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간경변과 간암을 유발시키며 국내에서 흔한 만성 간염질환으로 꼽히는 C형 간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부산대 소화기내과, 진원생명과학 공동연구팀은 24일 C형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T세포를 활성화시켜 대응할 수 있는 DNA 백신을 개발해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C형 간염은 B형 간염에 이어 국내 만성 바이러스성간염의 두 번째 흔한 원인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약 7000만명이 C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60~80%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고 그 중 최대 24%가 간경변증으로 진행되고 이 중 1~4%는 간암으로까지 진행된다. 치료를 위한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돼 있기는 하지만 예방백신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IFNL3라는 사이토카인 면역증강물질 유전자가 포함된 DNA 백신을 기존 치료법들이 모두 실패한 만성 C형 간염 환자에게 접종한 결과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조절T세포는 감소되고 면역반응을 활성화시키는 세포독성T세포 기능은 강화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임상연구는 2013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 기존치료법에 실패한 만성 C형간염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세브란스병원과 부산대병원에서 실시했고 2014년 9월 추가임상승인을 받아 이들 중 14명을 대상으로 시험해 2016년에 두 번째 1상 임상시험을 마쳤다. 연구팀은 2018년 2월 이번 개발한 백신의 안전성, 내약성, 면역원성을 평가하는 임상승인을 받아 세번째 1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항바이러스제를 이용해 치료받은 완치자의 간염바이러스 재감염을 예방하고 고위험군의 간염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신의철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 연구로 지난 30여 년 동안 실패했던 C형간염 예방백신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면서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가까운 미래에 C형간염을 정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의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