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무원 이효율 총괄 CEO. 출처=풀무원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지난해 우울한 실적을 받은 풀무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HMR(가정간편식) 매출이 급증하면서 1분기 실적은 작년 대비 선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급식·외식 사업부의 실적 부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풀무원은 지난해 매출액 2조 3814억원, 영업이익 3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8% 증가, 31%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손실은 75억 적자로 전환했다.

‘얄피만두’의 성공으로 가공식품 판매 성장세를 이뤘지만, 시장 비용 확대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급식과 외식사업 분야도 최저입금의 부담과 일부 휴게소에서 공백이 생기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지난해 신선식품 외에 HMR에 대한 투자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면서 “해외 시장에서도 2016년 미국의 두부 업체 ‘나소야’를 인수하고 설비 투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1분기 실적은 코로나19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매출 자체는 작년대비 선방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특히 국내 식품 사업부는 기업들의 재택근무와 온라인 개학으로 내식이 증가하자 채식 및 HMR 제품 위주로 가파른 매출 성장을 이뤘다는 의견이다. 제품이 대체로 B2C로 분류되기 때문에 국내 식품사업부에는 외식업 부진의 영향이 거의 없었던 셈이다.

또한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작년동기 대비 기준 온라인 비중도 약 2배 증가한 것을 집계된다. 외부 온라인몰 매출은 200%, 자사 온라인몰 매출은 50%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 풀무원 실적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반면 급식과 외식 사업부는 공항, 휴게소, 연수원 및 학교급식 등의 영업중단이 장기화로 전환되면서 적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재택근무 체제가 완화되면서 다시 일부 기업들이 정상 근무에 들어가고 있지만, 아직 개학을 한 학교가 없고 공항 컨세션 사업에 타격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사업부도 지난해 매출은 계속해서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는 두부 생산이 안정화되면서 이익률 개선에 진전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미국 전역에서 순차적으로 두부의 가격이 인상되면서 올해 1분기에는 그 영향이 나타날 전망이다.

또한 두부가 신선식품임에도 미국에서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면서 현재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방식으로 대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올해까지 계속 유지된다면 올해 4분기 기준으로 풀무원의 미국 사업은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파스타의 인기에 힘입어 해외 중 가장 가파르게 업황이 개선돼 2월 기준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고, 일본의 경우 작년까지 적자규모를 확대하던 물류 관련 손실은 올해 사업 구조조정 등을 통해 비슷한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 풀무원 얄피만두 3종(왼쪽부터 땡초만두, 김치만두, 고기만두). 출처=풀무원

사업부 별로 상반된 매출을 보이고 있는 풀무원은 국내 식품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식품사업부 투자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풀무원 식품에서 출시한 ‘얄피만두’는 지난 3월 기준으로 누적 판매량 2114만 봉지를 기록, 출시 1년 만에 2000만봉 이상 판매했다. ‘얄피만두’는 풀무원의 냉동HMR 사업의 성장동력이 됐다.  

특히 풀무원의 냉동만두 매출은 지난해 65% 성장했고, 올해 매출 목표는 1000억원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두부, 콩나물, 달걀 등 신선식품의 강자로만 인식됐던 풀무원은 냉동HMR의 다크호스로 새롭게 떠올라 지난해 국내 냉동HMR 시장 2위를 기록했다. 

풀무원식품 FRM 사업부 홍태관 만두CM은 “얄피만두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현재 24%대로 꾸준히 오르며 온라인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주 고객이 5060인 제품들은 온라인 매출 비중이 약 5% 내외인 점을 비추어 볼 때 20%를 넘는다는 것은 밀레니얼 세대의 온라인 재구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풀무원은 올해 1월 오너경영을 마감하고 전문경영인 체체로 새롭게 출범했다. 이효율 신임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올해 국내 사업은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통해 수익성을 창출하고, 해외 사업은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성장을 실현하겠다”면서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2022년까지 매출 3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