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경제 평등은 앎으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경제 격차가 너무 크다”는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은 애널리스트로서 일반사람들에게 경제와 투자를 쉽게 설명하고 꾸준히 관심 갖게 하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한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이런 컨설턴트의 존재는 큰 힘이 된다. 더군다나 현재와 같은 경제 불확실성이 짙은 상황에서는 말이다. 

▲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 사진 = 본인 제공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은 2017년 6월부터 애널리스트를 시작했다. 건설회사에 다니던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걸려온 전화 한통이 계기가 됐다. 증권사에서 애널리스트가 돼 보지 않겠냐고 제안해온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당시 건설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컸고, 증권회사에서 적극적으로 인력을 채용하는 분위기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렇게 그는 건설회사 출신 첫 애널리스트가 됐다.

이광수 연구위원은 “애널리스트가 돼서도 건설사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건설사 이력은 지금의 그를 있게 한 탄탄한 밑거름이 됐다는 말이다. 그는 건설회사에서 회계, 세무, 전략, TFT, IR 등을 거치면서 건설사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 대한 다양한 공부를 했다.

이 연구위원은 책을 쓰는 애널리스트다. 부동산 시장과 리츠 주식 등을 분석한다. 얼마 전에는 ‘2020 리츠가 온다’라는 책을 펴냈다. 리츠(REITs)는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약자로,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특정 부동산에 투자한 다음 임대료나 매각 차익을 분배받는 투자’를 말한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 가계자산의 70% 이상이 실물 부동산에 쏠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성장 시대로 갈수록 높은 부동산 비중은 가계나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 소득은 없고 실물 부동산만 보유한 위험한 구조로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책을 쓴 계기로 “부동산 투자를 하면서 안정적인 배당 소득이 가능한 리츠를 알리고 싶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저성장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노령화 세대가 리츠를 통해 안정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때문에 한국도 ‘리츠가 대중화 되는 시대’가 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출처 = 이미지투데이

지난해 리츠 자산운용 규모는 50조원을 넘어섰다. 이렇게 리츠 시장이 활성화된 이유에 대해 ‘저금리 기조에 상대적으로 높고 안정적인 리츠 배당수익률’을 들었다. 정부는 적극적으로 리츠를 활성화 해 국민소득을 증가시키고 가계 유동성을 생산적인 부문으로 흡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 활성화 대책의 주요 내용은 리츠에 우량 신규 자산 공급, 세제 혜택, 규제 합리화다.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의 급락으로 리츠 주식도 동반해 크게 하락했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리테일(유통) 리츠 주가 하락이 시장 대비해 큰 상황이다”라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전통적인 유통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요자들의 이동이 줄어들고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며 “전통 유통 리츠들의 임대료가 줄어들어 배당수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도 마찬가지다. 이 연구위원은 “현 상황에서 유통 리츠에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리츠는 보유 부동산을 다른 용도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백화점으로 사용하던 부동산을 물류창고로 전용할 수 있다”며 “보유한 부동산 대비 과도하게 주가가 빠진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고 말했다.

일본 리츠는 글로벌 리츠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위원은 “올해는 일본 리츠 시장을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올림픽까지 연기되거나 취소되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일본 리츠 중에서 오피스 등 전통적인 리츠보다 물류, 통신 등 안정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 사진 = 본인 제공

“한국도 우량한 리츠 상품이 많이 나와야 한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리츠 시장이 해외 리츠 시장과 비교해서 활성화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우량하고 다양한 상장 리츠가 부족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래서 올해부터 상장되는 다양한 리츠 상품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통적인 오피스 리츠 뿐만 아니라 임대아파트, 물류센터, 해외 부동산, 주유소 등을 기초 자산으로 한 리츠가 상장 예정이다. 종류가 다양한 것뿐만 아니라 부동산 가치, 임대 기간, 배당수익률을 감안하면 우량한 공모리츠다.

그는 “리츠는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정책에 따라서 자산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며 “안정적인 리츠 시장 조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많은 투자자들이 리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지 않다”며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시장의 성장이 빨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리츠 초보 투자자’들에게 주는 팁이 있을까. 이 연구위원은 “리츠도 주식처럼 잦은 매매를 하는 것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하게 분할 매수를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소액으로 부동산을 매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리츠를 투자할 때 부동산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하며, “부동산을 한 달, 6개월 투자하려고 매입하지 않는다”고 보탰다.

이 연구위원은 “안정적인 여유 자금으로 단기 주가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리츠를 부동산을 사는 것처럼 장기 투자하면 훌륭한 투자처가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마지막으로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에게 ‘투자 전문가’로서 하고 싶은 일을 물었다. 이 연구위원은 “경제와 투자를 쉽게 설명하고 그 안의 본질을 말하고 싶다”며 책을 쓰는 이유를 말했다. 그는 “자본주의 시대에 경제를 아는 것은 단순히 선택이 아니라 필수사항이다”며 “앞으로 일반인들이 경제에 친숙하게 접근하고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써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는 부동산투자의 법칙’ ‘서울 부동산 경험치 못한 위기가 온다’에 이어 ‘2020 리츠가 온다’까지 총 3권의 책을 냈다. 이 연구위원은 “AI시대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 직면한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다”면서 “새로운 시대에 경제는 어떻게 변하고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써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은 ‘AI시대 투자’라는 주제로 써볼 생각”이라며 다음 책에 대한 힌트를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