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3월 고용 70만1000명 10년만의 감소 공식 발표

유럽 합성PMI 2월 51.6서 3월 29.7 추락 '사상최저 쇼크'

푸틴 “1000만배럴 감산”…WTI 11.9% 올라 이번주 32% 급등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뉴욕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0년 만의 고용감소 발표와 뉴욕주 일일 최다 사망자 기록 등 악재가 잇따르자 이틀째 유가 급등에도 다시 급락세로 반전하며 또 한 번 암울한 한 주를 마감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360.91포인트(1.69%) 하락한 2만1052.53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도 38.25포인트(1.51%) 하락한 2488.6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114.23포인트(1.53%) 내린 7373.08로 마감했다.

CNBC에 따르면 월가는 지난 한 달 동안 3주 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번 주 다우지수는 2.7%, S&P 500지수는 2.1%, 나스닥지수는 1.7% 각각 떨어졌다.

이날 개장전 발표된 3월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는 하루전 발표된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와 함께 시장 상승을 제한했다. 유가 폭등세는 이틀째 지속됐지만 코로나로 인한 실업 대란 공포를 잠재우기는 역부족이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에서 70만1000명의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일자리가 줄어든 것은 금융위기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2010년 9월 이후 약 10년 만에 처음이다. 일자리 감소폭은 2009년 3월 이후 11년 만에 가장 컸다.

이에 따라 미국의 실업률은 2월 3.5%에서 4.4%로 뛰었다.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한 3.7%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1975년 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1975년 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자, 전문가들(3.7%)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수준이다.

문제는 이 통계의 조사 시점이 지난달 16일 연방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발효되기 이전인 지난 14일까지를 기준으로 집계됐다는 점이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은 “이번 통계는 경제 ‘셧다운’ 시점까지의 자료만을 반영한 결과”라면서 “셧다운의 충격이 직접 반영되는 4월엔 실업률이 10%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2주간 미국에선 약 1000만명이 신규 실업수당을 청구했다. 미국의 경제활동인구가 1억5000만명 수준임을 고려할 때 기존 실업자 약 500만명(실업률 3.5% 기준)에 추가된 1000만명을 합칠 경우 실업률이 10%에 이를 수 있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미국에서 최대 470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률이 32%까지 치솟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만약 실업률이 실제로 32%까지 오른다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 수준이다. 대공황이 정점에 달했던 1933년 미국의 전체 실업률은 25%, 농업 부문을 제외한 실업률은 37%에 달했다.

이날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확진자는 26만 명을 넘어섰다. 뉴욕주는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사망자가 2천90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하루 만에 560명 이상 증가했다. 확진자는 10만 명을 넘어섰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공급관리협회(ISM)는 3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달 57.3에서 52.5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2016년 8월 이후 최저치다. PMI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신규 주문, 생산, 재고 등을 토대로 발표되는 경기동향 지표다.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을 밑돌면 경기 수축을 뜻한다.

다만 시장 45.0보다는 훨씬 양호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발표한 3월 서비스업 PMI 최종치는 39.8로 전월의 49.4에서 대폭 낮아졌다. 다만 지난달 중순에 발표된 예비치 39.1과 시장 예상치인 37.9는 웃돌았다.

유럽증시도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사태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사상 최악의 경기냉각이 확인됐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3.02포인트(0.97%) 내린 309.06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45.05포인트(0.47%) 하락한 9525.77,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66.38포인트(1.57%) 떨어진 4154.58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에서 FTSE100지수는 전날보다 64.72포인트(1.18%) 내린 5415.50을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유로존의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PMI를 가중평균한 합성 PMI는 2월 51.6에서 3월 사상 최저인 29.7로 추락했다. 22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국제유가는 이틀째 급등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제한됐다.

전날(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하루 1000만 배럴 감산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이날 12%가량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WTI는 전일에는 약 25% 폭등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자국 주요 석유기업 대표들과 한 화상 회의에서 “시장의 균형을 회복하고 조율된 노력과 행동으로 산유량을 줄이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잠정 평가에 따르면 하루 약 1000만배럴 내외의 감산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11.9%(3.02달러) 뛰어오른 28.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2일)에도 WTI는 역대급인 24.67% 폭등한 바 있다. 이로써 WTI는 이번 주에만 32% 뛰며 주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 상승률 기록을 다시 썼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6월물은 4.17달러(13.9%) 뛴 배럴당 34.11달러에 장을 마쳤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금은 전장보다 10.30달러(0.63%) 상승한 1648.00달러를 기록했다.

미 달러화도 강세였다. 같은 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39% 오른 100.57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