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에쓰오일(S-Oil)이 공모채 시장에서 최대 70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에 나섰다. 지난해에 이어 투자자금 모집에 성공할지 주목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최대 7000억원 투자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만기를 앞둔 회사채 차환과 은행 차입금 5916억원을 상환하려면 증액 발행할 가능성이 높다. 회사채의 기존 모집금액은 4000억원이며 사전청약(수요예측)일은 오는 2일이다.

에쓰오일은 매년 회사채 발행을 통해 대규모 자금조달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공모채 시장에서 단골손님으로 꼽힌다. 그동안 에쓰오일은 우량 신용등급과 대규모 투자 등 성장가치가 충분해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없었지만 최근 2년간은 차입금 상환을 목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이목이 쏠린다.

2014년~2018년 사이 에스오일은 잔사유 고도화 설비 확장을 위한 투자 프로젝트를 위해 공사 진행률에 따라 투자자금을 확보했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차입금 상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에쓰오일은 2014년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울산 석유비축기지 부지를 2100억원 매입했고 이를 위해 5년간 공장부지매입과 설계용역 대금 등을 위해 공모채 시장에서 투자자금을 마련해왔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2015년 9월 이사회는 잔사유 고도화 설비 및 올레핀 하류제품 설비에 4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의하면서 본격적으로 자금조달이 진행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설계 일부 역무비를 포함한 자재비용, 건설비 등에 EPC계약금액이 약 3조5000억원 지출됐으며 예비비용·건설자금이자 등의 기타비용으로 약 1조3000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5년간 진행된 투자는 원유 정제시 나오는 중질유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작업으로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마친 에쓰오일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했지만 유가상승에 따른 운영자금 지출과 5년간의 외부 차입으로 부채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와 올해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공모채를 발행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2018년 말 부채비율이 146.6%수준이었지만 지난해 3분기 162.2%로 15.6%포인트 증가했고 차입금의존도도 43.5%까지 상승했다. 총 차입금 7조3713억원 중 35.5%는 원유수입대금 결제를 위한 차입금으로 만기 6개월 이내에서 차입과 상환이 진행되는 단기차입금 성격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에쓰오일은 원유수입 대금 잔액을 약 5274억원 상환하기로 계획했다. 차입 만기일은 3월 말 까지다.

이외에도 2017년 발행한 회사채 1300억원과 산업은행 등에 빌린 은행 차입금까지 합하면 올해 갚아야 할 차입규모는 7216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공모채 시장에서 최대한 증액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에쓰오일은 지난해 정제마진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은 4491억원으로 2018년 6394억원 대비 29.8% 줄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865억원으로 2018년 2580억원 대비 66.5% 축소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에쓰오일에 대해 “지난해 상반기 정기보수 영향과 정제마진 약세로 수익성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미국의 원유 증산이 지속되고 글로벌 경기둔화로 석유 수요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증설설비 가동효과, 투자 감소로 재무구조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