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계속 되면서 국내 회사채 시장도 강세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고채 금리가 낮아지면서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 대부분은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번주 증액 발행을 결정한 기업은 8곳에 달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50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는데, 발행규모의 3배가 넘는 1조6000억원을 발행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SK하이닉스의 회사채 규모는 국내기업이 발행한 단일 건수로 역대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사전청약에서 2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자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1조6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하면서 다음달 만기도래 하는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모두 상환할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장기물인 10년만기 500억원 모집에도 37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7년, 10년만기 장기물을 총 3600억원 발행하면서 장기자금이 크게 늘어났다. 최근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 대부분은 SK하이닉스와 같이 장기자금 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경기가 하방리스크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경영환경 변화도 늘어나면서 장기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LG화학도 5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2조원대의 참여금액이 몰리면서 9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했다. LG화학은 NCC(나프타분해시설)과 PO(폴리올레핀) 증설에 지출할 계획이다. 올해 해당 공장의 증설작업에 LG화학은 1조2332억원 투입할 예정이다.

효성화학도 이달 1500억원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1840억원까지 증액했고, 현대건설은 1500억원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6500억원의 수요가 나타나 3000억원까지 증액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5년물과 7년물로 각각 발행해 만기구조를 장기화했다. 이를 통해 현대건설은 하도급과 자재대금 결제에 지출할 예정이다. 오는 3월~4월까지 현대건설은 하도급 기업에 1500억원을 결제해야 한다. 나머지 1500억원은 2015년에 발행한 회사채를 상환하기로 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현대차 그룹 계열사인 현대위아 역시 1500억원 규모에서 2500억원으로 1000억원 증액 발행했다. 이달 현대위아는 회사채 발행 재원 전액을 채무상환자금(회사채 차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지주, BNK금융지주가 기존 발행액에서 각각 1000억원, 500억원 증액 발행했다. KB금융지주는 자본건전성(BIS비율) 개선을 위해 후순위채를 발행했는데, 향후 M&A자금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BNK금융지주는 자회사 출자를 위해 영구채 발행 규모를 늘렸다.

한편 SK는 3000억원 모집에서 1조2000억원의 투자금이 몰렸지만 300억원만 증액하기로 했다. 이미 장기차입금 비중이 74% 가량 차지해 발행 규모를 크게 늘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