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CES 2020에 삼성전자 및 LG전자, 소니와 구글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기업들이 등장해 생활속의 혁신을 이루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생생한 현장으로 가보자.

▲ SK하이닉스 반도체 인프라가 보인다. 출처=SK하이닉스

“계속 도전한다”

SK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일(현지시간) 열린 CES 2020을 통해 핵심 기술 계열사의 전력을 총 투입했다. 부스가 주는 메시지가 다소 산만했으나, CES 무대에 2번째 오르는 SK의 저력은 충분히 확인됐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은 CES 2020에서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 소재, 차세대 윤활유 제품 등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 국내 에너지∙화학 업계 중 유일하게 CES에 참가하는 SK이노베이션은 미래자동차로 각광받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최첨단 모빌리티 기술을 전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SK이노베이션과 SKC는 미래의 플렉서블, 폴더블,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가능케 하는 투명 폴리이미드필름도 선보였다.

메모리 중심의 세상(Memory Centric World)을 주제로 참가한 SK하이닉스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활용되는 미래도시를 형상화하고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오토모티브(Automotive),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5G 등 6개의 사업분야와 관련된 반도체 솔루션을 전시했다.

웅진 코웨이도 CES 2020의 문을 두드렸다. 자가관리형 공기청정기가 호평을 받았다. 자가관리형 공기청정기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가 스스로 필터 세척 및 교체를 손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제품은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자가관리하기 손 쉬운 공기청정기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선보였다는 설명이다.

국내 새내기 스타트업도 눈길을 끈다. 자율주행차 시뮬레이션 플랫폼 스타트업 모라이는 창업 직후 네이버 및 현대자동차로부터의 투자 유치,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 프로그램(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선정,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경기도자율주행센터 지원기업 선정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여세를 몰아 CES 2020에서 자율주행차 검증 기술로 큰 호평을 받았다.

래티널도 있다. 증강현실 스마트글래스용 광학 솔루션을 개발하는 래티널은 CES 2020에서 기존 증강현실 (AR) 광학계를 넘어 핀 미러 2020 렌즈를 공개했다. 노타도 눈길을 끈다. 현장에서 온디바이스(On-device) 실시간 사물 및 얼굴 인식 솔루션을 선보였다. 현재 노타는 인공지능 모델 사이즈를 압축하면서도 성능 저하를 최소화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해, 엣지 디바이스 상에서 독립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채명수 노타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독일 베를린에 각각 지사를 설립해 해외 사업을 강화해나가는 중”이라며, “얼굴 및 사물 인식 모델에 이어 음성 및 텍스트 인식 모델도 경량화해, 저비용 저사양의 하드웨어에서도 실시간으로 동작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TCL도 저력을 보여줬다. 플렉시블 제품 일부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완성도 측면에서 해당 디스플레이를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수준 이하라는 말이 나왔다.

스카이웍스도 등판했다. 현장에서 다양한 TV 라인업을 공개했다. 다양한 인치의 TV를 통해 중저가 라인업을 확실하게 잡아내겠다는 의지다. 사물인터넷 및 스마트홈 전략도 공개됐다. 사물인터넷 허브로 집안의 냉장고 및 TV, 에어컨을 조절하는 장면을 시연했으며 인텔리전스 콕핏도 눈길을 끈다. 또 스마트 칠판 기술도 공개했다. 가까이에서 보면 하드웨어의 경우 다소 완성도는 떨어지고 투박한 느낌을 주지만, 터치 및 감도는 준수한 수준이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있는 마이크론도 차세대 플랫폼을 공개했다. Crucial Ballistix, Ballistix MAX 메모리 라인은 주인공이다. 전자는 2400MHx에서 최대 3600MHx 사이의 속도를 제공하며 용량은 4GB에서 32GB까지다. 8개 구역의 RGB옵션과 16개의 LED를 제공해 맞춤식의 관리가 가능하다. 후자는 4000MHx에서 4400MHx의 속도와 8GB, 16GB의 용량을 제공한다. 최대 열 분산 능력을 자랑하는 압출 방식의 블랙 알루미늄 열 분산기가 장착되어 있으며 통합형 정밀 열 센서를 포함해 실시간 온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 스카이웍스 TV가 보인다. 사진=최진홍 기자

“야심만만..미래는 우리의 것”

게임업체 펄어비스도 CES 2020에 등판했다. 키워드는 모바일 스트리밍이다. 게임업계에서는 많이 시도된 적 없기 때문에 특히 관심을 모았다. SK텔레콤과 기술 협업을 통해 모바일 to 모바일 스트리밍의 첫 선을 검은사막 모바일이 열게 됐다는 설명이다. 김경만 펄어비스 최고사업책임자(CBO)는 “클라우드 및 스트리밍 기술 관련해서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사와 협업하고 있다”며 “이번 검은사막 모바일 스트리밍 시연을 통해 로우 앤드 디바이스 시장에서도 많은 이용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의 비전을 강조했다. 항공기, 일반 가정과 호텔, 사무실, 상업시설 등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의 특성과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컨셉이다.

