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BMW코리아가 지난해 국내에서 출시한 X7 xDrive M50d(이하 X7)는 공개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가운데 가장 큰 외관 규모를 갖추고 있다. 그 높은 가격 만큼이나 호화로운 기능을 뽐내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거대한 체격에 비해 높은 연료 효율까지 구현함으로써 국내 출시된 초대형 SUV 가운데 독보적인 상품성을 자랑한다.

▲ BMW X7 M50d의 대시보드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X7은 사이즈로는 국내 공식 수입업체를 통해 판매되는 SUV 모델 가운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에 이어 최상위 수준을 갖췄다. X7은 전장 5151㎜, 전폭 2000㎜, 전고 1805㎜, 축거 3105㎜ 등 규모의 제원 수치를 보인다. 에스컬레이드보다 전장, 전폭은 29㎜, 45㎜씩 짧고 전고는 95㎜ 가량 낮다. 반면 축거는 59㎜ 길다. X7의 축거는 국산차 대형 SUV 가운데 가장 큰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2900㎜)보다 10㎝ 이상 길다. 이 같은 수준의 축거 차이는 레그룸을 비롯한 실내 공간의 규모 차이도 크게 벌린다.

X7은 제원에 걸맞게 큰 몸집과 넓은 실내 공간을 갖췄으면서도 탑승하기 편리한 요소들을 갖췄다. 일단 문은 크기에 비해 가벼워 열고 닫기 쉽다. 또 시트 포지션이 적당한 높이에 위치하고, 도어와 시트 사이 간격이 크게 넓지 않아 쉽게 오르내릴 수 있다. 핸들도 조작하기 편할 만큼 가볍다. 대형차로서 압도적인 무게감 보다는 실용성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 BMW X7 M50d의 크리스탈 글라스 기어 노브.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실내 공간에는 각종 고급 요소들이 자리잡고 있다. 시동을 켜고 정지 상태에서 출발하면 운전석 벨트가 탑승자 몸에 맞게 스스로 바짝 조인다. 또 속력, 차량 상태 등 정보를 선명하게 제공하는 디지털 계기판(클러스터)과 스틱 내부에 붉은색 알파벳 엑스(X)가 들여다보이는 글래스 재질의 전자식 기어 노브가 프리미엄 감성을 물씬 풍긴다. 대시보드 가운데엔 자주 쓰이는 일부 기능 버튼만 탑재돼 있어 절제미까지 자아낸다.

▲ BMW X7 M50d의 2열 좌석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X7은 대형 SUV답게 안정적인 주행감을 구현한다. 커브길 등 곡선 구간을 달릴 때 X7의 고급스러운 주행 성능을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다. 축거가 길어 회전 반경이 넓은 만큼, 진행 방향이 급격히 전환될 때 탑승자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최소화한다. 기역(ㄱ)자 모퉁이를 지나기 위해 핸들을 급격히 꺾을 때도 차량이 휘청거리지 않고 신속히 방향을 돌리는 능력은 일품이다.

X7은 각종 소음을 차단하는 능력도 출중하다. 디젤 모델임에도 가솔린 차량에 가까운 정도의 엔진음이 들리고, 고속 주행할 때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도 잘 차단한다. 과속방지턱 같은 장애물을 지날 때는 최초 충격의 여파를 유연하게 해소해 탑승자에게 안락한 느낌을 제공한다.

X7은 이 같이 아늑한 주행감을 선사하는 동시에 강력한 주행성능을 낸다. X7은 3.0ℓ 배기량에, 출력을 끌어올리는 터보 차저를 4개나 장착한 M 퍼포먼스 트윈파워 터보 6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텝트로닉 스포츠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함으로써 최고출력 400마력·최대토크 77.5㎏·m 등 수준의 구동력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데 5.4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대형 SUV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의 구동력이다.

X7은 일반 주행 모드인 콤포트(COMFORT) 모드에서도 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으면 매끄럽고 신속하게 가속한다. 제동력도 가속력에 대응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면서도 부드럽게 구현된다.

▲ 교통량 적은 80㎞ 구간을 왕복한 결과 14.2㎞/ℓ, 14.5㎞/ℓ 등 수준의 연비가 기록된 계기판 화면.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X7의 또 다른 강점은 연비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강원 화천군까지 80㎞ 가량 구간을 왕복 운행했다. 국도인 경춘로를 지나는 동안 정지 신호를 받아 멈추고 달리기를 반복했지만 교통량은 원활했다. 급제동이나 급발진을 실시하지 않았고, 공조기능을 켜거나 창문을 열지도 않았다. 이때 기록한 연비가 각각 14.2㎞/ℓ, 14.5㎞/ℓ에 달한다. 공인 복합 연비 9.5㎞/ℓ를 훨씬 상회했을 뿐 아니라 동급 경쟁 모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수치다.

X7은 현재 M50d 단일 트림으로 부가세 포함 1억63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뛰어난 성능과 효율을 갖춘 만큼 구매 부담도 적지 않다. 정가 기준 유사한 가격대의 SUV로 에스컬레이드, 포르쉐 카이엔 쿠페, 벤츠 GLS,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등 모델을 들 수 있다. 이들 쟁쟁한 차량들과 공식적인 제원 수치로 견줄 경우 BMW는 연비와 넓은 실내공간에서 비교 우위를 점한다. 고성능 SUV 차량을 가족, 지인 등 여러 사람들과 함께 이용하려는 소비자에게 X7을 강력히 추천한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