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내실 강화에 전력한다. 편의점 시장이 시장 포화상태인 점을 감안, 무리한 점포수 확장을 지양하고 프레시푸드와 편의점 내 신사업 론칭을 통해 점포 수익성 극대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사업 부문은 밀접한 생활 연관성, 확장성 등의 장점을 바탕으로 무한 확장을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대형 오프라인 매장들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편의점 전사가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올리기도 했다.  

CU 또한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이며 성장했다. 2017년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4.22%를 기록했고, 2018년에는 3.25%의 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역시 수익률 3.3%을 기록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시장 포화, 새 프랜차이즈의 등장, 상품 무한경쟁 돌입 등 당면하고 있는 과제도 적지 않다. 지난해 CU는 매장 수 기준 2위로 내려 앉았고, 수익률 역시 GS25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에 BGF리테일은 올해부터 '외형 확장'이 아닌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기반을 마련할 R&D 투자도 마쳤다. 2014년 3억3100만원에 불과했던 BGF리테일의 연구 투자금액은 지난해 94억5300만원(1~3분기 기준)으로 급증했다. 편의점 업계 최고 수준의 투자다. 

▲ CU의 전산시스템은 전자화폐 결제, 무통장송금, 배송서비스 확대 등 다양한 신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사진은 전자화폐로 도시락을 구매하는 고객. 사진=BGF리테일

신 서비스로 점포 접근성↑…점포 확장은 '신중'

CU는 지난해 차세대 포스 시스템을 개발, 전국 1만3000여개에 이르는 CU 점포의 전산 시스템을 신형으로 변경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에만 4개 이상의 서비스가 론칭됐다. CU매장에서 셀프결제가 보다 원활해졌고, 암호화폐 결제, 바코드 결제 등 다양한 방식의 계산이 가능해졌다. 이외에도 CU점포 무통장 송금, BGF 물류망을 통한 택배서비스, 배달서비스 연계 등 하나의 매장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무리한 신규 점포 확대는 지양하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됐던 해군PX 사업, 7호선 지하철 편의점 입찰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은 이유다.

CU 관계자는 "지하철 편의점 사업은 높은 임대료, 한정된 공간, 운영 시간 제한 등이 있어 수익성이 좋지 않은 편이고, 때문에 사업에 입찰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군PX 사업 역시 한정된 영업시간, 낮은 판매가격, 높은 물류비 부담 등이 부담"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반 점포 유치전에서는 공격적인 영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유진투자증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재계약을 앞둔 점포는 약 2974개에 달한다. 향후 3년간 1만개의 점포가 새 주인을 찾을 권리를 얻게된다. 신규 편의점 출점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점포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자사 점포 확보, 경쟁사 점포 뺏기 등 경쟁이 치열해 질 수 있다.

▲ CU와 지자체가 MOU를 기념해 농지에 조성한 팜아트. 사진=BGF리테일

프레시푸드 질적 강화 시동…자체 설비·우수 농산물 도입

편의점 매출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먹거리' 상품 강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특히 편의점 매출의 약 15%를 차지하는 신선식품(프레시푸드, FF) 부문 투자가 눈에 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충남 진천 중앙물류센터 내부에 중앙집중조리시스템(이하 CK)을 신설했다. CK설비는 주먹밥, 샌드위치 등 편의점 신선식품 상품들을 일괄 제조하는 시설이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체 중 CK를 직접 구축한 프랜차이즈는 BGF가 유일하다. GS리테일(후레쉬서브),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모두 FF관련 사업을 하고 있지만 편의점만을 위한 전문적인 시스템은 구축하지 못했다. 

CK의 가동으로 CU는 식품 전처리와 1차 가공을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됐고, 이에 제품 수급과 신제품 개발 및 공급이 보다 원활해 질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 명확한 원산지 표기 및 신선도를 강조하기 위해 최근 김포·괴산시와 우수 농작물 홍보 및 판매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편의점 도시락에 신동진미(米), 벌교 꼬막, 횡성 한우, 제주 흑돼지 등 전국 식재료를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움직임을 반영한다. 

이 외에도 마라탕면, 이경규표 닭요리(꼬꼬덮밥), 쫀득 마카롱 등 자체 R&D 시설을 통해 개발한 PB상품들도 인기를 끌면서 사업부문 강화가 이뤄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BGF리테일은 FF, 편의점 배달 서비스 등 경쟁력 강화 부문에서 타 업체들보다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라며 "GS리테일·롯데 등 대기업과 달리 편의점 사업에 전력하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한 의사결정이 빠르게 이뤄지는 듯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