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대한항공이 이달 공모채 시장에서 16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공모채 시장에서 두 차례나 수요미달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모집액보다 유효 수요가 넘어서 발행 금리가 개별 민평 금리에 소폭 더해진 이자율로 조달했다.

두산도 수요예측에 흥행하면서 비우량등급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비우량 신용등급에도 수요가 높아진 이유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이달 채권 시장과 관련해 “경제 전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으로 채권 금리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면서 “안전자산인 회사채 시장에 대한 투자 수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두산은 이달 모집액을 웃도는 투자 수요를 확보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대한항공은 540억원(2년만기) 모집을 위한 사전청약과정에서 650억원의 수요가 몰렸고, 3년물 또한 모집에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공모채 시장에서 두차례 수요미달로 투자자 확보에 곤혹을 겪었다. 대한항공은 외부차입과 리스로 인해 부채비율이 타 기업 대비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수요미달이 발생하면서 외부차입에 대한 부담이 확대 되었다. 지난해 세차례 공모시장에서 자금조달한 대한항공은 올해도 회사채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만기가 1년 미만인 회사채가 6건이며, 갚아야할 발행 규모만 9482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달 발행한 1600억원 규모 회사채도 모두 채무 상환을 위해 조달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4월 만기인 78회 공모사채 금액 2400억원 중 1600억원을 상환하고 나머지는 자체자금으로 갚을 계획이다.

BBB등급을 보유한 두산도 이달 모집액보다 높은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두산의 신용등급은 BBB이며 신용전망은 부정적이다. 지난해 말 한국기업평가는 두산에 대해 “재무안정성은 일부 개선됐지만 과중한 차입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유동성위험이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포괄적 주식교환 이후 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두산의 부채비율은 256.8%로 2018년 3분기 224.9% 대비 31.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5월 유상증자를 통해 차입금을 일부 상환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두산도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이달 채무상환을 목적으로 발행했다. 오는 3월 만기 도래하는 공모채 1000억원을 갚을 예정이며, 모집한 750억원 전액을 지출하고 나머지는 자체 자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두산은 회사채 차환과 함께 지난해 CP(기업어음)시장에서 빌린 1000억원을 올해 모두 상환해야 한다. 이에 따라 향후 자금조달 목적으로 다시 회사채 발행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