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인 CES 2020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렸다. 가전업계를 넘어 모든 산업을 아우르는 기술의 향연이 내년을 기약하며 새로운 도전을 타진했다는 평가다.

▲ 삼성전자의 스크린 에브리 웨어 전략이 발표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기술의 향연

CES 2020에서는 다양한 기술이 총출동했다.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마이크로LED를 비롯해 2020년형 QLED TV를 전면에 세웠고, 더 세로TV 등 혁신 제품도 다수 등장했다. 여기에 갤럭시 폴드 5G 등 모바일 경쟁력은 여전했으며 오디세이 게이밍 컴퓨터 모니터도 제 역할을 다했다는 평가다. 인공지능 기술력은 강해졌고, 큐브 냉장고 등 맞춤형 생활가전 인프라도 두터워졌다. 로봇 볼리와 네온의 인공인간 뒤에도 삼성전자가 있다.

▲ 인공지능 로봇 볼리가 공개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 삼성의 TV 전략. 사진=최진홍 기자

LG전자도 혁신의 최선봉에 섰다. 인공지능과 가전의 로드맵을 제정의했으며, 씽큐 영역의 확장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OLED TV의 강점과 다양한 생활가전 인프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말이 나온다.

▲ OLED 웨이브. 사진=최진홍 기자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둔 일본의 생활가전 로드맵도 강해졌다. 8K 생중계를 준비하는 각 제조사의 TV 경쟁력은 여전했고, 소니는 비전-S라는 전기차를 공개했으며 토요타는 이팔렛트가 누비는 스마트시티의 청사진을 그렸다.

중국은 다소 주춤했다. 부스의 규모적인 측면에서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크게 부각되는 기술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중국의 화웨이는 모바일 기기 중심의 전시에 그쳤으며 하이센스 등 다른 중국 제조사들도 인공지능 기술과의 협업 수준에 머물렀다.

▲ 화웨이 부스가 보인다. 사진=최진홍 기자

숙제가 남았다

올해 CES 2020이 던진 화두는 다양하다. 먼저 인공지능이다. 네온의 인공인간부터 각 제조사의 기본적인 인공지능 인프라가 강력해졌다.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와 협력하는 제조사들의 합종연횡 행보는 더욱 빨라지는 분위기다.

모빌리티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퀄컴과 아마존은 오로지 모빌리티만을 위한 부스를 내어 다양한 기술을 보여줬고, 포드 및 BMW 등 다양한 완성차 업체들은 자율주행차 중심의 기술 고도화에 더욱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여기에 보쉬 등 부품 업체들도 속속 모빌리티 시장의 중요한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 우버와 현대차가 만났다. 사진=최진홍 기자
▲ 현대차와 우버의 항공 모빌리티가 베일을 벗었다. 사진=최진홍 기자

스마트시티의 발전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단순한 자율주행차를 넘어 도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려는 행보다. 현대자동차는 우버의 손을 잡고 하늘을 노렸고, 땅에 배치된 자율주행차에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담아 도시 전체를 바꾼다는 각오를 보였다. 메가시티의 등장으로 촉발된 환경오염, 교통체증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빌리티 플랫폼이 스마트시티의 비전으로 확장되는 순간이다.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도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밀레니얼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생활가전을 공개했고, LG전자도 비슷한 실험을 멈추지 않는 분위기다. 이 외에도 다양한 업체들이 오로지 고객을 이해하기 위한 행보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공유했다.

5G 및 인공지능, 클라우드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들이 CES 2020의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으나, 이제는 완벽한 기반 인프라로 작동하며 현존하는 모든 기술혁명을 견인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추후 통신기술의 발달과 인공지능의 확장, 클라우드의 플랫폼 전략이 더해지며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 헤이구글 이미지. 사진=최진홍 기자

올해 CES 2020은 모든 기업의 ‘기술기업화’가 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항공사인 델타항공,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 등 모든 기업이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이들은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되어 발전하는 기술을 어떻게 우리의 삶에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CES 2020의 중요한 성과이면서 앞으로 남은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