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최근 하루가 멀다하고 하락하는 주가 지수에 ELS 신규 가입을 고민하는 투자자가 생기고 있다.

왜냐하면 증시가 고점 대비 30%이상 하락한 하락장에 진입했을 때 ELS에 가입하면 향후 추가로 증시가 하락할 가능성보단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락장 때 가입, 손실 적을 듯 VS 알 수 없어

블룸버그와 DB금융투자의 분석을 살펴보면 하락장에 진입한 뒤 ELS에 가입하면 향후 3년 뒤 35% 이상 떨어질 확률을 가진 기초지수는 EURO STOXX 50, NIKKEI 225 2개뿐이다. 확률도 0.95%와 0.13%로 매우 낮다.

또 직전 52주 고점 대비 35% 이상 하락할지라도 6개월 뒤 수익률이 10%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은 S&P500, EURO STOXX 50, KOSPI200 이들 기초지수 정도에 불과하다.

즉 이는 하락장일 때 ELS에 가입하면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과거 주가 지수 수익률을 판단 근거로 한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의 귀는 솔깃해진다.

▲ ELS 기준일 기준 3년 후 수익률(하락장 진입 후). 출처=DB금융투자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ELS에 대해 "다른 투자 대안을 고려하지 않고 만기상환 때까지 자금을 중간에 해지할 필요가 없다고 하면 매우 훌륭한 투자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6개월 조기 상환이 목표일 경우엔 하락장이 심화된 시점에서 기초지수를 고려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반면 최창규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알파전략팀장은 "주가가 적당히 떨어지면 신규 가입을 고려할 수 있겠지만 왕창 떨어지면 공포감이 지배한다"며 "현재 상황에선 신규 가입이 투자자 입장에서 기회일지 아닐지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권업계에 몸 담은 지 20년차"라며 "이 같은 속도와 이 같은 시간에 걸쳐 지수가 이렇게 급격하게 빠진 것은 처음 본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현재 보여지고 있는 증시 상황은 모든게 새로운데다 예측이 불가하기 때문에 신규 가입 여부에 대한 판단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 팀장은 "현재 ELS는 예측, 전망의 영역이 아닌 기도의 영역"이라며 "보유중인 투자자라면 지수가 덜 빠지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데이터=예탁결제원

멀어지는 ELS 조기상환

ELS 투자자들은 향후 조기상환을 받을 가능성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상환 잔액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ELS 상품의 조기상환 현황은 정확하게 짚어보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각 종목마다 수익률과 상환 배리어, 상환 평가 주기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모든 전제 조건을 제하고 단지 조기상환 규모만을 살펴보면 이번 3월 들어 유난히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3월 7조6122억원이었던 조기상환 금액은 같은해 4월 10조1829억원까지 늘었다. 그 다음달인 5월에는 7조8276억원이 조기상환됐다. 같은 해 7월에도 8조원대, 11월에도 9조원대 등으로 지난해 적지 않은 규모의 조기상환 금액이 발생했다.

그러나 올해 1월 8조3471억원이었던 ELS 조기상환 금액은 2월 5조8729억원으로 줄더니, 3월 들어서 2조1790억원으로 급감했다.

갖가지 조건들이 반영되지 않았다 해도 이 같은 금액은 기존 대비 현저하게 줄어든 수치다.

최창규 팀장은 "지수 폭락에 따라 조기상환이 안 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새롭게 가입하는 것과 미상환 금액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ELS 상품과 관련한 미상환잔액은 지난 2월까지만 데이터를 살펴볼 수 있는 상태다. 따라서 증시 폭락이 발생한 이번 3월의 미상환잔액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지난 2월까지 집계된 기초자산별 월별 미상환잔액을 살펴보면 S&P 5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 외엔 별다른 특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S&P 500 지수에서만 지난 2019년 2월 31조4515억원이었던 미상환잔액이 올해 2월 들어 37조2512억원으로 늘어났다.

아울러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0일을 기준으로 전체 ELS 발행 잔액은 약 48조6296억원이다. 종목수는 1만1965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