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 주민이라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다행스럽다”

“주지사와 영부인에 감사하고 한국에 감사합니다”

지난 20일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첩보 작전과 같이 코로나 바이러스 테스트키트를 한국에서 공수해왔다는 기자회견 내용을 올린 트위터에 달린 댓글이다.

검사 50만회가 가능한 한국산 진단키트를 확보했다는 소식은 인구 600만 명에 확진자가 1만4000명이 넘고 사망자가 600명에 육박한 메릴랜드 주민에게는 희소식이었다.

래리 호건 주지사는 당일 기자회견때까지도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코로나바이러스 테스트관련 중요 내용이 있다고만 밝히고 주민들에게 기자회견을 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전체 인구의 약 10% 가량을 테스트할 수 있는 키트가 들어왔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환호하면서도 키트 공수를 왜 이렇게 비밀리에 했는지 의아해했다.

연방정부가 의료용품 불법 유통 차단 등을 명목으로 각 주에서 구입하는 의료용품들을 중도에 가로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와 유미 호건 주지사 부인

래리 호건 주지사와 유미 호건 주지사 부인이 직접 활주로에 나가서 테스트 키트를 실은 항공기를 맞이하는 사진에 연방정부에 빼앗기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LA의 에릭 가세티 시장은 의료용 마스크 100만 개를 구매키로 하고 대금지급까지 진행된 절차를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끼어들어서 해당 마스크를 가로챘다고 비난한바 있다.

메릴랜드 주민들은 테스트 키트가 늘어나서 많은 사람들이 검사를 받을 수 있게되면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도 빨라진다면서 기뻐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도 호건 주지사의 행보를 칭찬하는 발언을 했다.

래리 호건 주지사는 전미주지사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데 부회장인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키트 공수 소식이 알려진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딸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고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는 TV에서 호건 주지사가 한국에서 테스트 키트를 공수했다는 뉴스가 나오자 딸이 “정말 멋지다”면서 자신을 빤히 쳐다봤으며 또다른 딸은 “왜 아빠는 검사키트를 한국에서 사올 생각을 못했냐”고 대놓고 비난했다면서 호건 주지사가 창의적으로 업무를 잘 처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호건 주지사의 ‘창의적인’ 행보를 긍정적으로 본 것은 아니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호건 주지사의 돌발 행동에 적잖이 불쾌감을 표시했다.

미국내에 충분히 검사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있고 특히나 메릴랜드주에 여러 연구소가 있어서 검사를 할 수 있다면서 연방정부에 먼저 알렸다면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질타했다.

미국내에서 키트를 조달하지 않고 해외에서 수입했다는 점을 비판한 것인데 네티즌들도 일부는 왜 굳이 한국에서까지 키트를 구입해와야했냐는 비난이 나오고 일부는 터무니없는 메릴랜드와 한국의 유착관계를 의심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네티즌은 그러나 “검사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과 “검사 키트가 충분하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면서 키트가 없는데 검사할 여력이 있는 연구소가 있는데 무슨 의미냐고 반문했다.

래리 호건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질타에 트위터를 통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할 수 있는 연구소 리스트를 보내준 것에 감사하다”면서 “한국에서 구해온 키트를 이용해서 해당 연구소에서 검사를 할 것”이라고 올렸다.

네티즌들은 은밀하게 검사키트가 없다는 점을 비꼬았고 대통령이 한 것은 리스트를 전달해준거라면서 호건 주지사의 발언이 통쾌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호건 주지사의 행보에 대해 비난하고 반대의 입장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보이지만 대다수는 그에게 호의적인 모습이다.

이는 그에 대한 지지율에서도 볼 수 있는데 메릴랜드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으로 지난 50년간 공화당 주지사가 선출된 적은 2번이었으며 그중 한명이 래리 호건 주지사다.

래리 호건 주지사는 적극적인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대처로 지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데 지난해말 실시된 조사에서는 약 69%의 지지율을 받았으나 올해 3월말 실시된 조사에서는 호건 주지사를 지지하는 비율이 84%까지 상승했다.

코로나바이러스를 감기로 축소하고 민주당의 거짓말이라고 이야기했다가 혼쭐이 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재 약 43%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