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글로벌 유통업계의 명실상부한 대세는 ‘온라인’이다. 아마존·월마트·알리바바 등 전 세계를 선도하는 유통기업들은 모두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제품 판매에 최적화된 편의 시스템이나 첨단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생활 밀착형 첨단 IT기술의 다양한 활용에 능숙한 이들이 점점 강한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온라인 영역에서 일어나는 유통업의 변화는 당위성이 충분한 반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들의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과거 유통업계에서 위용을 떨쳤던 오프라인 기업들은 온라인 유통의 빠른 변화와 성장에 밀려 수많은 점포들의 문을 닫는 ‘굴욕’을 맛보기도 한다. 

그러나 온라인 유통에는 아무리 기술의 첨단을 적용해도 소비자 접점(接點) 측면에서 오프라인 유통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었다. 오프라인 유통도 온라인의 편의성을 접목시키지 않고서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한 이 때,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은 각자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서로에게서 발견했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크로스오버(Cross-Over)를 시도한다. 이것이 바로 공간의 한계를 무시하는 유통의 완전체, ‘옴니채널(Omni Channel)’의 시작이다.       
 
옴니채널(Omni Channel)이란?

옴니채널(Omni Channel)은 ‘모든 것’을 의미하는 라틴어 옴니(Omni)와 이동하는 ‘경로’를 의미하는 영단어 채널(Channel)이 하나로 합쳐진 합성어다. 단어 그대로를 직역하면 ‘모든 것이 통하는 경로’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 불고 있는 옴니채널 혁신에 대해서는 이 개념을 정리하는 이의 주관이 반영된 여러 관점의 해석이 나와 있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베인&컴퍼니(Bain&Company)의 연구원 다렐 럭비(Darrel Rigby)는 “온라인 쇼핑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양의 고객 정보를 물리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오프라인 점포의 장점과 접목시켜 통합된 고객 경험을 제공 하는 것”이라고 옴니채널을 정의했다. 

그런가하면 글로벌 지식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에서는 옴니채널을 “멀티채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유통의 형태로 PC, 모바일, 오프라인 점포, TV, 다이렉트메일(DM) 등 소비자들이 이용 가능한 모든 쇼핑 채널이 시간이나 공간 조건에 의해 고객의 쇼핑 과정이 중단되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각자가 표현하는 방식은 약간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옴니채널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Omni) 채널(Channel)의 연결(Connection)’이다.  

이는 기존 유통기업들이 각자가 보유한 유통의 다양한 채널들을 연결시키지 않고 독자적으로 운영한 ‘멀티 채널(Multi-Channel)’과 명확하게 대조되는 개념이다. 옴니채널은 각 유통채널이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시간이나 공간 등 물리적 제약을 받지 않고 고객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개념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춰 언제든, 어디서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의 ‘온디맨드(On Demand)’나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거점의 유기적인 연결을 의미하는 ‘O2O(Online to Offline)’와 묘하게 혼용돼 쓰이기도 하지만, 유통 산업으로 범위를 한정해 온라인·오프라인의 접점을 설명할 때 가장 적합한 것은 단연 옴니채널이다.  

현재, 유통업계에서 옴니채널은 소비자가 백화점 온라인 몰에서 구입한 상품을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아가거나, 오프라인 무인 매장에서 바코드 체크나 모바일 앱의 장바구니로 선택한 상품을 집으로 배송 받는 등 전 세계 수많은 국가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구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