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무원식품 FRM 사업부 홍세희(왼), 홍태관(오) 매니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노코믹리뷰 임형택기자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현재 국내 냉동만두 시장은 ‘얇은 피’가 장악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만두시장에서 익숙한 교자만두가 아닌 얇은 피를 주력으로 한 만두가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한동안 주춤했던 국내 냉동만두 시장에 새로운 열풍을 몰고 온 주역은 바로 ‘얄피만두’로 잘 알려진 풀무원의 ‘얇은피꽉찬속만두’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얄피만두는 7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1000만봉을 돌파하고, 지난 8월에는 시장점유율 20.8%를 기록하며 단숨에 2위에 올라섰다. 만두 시장에서 2위 점유율이 20%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5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냉동만두의 트렌드를 새롭게 선도하고 있는 0.7mm 두께의 ‘얄피만두’는 단지 ‘맛있는 만두’를 만들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됐다.     

홍세희 풀무원식품 FRM 사업부 PM(Product Manager)은 “교자 만두로만 쏠리고 있는 만두시장의 구조가 항상 안타까웠다”면서 “속, 피 등 기존 만두와는 완전히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제품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제품을 개발할 당시 과정이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얇은 피를 바탕으로 하다 보니 맛과 형태, 다양한 조리방법 등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지점을 찾기까지 시간이 꽤 소비됐다.

▲ 홍태관, 홍세희 매니저가 얄피만두 제작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노코믹리뷰 임형택기자

홍태관 풀무원식품 FRM 사업부 CM(Category Manager)은 “얄피만두는 연구개발에 총 1년 8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보통 신상품 출시는 6개월, 길어야 10개월인데 그 정도로 완벽한 만두를 만들기 위해 오랜 공을 들였다”면서 “일주일에 3번은 만두를 매일 먹다보니 살도 많이 쪘다”고 말했다. 

홍세희 PM은 “맛있는 만두, 그 자체를 만드는 것부터 제일 어려웠다. 기존에 있는 고기만두, 김치만두를 더 맛있게 개발하기 위해 웬만한 만두 맛집은 직접 다가서 먹어보고 비교했다”면서 “결론은 기본으로 돌아가 만두속의 원물 함량부터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소비자 반응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연구 개발 당시 진행한 소비자 테스트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반응은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다. 두 번의 실패를 맛본 뒤 마지막 테스트인 3번 만에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홍세희 PM은 “이정도면 됐겠다 생각하고 소비자 반응을 실시했는데 두 번 연속으로 아쉬운 반으을 얻다보니 좌절감도 컸다”면서 “이후 식감의 미세한 차이, 얇은 피로 느낄 수 있는 속의 조화, 염도 등 섬세한 부분까지 완성해 지금의 제품이 완성됐다”고 말했다.

▲ 홍세희, 홍태관 매니저가 웃어보이고 있다. 사진=이노코믹리뷰 임형택기자

이러한 노력 끝에 출시 된 ‘얄피만두’는 설 명절을 앞두고 당연 인기제품이다. 풀무원에 따르면 올해 1월을 기준으로 월 매출 50억을 돌파했다. 소비자 가격으로는 100억을 돌파한 셈이다. 온라인 매출 비중도 25%를 차지할 정도로 재구매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얄피만두’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0.7mm이라는 얇은 피로도 차별화를 주긴 했지만 '만두속'과 '식감'에도 강수를 뒀다. 고기만두의 경우 10mm 크기로 돼지고기를 깍둑썰기 해 씹는 식감을 대폭 확대했고, 김치만두의 경우에는 시중 냉동만두로는 처음으로 깍두기를 썰어 넣어 아삭한 식감을 그대로 살렸다. 원물 김치의 양도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보다 4배는 더 넣었다는 설명이다.

홍태관 CM은 “주재료에 대한 씹는 맛을 최대한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특히 김치만두의 텁텁한 김치맛을 없애기 위해서 들깨를 넣었고, 땡초만두에는 마지막에 개운 맛을 주기 위해 절인 무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 풀무원의 '얇은피꽉찬속만두' 조리한 모습. 출처=풀무원

만두 하나 제품으로 다용도 조리가 가능하도록 한 점도 인기비결로 꼽았다. 냉동만두는 집에 쟁여두고 아이들 간식이나 국에 넣어 요리해먹고, 1인 가구는 간단한 방식으로 에어프라이어, 전자레인지를 사용해 조리한다. 때문에 냉동만두는 물에 들어가면 만두 흐물흐물해져선 안 되고 군만두는 구워먹었을 때는 바삭하면서도 두껍지 않고, 쪄먹었을 때는 쫄깃하면서도 쉽게 터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즉 다양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어야 재구매로 이어지는 것이다.

홍세희 PM은 “얄피만두는 굽거나 쪄먹었을 때 딱딱해지는 면이 없다. 기존의 교자만두 피보다 보이는 부분이 얇아서 만두를 조리했을 때 입에 닿는 식감부터 다르다”면서 “어떠한 방법으로 조리해도 맛있지만, 전자레인지에 3분을 돌리고 프라이팬에 앞뒤만 살짝 바삭하게 구울 때가 가장 맛있다”고 설명했다.

▲ 풀무원식품 FRM 사업부 홍태관(왼), 홍세희(오) 매니저. 사진=이노코믹리뷰 임형택기자

얄피만두의 인기가 높아지자 식품업계는 너도나도 더 얇은 만두를 내세운 미투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미투 제품들에 대해 홍세희 PM은 “첫 시장을 선도한 브랜드의 힘을 믿는 편이다. 급하게 나와 트렌드를 따라가고자 하는 것은 그 회사에게도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많이 없다”면서 “오히려 경쟁사가 따라오니 시장을 올바른 길로 선도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고 말했다.

홍태관 CM은 “현재 만두 시장은 3세대 교자만두에서 4세대 얇은 피 만두로 넘어가고 있다”면서 “그 속에서 풀무원이 얇은 피 만두의 새로운 기준을 정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얄피만두는 국내 시장에 그치지 않고 해외로도 그 인기를 넓힐 예정이다. 홍태관 CM은 “현재 베트남과 태국 진출은 확정된 상태로, 태국에는 세븐일레븐에 들어갈 예정이다”면서 “이외에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도 계속 러브콜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세희 PM은 “많은 소비자들께서 고기만두, 김치만두, 땡초만두에 이어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원하고 계신다”면서 “최대한 현재 트렌드를 반영하지만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 풀무원식품 FRM 사업부 홍태관(왼), 홍세희(오) 매니저. 사진=이노코믹리뷰 임형택기자

이제 더 이상 ‘풀무원’하면 두부, 콩나물만 연상시키게 되는 고정관념은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만두도 하나의 풀무원 카테고리로 들어간 것이다.

홍세희 PM은 “얄피만두가 기존의 식품 트렌드에서 한 단계 올려준 제품이라고 평가받고 싶다”면서 “소비자들이 먹던 이전의 교자만두가 다가 아닌 만두에 새로운 가치를 제안하고 냉동만두의 품격을 한층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홍태관 CM은 “최근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 풀무원이 두부나 콩나물 다음으로 만두가 연상된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벅찬다”면서 “얄피만두라는 단어도 현재 상표권 등록을 진행 중으로, 그 단어 자체만으로 건강하고 맛있는 풀무원 만두로 인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