LG디스플레이는 항공 컨셉에서 내부의 유선형 벽면에 맞춰 55인치 OLED 비디오월을 설치, 좁고 폐쇄적인 공간을 개방감으로 채웠다. 또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때는 몰입감 높은 곡면형 화면으로 자유롭게 변형시킬 수 있는 65인치 밴더블(Bendable) 개인용 디스플레이를 보거나 정보제공 및 사생활 보호까지 가능한 55인치 투명 디스플레이 파티션을 제안받는 방식도 눈길을 끈다.

시네마틱 사운드 OLED도 눈길을 끈다. 77인치 월페이퍼 시네마틱 사운드 OLED는 진동을 만들어내는 익사이터(Exciter)를 필름으로 대체해 종이처럼 얇은 패널 한 장만으로 생생한 화질과 화면 일체형 사운드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파도처럼 휘어진 복합곡면의 55인치 OLED 8장으로 구성한 위빙(Weaving), 65인치 UHD 롤다운 OLED TV는 물론 48인치 OLED TV도 최초 공개됐다.

교육과 업무 등에 특화된 디스플레이 공간도 등장했다.

터치 센서를 패널에 내장하는 인터치(in-TOUCH) 기술이 적용된 86인치 LCD디스플레이는 높은 터치 정확도와 또렷한 화질, 슬림 디자인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4개의 액티브 펜(Active Pen)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으며 테두리가 얇아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55인치 투명 OLED에 터치가 적용된 디지털 쇼케이스도 눈길을 끈다.

IT 및 모바일, 오토 디스플레이 라인업도 강하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이 시작되는 자동차용 P-OLED제품의 경우 14인치 계기판(Cluster), 12.3인치 정보 디스플레이 2장, 12.8인치 컨트롤패드 디스플레이를 하나의 커버글라스에 붙여 자연스러운 곡면 디자인과 세련된 인테리어를 구현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디스플레이 라인업을 공개했다.

바디프렌드도 CES 2020에 등장했다. 의료기기 안마의자 팬텀 메디컬을 비롯해, XD 마사지 모듈 Pro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 렉스 F1, 람보르기니 마사지체어에 이어 또 한번의 CES 혁신상의 주인공이 된 (가칭)퀀텀 등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공개했다.

▲ IBM 양자 컵퓨터가 보인다. 사진=최진홍 기자

“내가 제일 특별해”

CES 2020에 특이하고 이색적인 라인업을 등판시킨 기업도 많다.

DC 코믹스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현장에 배트맨 이미지가 보이고 있으며, 심지어 배트맨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스틱 청소기도 전시되어 있다. 부스 내부에는 DC 코믹스의 캐릭터로 꾸며진 다양한 팬시 상품, 또 휴대폰 케이스가 전시되어 있다. 콘텐츠 사업자가 생활가전 박람회에 등장한 것도 이색적인데, 이를 통해 관철시키려는 철학도 재미있다.

부스 관계자는 “우리의 콘텐츠가 다양한 생활가전 업계에서 재미있는 경험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면서 “콘텐츠가 생활가전의 가치를 크게 올릴 수 있는 시대며, 많은 협업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IBM은 양자 컴퓨터를 공개했다. 최근 양자 ICT 산업 전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신의 한 수’다. 실제로 최근 구글은 물론 AWS, 인텔 등 다양한 기업들이 속속 양자 컴퓨터 시장에서 발 빠르게 활동하는 가운데 전통의 IBM이 CES 2020이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장에서 자사의 양자 컴퓨터를 전격 공개하자 현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IBM 관계자는 “IBM은 오랫동안 양자 컴퓨터에 관심을 기울였으며, 이와 관련된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면서 “양자 컴퓨터에 있어 IBM의 기술력은 독보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만 현실성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고민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 아케이드 게임이 보인다. 사진=최진홍 기자
▲ 아케이드 게임이 보인다. 사진=최진홍 기자

최첨단 기기의 향연에 아날로그 아케이드 게임이 큰 인기를 끈 장면도 재미있다. 실제로 현장에는 추억의 게임을 즐기려는 참관객들이 대거 몰렸다. 스트리트 파이터와 NBA 등 고전 게임을 새롭게 디자인한 기기에는 호기심을 느낀 참관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으며, 게임을 한 번 해보기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서는 장면도 연출됐다. 아날로그 게임의 라인업도 다양하다. 아케이드 업은 현장에서 커다란 아날로그 게임기를 비치하면서도 닌텐도를 연상하게 만드는 기기도 다수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