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의 인문학 서재> 서준식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저자는 국내 대표적인 가치투자자다. 2020년 1월까지 40조원에 육박하는 운용자산을 책임지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국내운용 부문 총괄부사장(CIO)을 역임했다. 그의 지론은 ‘투자론은 수학·과학이 아닌 인문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투자철학을 설명하면서 그 밑바탕이 된 서적들을 소개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투자의 세계는 불안정하다. 자연과학 분야와 달리 원인과 결과가 일정하지 않다. 동일한 상황이나 환경에서도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정도로 인과관계가 복잡하다. 이 때문에 수학적 셈법을 능숙하게 하는 것만으로는 투자에 성공할 수 없다. AI처럼 정밀한 과학 기술로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투자에 성공하려면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보다 현상 속에 숨은 본질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 혜안을 갖춰야 한다. 이는 인문학적 소양이 깊어질 때 생긴다. 실제로 수학이나 통계 프로그램에 통달한 투자자들보다 인문학적 소양이 높은 사람들의 투자 수익률이 더 좋다고 한다. 최고의 투자자로 손꼽히는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는 유명한 독서광이며, 인문학적 식견도 높다.

저자는 먼저, ‘경제적 요인’을 중심으로 인류사의 주요 흐름을 훑어본다. 이어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경제학자로 손꼽히는 아담 스미스, 칼 마르크스, 케인스의 경제사상을 살핀다. 미국의 대공황과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 한국의 IMF 외환위기, 세계 금융위기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반복되어온 자본주의의 위기 문제를 진단한다. 책 후반부에는 ‘채권형 주식 투자법’의 원리가 설명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