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최근 패션·뷰티업계에 ‘매거진’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자사 브랜드만이 지닌 특징과 정체성을 담은 매거진을 발간,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 패션기업들의 매거진 발간은 레트로 바람이 불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를 저격해 SNS가 아닌 책을 활용해 감성적으로 전달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 아웃도어라이프 매거진 ‘섬웨어’ 2호. 출처=코로올인더스트리FnC부문

10일 업계에 따르면 인쇄매체인 잡지는 내리막을 걷는 산업분야지만 패션·뷰티업계는 오히려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는 콘텐츠를 녹여 브랜드 매거진 발간에 나섰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지난 6일 코오롱스포츠가 아웃도어라이프 매거진 ‘섬웨어’ 2호를 발행했다. 섬웨어는 아웃도어를 여행, 관광, 레저 활동에 국한하지 않고 자연을 즐기는 방법으로 확장해 자연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다. 또한 섬웨어라는 제호도 ‘어딘가’라는 사전적인 정의와 함께 ‘삶의 방향성’이라는 중의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이번 섬웨어 2호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사람들 이야기로 채웠다는 설명이다. 글과 아름다운 사진을 통해 코오롱스포츠가 지향하는 아웃도어의 개념을 보여주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코오롱스포츠가 전하는 진정한 아웃도어 활동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것이다”면서 “섬웨어는 이 이야기들을 아웃도어를 사랑하는 많은 고객과 함께 나누고자 기획됐으며, 섬웨어를 통해 잠시나마 자신만의 리틀포레스트를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맥앤지나 창간호 표지. 출처= 쌍방울 그룹

아예 특별한 콘셉트를 내새워 매거진을 새롭게 창간한 기업도 있다. 국내 속옷 기업 쌍방울 그룹은 지난 3일 매거진 ‘맥앤지나’를 창간했다고 밝혔다.

‘맥앤지나’는 유튜버와 인플루언서 이야기를 다룬 전문 매거진이다. 유튜버와 인플루언서에게 궁금한 점이나 유튜브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소개할 예정이다. 맥앤지나는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인플루언서의 매력적인 화보와 인터뷰를 담았다. 이번 창간호에는 유명 뷰티 크리에이터로 잘 알려진 이사배가 커버를 장식했다.

김은희 맥앤지나 편집장은 “쌍방울과 남영비비안은 내의류 및 패션 전문기업으로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소통하고자 매거진을 창간하게 됐다”면서 “맥앤지나는 이 시대의 모든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유니클로 2020 S/S 라이프웨어 매거진. 출처=유니클로

유니클로(UNIQLO)도 지난 2월 ‘살기 좋은 도시’를 테마로 하는 ‘라이프웨어(LifeWear)’ 매거진을 발간했다. 지난 2019 F/W 시즌 처음 선보인 ‘라이프웨어’ 매거진은 1년에 두 번 발행된다.

유니클로 매거진은 옷을 통해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자 하는 브랜드 철학과 ‘좋은 옷’을 향한 끝없는 고민을 인터뷰와 화보 등 흥미로운 콘텐츠로 소개한다. 특히 이번 시즌 매거진은 ‘살기 좋은 도시’를 테마로 코펜하겐과 뉴욕, 하와이, 하바나 등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전세계 도시들 안에서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일상을 더욱 편안하게 만드는 유니클로 라이프웨어를 담아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라이프웨어 매거진을 유니클로의 브랜드 철학을 알리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뷰티업계도 꾸준히 매거진을 출간해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UN총회 주간 큐레이션 매거진 ‘뷰티 인사이드’를 출간한 바 있다. 뷰티 인사이드는 UN총회 주간의 모습과 국제사회의 공동목표를 향한 이야기들을 통해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매거진이다.

지난 호는 특히 우리 삶의 기본이 되는 의식주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일상 속 아름다움의 진정한 의미를 들여다보는 것이 특징이다. 판매 수익금은 비영리 환경보전기관인 세계자연기금(WWF)에 기부돼 해양 생태계 보호에 쓰이고 있다.  

▲ UN총회 주간 큐레이션 매거진 뷰티 인사이드. 출처=아모레퍼시픽

이처럼 사라져 가고 있는 매거진을 기업들이 키우고 있는 이유는 SNS와는 또 다른 효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브랜드 이미지에 감성을 담아 풍부하게 전달하는 데 종이가 최적의 수단이다. 실제로 한 의류 브랜드가 표방하는 지속가능성 개념은 때론 너무 추상적이어서 평범한 수단으로 소비자를 이해시키는 데 한계가 존재했다. 그러나 글은 단편적인 광고 영상이나 사진이 아닌 이야기도 같이 구성해 적절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주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전문가들도 시장 침체기에 접어든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매거진 발행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캐주얼 스포츠로 영역을 확대하는 가운데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이 많아지는 이 같은 방식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때문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기업들이 브랜드를 알리는 것에 치중하지 않고 감성 전달에 집중해 고객충성도를 높이고 있다”면서 “단순 브랜드 설명집을 탈피해 아예 새로운 콘셉트의 매거진을 창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