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년 세계 4대 제조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정부의 ‘제조업 르네상스’는 스마트공장, 스마트 산단, 인공지능 공장이 그 핵심이다. 스마트팩토리는, 초연결사회,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대체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어떻게 해야 성공 할 수 있을까? 이코노믹리뷰는 오퍼레이션 컨설팅회사인 가온파트너스와 함께 스마트 팩토리의 올바른 이해와 성공적 구축을 위한 명확한 방향제시를 위해 시리즈를 기획했다.

지멘스의 암베르크 공장은 약 75%의 공정이 자동화되어 있는, 지멘스의 디지털 생산 시스템을 대표하는 공장이다. 최근 이곳에서 진행된 스마트과제 해결 사례가 있다. 제품의 PCB 제조공정에서 납땜 후 품질확인을 위해 X-ray 검사를 진행한다. 문제는 X-ray 검사 공정이 다른 공정에 비해 긴 검사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체 프로세스에서 병목공정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X-ray 검사 설비를 추가로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멘스의 엔지니어들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해결방법을 검토했다. 생산과정에서 미리 X-ray 검사가 필요한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불량이 의심되는 경우에만 검사를 실시하여 X-ray 검사설비의 부하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이었다. 실행방법으로는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PCB 제조공정에서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생산기술의 적용 과정에서 센서, 제어기, 카메라 등의 입력기기를 통해 생성되고 있었다. 그 중 거의 대부분은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의 시퀀스 제어를 위해 사용되고 있는 데이터였다. 사전에 검사 필요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 PLC 제어를 위해 생성되는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었다. 많은 양의 데이터 세트를 만들 수 있었고, 데이터로 AI를 학습시켜서 실시간으로 검사대상과 검사 불필요 대상을 구분하는 알고리즘을 실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지멘스는 6억원 가량의 투자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창출했다.

이 사례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곳은 AI다. 디지털 혁신의 도구로 AI를 도입하여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는 결과적 측면만 보게 되기가 쉽다. 우리도 AI를 도입하게 되면 이와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AI 전문업체를 찾는 모습이 현재의 우리 상황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한 번 더 생각해보자. 이 사례에서 성과를 만든 핵심은 무엇인가? 병목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핵심이다. 사전에 검사여부를 판단해서 필요한 대상만 선정한다는 아이디어,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의 선정, 그리고 데이터를 활용한 알고리즘의 구성과 실행 등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상세 내용이다. 스마트과제의 문제해결 방법이 바로 ‘Performance Logic’이다. 그리고 Performance Logic이 성과를 만든다.

스마트과제의 Performance Logic은 두 가지 지식이 있어야 구성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공정에 대한 깊은 이해다. 납땜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를 선정하려면 납땜 품질을 좌우하는 변수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다. 그래야 필요한 데이터와 필요하지 않은 데이터를 선별할 수 있다. 필요한 데이터의 수집 주기와 방식, 그리고 데이터에 대한 해석을 통해 조치되어야 할 수행방법이 결정된다. 두 번째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다. 기존 해결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방향의 아이디어와 실행방안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최신 기술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데이터를 확보하는 주기와 방식,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 AI의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학습시킬 수 있는 역량 등이 문제해결에 날개를 달아준다. 두 가지 기술의 조화를 이룰 때 기업의 스마트팩토리는 비로소 성과로 나타난다. 기술 조화의 주체는 기업이 보유한 엔지니어이며, 스마트팩토리의 경쟁력은 Performance Logic을 구성하여 성과를 창출하는 인재에서 나온다.

지난해 인텔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400명의 제조전문가는 인더스트리 4.0 추진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기술력 차이(Gap)’를 지적했다.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 사이의 차이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것을 기업에서 적용하고 추진하고 싶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고, 추진하는 역량이 부족한 것이다. 설문 결과에서는 디지털 재능(Digital Dexterity)이라고 하는 OT(Operation Technology)와 DT(Digital Technology)의 이해·활용 능력이 기술력 차이의 핵심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솔루션 적용 전 디지털 재능을 활용한 문제평가와 문제해결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것도 당연하게 이야기된다. 디지털 재능으로 무장된 내부 인력이 성공적 스마트팩토리 추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인 것이다.

스마트팩토리를 추진하고자 하는 기업은 어떤 기술을 도입할까 고민하기 전에 기업 내 인력의 역량을 살펴보아야 한다. 직원들의 Performance Logic 구성역량을 판단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어떻게 성과를 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의 답으로 필요한 기술이 먼저 언급되면 안 된다. 정확한 문제인식을 바탕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성과가 나는지 명확히 설명되어야 한다. 그 다음이 기술이다. ‘품질불량을 예방하기 위해 앞 공정에 센서를 설치해서 사전에 조치될 수 있도록 한다’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를 어떻게 수집해서, 어떤 판단과정을 거쳐, 사전에 어느 설비의 어느 부분 조정을 통해 불량을 감소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은 무엇이다’라고 해야 한다. 그것이 Performance Logic이다.

최근 학생들 대상의 코딩교육이 대세다. 코딩교육의 목적은 알고리즘 작성을 통해 논리적 사고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코딩은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도구일 뿐이다. 알고리즘 작성을 위해 필요한 것은 세상을 논리적으로 보는 눈과 사물 작동원리에 대한 지식이다. 코딩의 방법만 교육시키는 것은 기업에서 데이터 분석만 교육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