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스포츠카 신모델 ‘GR 수프라’를 출시했다. GR 수프라는 2002년 글로벌 배기가스 규정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단종됐다가 17년만인 2019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새 모델로 부활했다. GR 수프라의 각종 복고(레트로)적 요소들은 모델의 역사를 아는 40~50대의 향수를 자극했다. 자동차 업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산업계에 불고 있는 ‘복고(레트로)’ 마케팅이 먹혔다.

GR 수프라의 ‘GR’은 가주 레이싱(GAZOO RACING)의 줄임말이다. 가주 레이싱은 토요타의 글로벌 모터스포츠 법인명이다. 가주 레이싱은 지난 2015년 고객들에게 ‘즐거운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하려는 취지로 설립됐다. 수프라(SUPRA)는 영어로 ‘~보다 앞에’라는 뜻을 가진 부사다.

▲ 출처= 한국토요타자동차

GR 수프라는 이름만큼 제원에서도 스포티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3.0ℓ 직렬 6기통 엔진이 장착돼 최대토크 51㎏·m, 최고출력 340마력(PS) 등 가속성능을 발휘한다. 차량 외관을 측면에서 볼 때 보닛을 포함한 전면부가 긴 반면 후면부는 짧게 구성됐다.

‘롱 노즈 쇼트 데크(Long nose short deck)’라고 불리는 이 디자인은 토요타의 클래식 스포츠카 ‘2000GT’의 외관 디자인을 계승했다. 2000GT는 1967년 토요타의 야심찬 스포츠카로 차량 성능 뿐 아니라 영화 007 시리즈에 등장한 사실 등으로 주목받았다. GR 수프라의 레트로 감성을 자아내는 요소다.

▲ 출처= 한국토요타자동차

GR 수프라는 이외 외관 특징으로 6개 LED 헤드램프, 100㎜ 듀얼 머플러, 19인치 단조 알로이 휠, 전·후면 휀더 등 요소를 갖췄다. 토요타는 디자인을 통해 역동적인 감성을 가미하고 공기역학적 성능도 강화했다.

▲ 출처= 한국토요타자동차

토요타는 GR수프라의 실내에도 운전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만한 부분들을 도입했다. 패들시프트를 비롯해 주행 시 필요한 각종 버튼들을 운전자와 가까운 곳에 배치함으로써 시선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했다. 하이 백 스포츠 시트는 몸의 흔들림을 효과적으로 잡아주고 스티어링 휠의 조작감을 향상시켰다. GR 수프라는 이밖에 헤드업 디스플레이, 차선이탈 경고 기능,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기능으로 운전자의 안전성·편의성을 도모한다. GR수프라의 국내 출시가는 7380만원으로 책정됐다.

GR 수프라는 플랫폼, 파워트레인, 부품 등 각종 부문에서 공통점을 갖춘 BMW Z4와 함께 비교 대상으로 평가 받는다. 토요타는 GR 수프라를 되살리기 위해 모델 고유 특성인 직렬 6기통 엔진, 후륜 구동 등에 경쟁력을 지닌 BMW와 합작했다. 일부 국내외 자동차 전문지에서는 GR 수프라가 Z4에 비해 승·하차감, 무상보증 서비스 등 부분에선 다소 밀리는 것으로 평가한다. 반면 가속력 테스트에서는 GR 수프라가 앞서는 것으로 분석한다.

▲ 출처= 한국토요타자동차

GR 수프라는 레트로 감성과 진화한 성능 덕에, 일본 제품에 대한 반감이 존재하는 국내 시장에 안착한 모양새다. 토요타가 지난달 21일 국내에 GR 수프라 초도물량 30대를 출시하자 하루 만에 완판됐다. 토요타가 앞으로도 또 다른 제품 전략으로 국내 소비자의 환심을 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