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우량 신용등급을 가진 대기업들이 다음주부터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계속되는 저금리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들은 잇따라 공모채 시장에서 필요 자금을 조기에 확보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다음주부터 진행되는 대기업들의 수요예측은 총 7곳에 달하며, 해당 기업들이 모집하려는 회사채 규모만 1조원이 넘는다. 지난주 SK텔레콤을 시작으로 다음주는 △LG헬로비전 △LG유플러스 △AJ네트웍스 △대상 △한화케미칼 △현대제철 등이 출격한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SK텔레콤이 지난주 2000억원 조달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투자가 몰리면서 동종업계인 LG유플러스에 대한 사전청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주 SK텔레콤은 2000억원 모집에 대한 수요예측에서 총 1조4500억원의 청약이 몰리면서 발행금리가 희망 발행금리에서 5bp가량 떨어졌다.

SK텔레콤은 20년물 회사채도 연 1.804%의 금리로 발행하는 등 장기 조달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오는 14일 LG유플러스는 2500억원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도 열어뒀다. LG유플러스는 모집된 자금으로 25일 만기를 앞둔 회사채 900억원을 차환할 예정이며, 삼성전자, LG전자에 단말기 대금지급으로 각각 1051억원, 1409억원 지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사, 자재대금을 위해 마련한 어음 758억원도 상환한다.

다음주 AA급 회사채 신용등급인 현대제철도 35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현대제철은 연초마다 공모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만기가 다가오는 회사채를 차환했다. 2018년과 지난해는 1월에 각각 6000억원, 7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올해 현대제철은 회사채 차환과 함께 외국 은행에서 수입물품을 빌리면서 발생한 차입금 2007억원을 상환할 계획이다.

1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와 차입금이 각각 4700억원, 2007억원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수요예측이 흥행할 경우를 가정할 경우 최대 3000억원 증액 발행해 7000억원까지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AA-신용등급으로 수요예측 대상에 오른 한화케미칼과 대상, LG헬로비전도 회사채 사전청약 과정에서 흥행을 모을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대상의 경우 NICE신용평가는 회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한국 신용평가는 A+(안정적)으로 분류해 사전청약에서 얼마나 수요를 끌지 주목된다. 대상은 1000억원 규모로 자금을 조달해 단기차입금 등을 상환할 계획이다.

이달 7일 한국신용평가로부터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된 두산인프라코어도 다음달 공모채 시장에서 5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달 한국신용평가로부터 계열사의 높은 재무부담과 중국 자회사인 DICC의 소송 리스크 등으로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한신평은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의 실적 악화로 두산그룹 전반의 재무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재무여력이 양호한 두산인프라코어의 지원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2월 사모시장에서 4.10%의 금리로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이에 대한 자금을 차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