52시간제도가 처음 시행됐던 지난 2018년 하나금융투자는 유예기간이 주어지는 증권업종임에도 가장 먼저 제도 정착에 나서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 가장 먼저 주 40시간제 정착에 나선 하나금융투자에 워라밸 바람이 불고 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퇴근시간 눈치보기... 언제적 얘기?

한국 사회 내부적으로 워라밸에 대한 요구가 커진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것들이 변했다.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자리 잡으면서 2차, 3차로 이어지던 회식도 점심식사로 바뀌고 야근이 더 까다로워지는 등 구성원 개인의 삶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런 변화를 빠르게 알아차려 일과 삶의 균형 맞추기에 앞장서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출퇴근 시간은 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을 기준으로 하지만 조정이 가능하다. 모두 다른 업무를 하는 만큼 7시 출근해 오후 4시에 퇴근하거나,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하는 등 출퇴근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주 52시간제를 받아들인 것은 회사의 유연성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주 52시간제도 이전에도 집중근로시간제도, 패밀리 데이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하나금융투자는 오전 10시부터 11시 40분 사이, 오후 2시부터 3시 40분 사이를 집중근로시간으로 설정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한편 불필요한 야근을 방지하고자 했다. 또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을 패밀리 데이로 정하고 반드시 정시 퇴근해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제도를 운영해 왔다. 내부적으로 주 40시간제도가 정착되면서 이런 제도들이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지만 분명 긍정적인 변화다.

▲ 하나금융투자가 지난해 시범적으로 운영한 워라밸 프로그램 중 네온사인만들기 클래스. 출처=하나금융투자

워라밸의 '워크(Work)'도 챙기자… 사내 워라밸 프로그램 '성황'

주 40시간제 정착과 함께 지난해 시범적으로 진행한 사내 워라밸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8월 21일 네온사인 만들기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총 세 번의 시범 워라밸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첫 번째 프로그램에서는 각 부점의 소통리더와 동료직원 1명이 한 쌍이 되어 총 20명의 직원들이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네온사인 만들기 클래스를 진행했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전통주 빚기 클래스’다. 지난해 10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참가신청에서 총 20명이 선정돼 진행된 전통주 빚기 클래스는 국순당 본사에서 이뤄졌다. 바로 다음 달인 11월에는 지방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통주 빚기 클래스가 진행됐다. 해당 클래스는 부산 남구에 위치한 발효 문화 학교 ‘연효재’에서 진행됐다.

▲ 하나금융투자가 지난해 시범 워라밸 프로그램으로 진행한 전통주빚기 클래스. 출처=하나금융투자

워라밸 프로그램의 경우,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실시됐지만 올해는 또 다른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세한 프로그램의 내용은 내부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주40시간 근무제도가 정착돼 직원들의 워라밸 만족도가 높아진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녁이 있는 삶은 물론이고 자기계발을 위해 운동이나 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즐기게 됐다”면서 “회사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문화 활동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