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기업은행이 이달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결정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기업은행 이사회는 지난 3월 4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후순위채를 발행한다고 결의했다. 기업은행 측은 “대출금 및 유가증권 운영자금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의 이번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은 지난해 9월에 발행한 이후 6개월 만이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에 분주한 상황이다.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 중 일부는 코로나19 피해기업에 지원금으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현재 코로나19 피해기업에게 저리의 특별 지원자금과 대출 만기연장, 신용장 만기 연장 등 특별 금융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국책은행이기 때문에 시중은행보다 경기 우려가 높아지는 시기에 공공성이 더욱 강조된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될수록 중소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이 큰 만큼 올해 추가 대출 지원을 위한 자금조달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기업은행은 후순위채 발행에 이어 정부를 상대로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발행 목적은 혁신성장과 소상공인 특별 지원 프로그램, 산업구조 고도화, 환경·안전설비 투자펀드 운영에 따른 자본확충이다.

유상증자 규모는 총 2640억원에 달하며 이는 발행 주식의 4.4% 수준이다. 기업은행이 정부를 상대로 진행하는 유상증자는 대부분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자금이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증자규모는 예년보다 다소 큰 많큼 주가 희석에 대한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소규모 정부 증자는 2013년 이후 8차례 실시됐다”면서 “올해는 증자규모가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큰 편이고 주식가치 희석폭도 4% 내외로 커졌다”고 밝혔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안에 피해기업 지원을 위한 1.5% 초저금리 대출 2조원 추가 증액 등이 예정돼 하반기에도 1500억원 안팎 추가 증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코로나19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매출감소, 영업악화 등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 대상 수출을 진행하는 중소기업은 수출입 지연으로 생산차질, 결제지연 등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기업은행은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지원금이 예년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내수 위축으로 올해 연말 경상 실적도 시중은행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현재 생산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금융지원을 진행중이다. 최근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울산, 부산, 양산 등의 8개 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지면서 “코로나 19로 중소기업 3곳 중 1곳이 경영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는 설문조사가 나올 만큼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금융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고”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