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볼보 XC6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T8이 최근 전기모터를 장착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특징으로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기아자동차가 내달 국산차 최초로 중형 하이브리드(HEV) SUV인 신형 쏘렌토를 출시하겠다고 밝히면서다. XC60 T8은 쏘렌토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갖추고 구동성능, 충전방식, 브랜드 감성 등에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두 모델을 직접 비교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T8이 신형 싼타페와 비슷한 수준의 제원과 함께 친환경성을 갖추고 있는 점으로 일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끌고 있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2019년식 XC60 T8의 주요 제원은 전장 4690㎜, 전폭 1900㎜, 전고 1645㎜, 축거 2865㎜ 등 수준을 갖췄다. 전장 4810㎜, 전폭 1900㎜, 전고 1700㎜, 축거 2815㎜ 등 신형 쏘렌토 제원과 비슷한 수치다. 다만 쏘렌토보다 다소 짧고 낮은 동시에 좀 더 넓은 실내공간을 갖췄음을 짐작할 수 있다.

T8의 파워트레인으로는 318마력을 발휘하는 2.0리터 가솔린 엔진과 87마력 성능의 전기모터가 장착됐다. 이에 따른 구동성능은 최대 출력 405마력, 최대 토크 40.8㎏·m 등 수준에 달한다. 8단 기어트로닉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T8의 공인 복합연비는 전기 3.0㎞/㎾h, 휘발유 10.3㎞/ℓ 등으로 인증됐다. T8 가격은 부가세 포함 8320만원이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T8은 중형급 몸집에도 전동 주행할 땐 더 작은 사이즈의 전기차 모델과 비슷한 정숙성과 민첩성을 구현한다. 전기모터의 구동음은 미미하게 들리고 빠르게 달릴 때 들리는 바람 소리(풍절음)도 무난한 수준으로 막아낸다. 주행하는 동안 실내에서 들리는 엔진음은 같은 배기량에 가벼운 몸집을 가진 세단처럼 가볍고 경쾌하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동급 대비 긴 축거의 영향으로 곡선 주행능력이 비교적 탁월하다. 주행 방향을 급격히 바꿔도 몸이 위화감을 느낄 정도로 쏠리지 않고 금세 원위치로 돌아온다. 다만 2열에 앉은 동승자의 몸은 비교적 많이 쏠리는 것을 확인했다. 1·2열 각 좌석의 승차감에 다소 격차가 있는 셈이다.

T8 주행 성능은 만족스럽다.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을 각각 밟을 때 차량이 즉각적으로 잘 반응한다. 일반 주행(하이브리드) 모드에서도 가속할 때 몸이 약간 뒤로 밀려나는 듯 부드럽지만 힘차게 튀어나가고, 감속할 때도 차량이 앞뒤로 흔들리는 일 없이 매끄럽게 이뤄진다.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은 SUV보단 세단에 가깝다. 과속방지턱 등 장애물을 밟고 지날 때 다른 SUV처럼 출렁이며 충격을 흘려보내기 보단, 약간 경직된 느낌으로 잠깐 흔들린 뒤 제자리를 찾는다.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힘이 강력하다. 경기 남양주시 금호리 한 민가의 험한 경사로를 200m 가량 올라봤다. 구불구불한 평지를 지나 바로 경사로에 접어들어도 차량이 힘에 부치지 않고 엔진 회전량도 3000rpm 이하를 유지하며 ‘고요하게’ 올라간다. 다시 내려올 때도 4륜 구동 모드나 오프로드 모드, 수동 저단 모드 등으로 천천히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볼보 차량의 또 다른 강점 가운데 하나인 주행보조사양도 운전에 많이 도움된다. 각종 사양 가운데 파일럿 어시스트가 인상적인 수준의 편의성을 갖췄다. 운전자가 정한 속도에 맞춰 차선 중앙을 달리며 미리 설정한 간격을 기준으로 앞차와 가까워질 경우 스스로 제동하고 멀어지면 다시 가속한다. 일반 국도에서도 해당 기능이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실제 연비는 공인연비보다 월등히 잘 나온다. 남양주시 화도읍에서 서울춘천고속도로를 지나 남양주시 금호리, 금남리 등 지역을 거쳐 화도읍으로 되돌아오는 48.6㎞ 구간을 2시간 가량 달렸다. 고속도로와 한적한 강변 도로를 지나 교통량이 많은 도심을 지나는 동안 급발진·급제동은 하지 않았지만 20분 정도 도로 위에 서 있기도 했다. 이때 기록한 연비는 12.7㎞/ℓ다.

이밖에 승·하차에 편한 저지상고를 갖추고 있고 차문이 다른 브랜드 모델에 비해 다양한 각도로 열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점도 소소한 강점이다.

T8은 북유럽 브랜드로서 디자인 감성과 편의성 뿐 아니라 동급 대비 매력 있는 프리미엄 이미지와 친환경성, 주행능력을 갖췄다. 볼보의 전통적인 정체성인 안전함에 ‘효율’과 ‘파워’가 더해진 모델이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에너제틱한 패밀리카를 찾는 소비자에게 T8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