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세대 아반떼의 전면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올해 만 서른살을 맞은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가 한층 더 성숙해진 매력을 갖추고 시장에 등장했다. 새로운 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시장 이목을 끌어온 아반떼는 이번에도 화제를 일으킬 만한 신규 디자인과 성능을 자랑하는 분위기다.

신형 아반떼의 주요 제원은 전장 4650㎜, 전폭 1825㎜, 전고 1420㎜, 축거 2720㎜ 등 수준을 보인다. 이전 모델에 비해 전고는 20㎜ 낮아지고 전폭과 축거는 각각 25㎜, 20㎜씩 길어졌다. 외관에서 날렵한 감성을 자아내는 동시에 실내공간 규모가 확장됐다.

신형 아반떼의 실제 겉모습은 처음 공개됐던 이미지로 접했을 때 느꼈던 야성미 대신 세련미를 과시한다. 좌우 전조등이 양쪽 끝이 치켜올라간 전면부는 사진에선 황소 뿔을 연상시켰다. 반면 직접 봤을 땐, 범퍼 하단까지 확장된 그릴이 안정적인 느낌을 구현하고 보닛라인은 고성능을 암시하듯 고급스러운 인상을 자아냈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실내 공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기어 콘솔 우측에 설치된 칸막이 형태의 파티션이다. 운전석 창문 아래에서 시작돼 계기판을 지나 파티션과 시트로 둘러싸인 운전석은 운전자 고유 공간을 조성하는 점에서 색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이외 문 안쪽과 천장 등에 적용된 직물 소재와 함께 디지털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화면이 일체화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도 프리미엄 감성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요소다.

신형 아반떼의 구동 성능은 준수하다. 지난 8일 오전 시승한 1.6 가솔린 모델은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1.6엔진과 스마트스트림 무단변속기(IVT)의 조합으로 123마력(PS), 최대토크 15.7㎏f·m 등 성능을 발휘한다. 가속·제동페달은 모두 중간 정도의 반응성을 보인다. 이에 따라 페달을 밟았을 때 너무 둔하거나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 급발진·급제동하지 않고, 반대로 답답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꿨을 때도 튕겨나가거나 제동력이 바짝 끌어올려지지 않지만 노멀 모드 대비 강화한 민첩성을 경험할 수 있다.

▲ 실 연비가 각각 18.9㎞/ℓ, 22.9㎞/ℓ로 기록된 계기판 화면.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신형 아반떼의 우수한 성능으로 연비가 꼽힌다. 이날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경기 파주시 탄현면까지 이어지는 구간을 왕복하며 연비를 측정했다. 교통량 적은 차도를 달리며 공조 기능을 켜지 않고 창문을 연 채 달렸다. 서너번 급제동하거나 고속 주행을 실시했지만 최대한 관성운전을 실시했다. 이때 측정된 연비는 각각 18.9㎞/ℓ, 22.9㎞/ℓ에 달한다. 타이어 규격별 공인 복합연비 14.9~15.4㎞/ℓ에 비해 훨씬 높다. 고연비는 신형 아반떼의 특장점이다.

다만 풍절음과 일부 부위의 세부적인 기능성에서 아쉬움이 느껴진다. 속력이 시속 80㎞를 넘어가는 순간부터 도어 유리에서 바람 가르는 소리인 풍절음이 신경쓰일 정도로 크게 들린다. 엔진 회전음과 노면 소음이 탁월하게 차단됨에도 불구하고 풍절음 때문에 차량의 정숙성이 다소 약화했다.

카시트 고정장치가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시트 속에 파묻힌 점도 개선됐으면 하는 부분이다. 첫 출산을 계획하는 소비자들이 아반떼를 첫 차로 고려하는 점을 감안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고급 세단처럼 카시트 고정 장치를 노출시키면 편의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한다.

▲ 동승석 시트를 최대한 뒤로 당겨도 2열 레그룸 규모가 협소하지 않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신형 아반떼의 엔진별 가격(부가세 포함·개별소비세 1.5% 적용)은 1.6 가솔린 1531만~2392만원, 1.6 LPG 1809만~2167만원 등 수준으로 책정됐다. 볼륨 모델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솔린 모델의 개소세 인하 전 가격은 1531만~2392만원이다. 6세대 1.6 가솔린 모델의 가격대 1437만~2255만원보다 94만~137만원 높다. 다만 현대차가 신형 아반떼에 차로 유지 보조(LFA),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운전자 주의 경고(DAW) 등 고객 선호 사양을 기본 트림부터 기본 탑재한 점을 고려해 가격 적정성을 판단할 만하다.

2019년식 아반떼 기본(스타일·1437만원) 트림에 LKA, DAW 등 두 기능을 이용하려면 최소 400만원을 들여 두 단계 위인 스마트 트림(1837만원)을 구매해야 한다. 물론 6세대 스마트 트림의 가격엔 다른 좋은 사양들이 추가된 점이 반영됐다. 다만 신형 아반떼 고객은 선호도 높은 일부 사양을 전작 대비 낮은 가격에 선별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점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공자는 ‘논어’를 통해 사람 나이 서른이면 스스로 뜻을 세우고 모든 것을 주도할 때라고 했다. 7세대를 맞은 이번 신형 아반떼는 차급을 넘나드는 고급감과 스펙으로 독자적인 브랜드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현대차가 신형 아반떼의 제품 슬로건으로 내건 ‘세상이 달라졌다’와 상통하는 대목이다. 신형 아반떼가 갈수록 다변화하는 소비자 니즈를 두루 충족시킴으로써, 세대 불문 여러 고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 신형 아반떼의 트렁크 용량은 기존 407리터에서 474리터로 대폭 늘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