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중앙대학교병원이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당뇨병과 고지혈증 위험이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기초과학연구원이 머리에 빛을 비춰 신경세포 내 단백질 활성과 신호전달경로를 쉽게 조절할 수 있는 옵토파스 기술을 개발했다. 서울아산병원이 고령 환자도 조기 식도암을 내시경으로 치료할 시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초미센먼지 농도 높으면 당뇨ㆍ고지혈증 위험 증가

26일 중앙대병원 등에 따르면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곳에 거주하는 사람일수록 당뇨병 및 이상지질혈증의 원인이 되는 공복혈당 및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는 것으로 최근 국내 연구 결과로 밝혀졌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신우영 전임의는 서울대병원 박상민 교수 연구팀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가건강검진 빅데이터를 활용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8만 5869명(남성 4만 3595명, 여성 4만 2274명)을 대상으로 거주지역의 대기 중 입경에 따른 미세먼지 농도가 2년 후 공복혈당과 혈중 지질 농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대기 중 초미세먼지(PM2.5, 입경 2.5㎛ 이하) 농도가 높은 지역에 거주한 사람의 경우, 2년 뒤 혈액검사 상 공복혈당과 저밀도의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유의하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에 따르면 대상자 8만 5869명을 거주 지역 초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4개의 군으로 나누었을 때,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2년 뒤 대상자들의 건강검진 결과에서 공복혈당과 LDL-콜레스테롤 혈중 농도가 더 큰 증가폭을 보이며 높아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지역 거주자들의 공복혈당과 혈중 LDL-콜레스테롤 수치 평균이 가장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신우영 전임의. 출처=중앙대병원

이러한 결과는 60세 이상 연령이 증가하거나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 성인에서 더 명확하게 나타나는 것이 함께 확인됐다. 상대적으로 입경이 큰 미세먼지(PM10-2.5, 2.5-10㎛) 농도에서는 별다른 영향은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초미세먼지 환경에 장기간 노출 시, 혈당 및 LDL-콜레스테롤 수치의 증가로 인해 당뇨병 또는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신우영 전임의는 “대기 중 미세먼지 노출에 대해 만성질환 유병률과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연구들은 일부 있었지만, 실제 공복혈당이나 LDL-콜레스테롤 수치의 변화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명확하게 규명돼 있지 않았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대기 중 미세먼지가 입경의 크기에 따라 장기적으로 실제 혈당과 LDL-콜레스테롤 수치에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고위험군의 환자의 경우 대기 중 미세먼지 관리의 중요성을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는 “이러한 건강 영향은 노인에서 더 취약하므로 미세먼지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평소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하는 것이 미세먼지로 인한 만성질환 위험을 예방하는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BMC 공중 보건(BMC Public Health)’ 최신호에 게재됐다.

머리에 빛 비춰 신경세포 재생ㆍ공간기억 향상 확인

뇌질환 상태에서 신경재생으로 일시적인 기억향상이 일어나는 기전이 밝혀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사회성 뇌과학 그룹 허원도 초빙연구위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머리에 빛을 비춰 뇌신경세포 내 Fas 수용체의 활성을 조절함으로써 신경재생과 공간기억 능력이 향상됨을 확인했다.

Fas 수용체는 허혈성 뇌질환, 염증성 뇌질환, 퇴행성 신경질환 등 다양한 대뇌질환상태에서 발현이 유도되는 단백질이다. 일반적으로는 세포를 죽음에 이르게 하지만 신경계의 다양한 세포들에서는 세포증식 관련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시켜 세포를 재생시킨다.

뇌질환에 걸린 경우 대뇌 해마의 신경재생에 Fas 수용체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왔으나, 연구방법의 한계로 세부적인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다. 질환이 있는 뇌에서 해마가 관장하는 공간기억이 Fas 단백질에 의해 어떻게 영향받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다.

연구팀은 광수용체 단백질의 유전자에 Fas 수용체 단백질의 유전자를 결합시킴으로써 청색광을 쬐어주면 Fas 단백질의 활성이 유도되는 옵토파스(OptoFAS) 기술을 개발했다. 살아있는 생쥐 대뇌에 다양한 시간동안 빛을 쬐어주면서 시공간적으로 Fas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함으로써 대뇌 해마에서 여러 신호전달 경로들이 순차적으로 활성화되고, 그 결과로  신경재생과 공간기억 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 옵토파스 기술과신호전달경로. 출처=IBS

옵토파스 기술은 빛을 이용하여 세포의 기능을 조절하는 광유전학(Optogenetics) 기술이다. 배양시킨 세포나 살아있는 생쥐 머리에 청색광을 쬐어주면 광수용체 단백질 여러 개가 결합되며, 이 단백질 복합체가 하위 신호전달경로들을 활성화시킨다. 생체 내에 광섬유를 삽입해 원하는 시간에 빛을 뇌 조직 내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선택적으로 단백질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빛을 이용해 대뇌 해마의 치아이랑에 존재하는 미성숙신경세포에서 옵토파스를 활성화시키고, 빛을 쬐어주는 시간차이에 따라 미성숙신경세포와 신경줄기세포에서 각각 서로 다른 하위 신호전달경로가 활성화됨을 관찰했다.

이 현상에 특정 뇌유래 신경성장인자가 관여함을 밝혀내었다. 반복적으로 충분한 시간동안 빛을 쬐어주면 해마 치아이랑의 신경줄기세포가 증식하는 성체 신경재생이 관찰되었으며, 실험 대상 생쥐에서는 일시적으로 공간기억 능력이 향상됨을 밝혔다. 

옵토파스 기술을 이용하면 약물을 처리하거나 유전자를 변형한 생쥐를 사용하였을 때 발생하는 여러 부작용이 없고, 생리현상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빛 자극만으로 뇌신경세포에서 Fas 단백질의 활성을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다. 질환이 있는 뇌에서 Fas 단백질이 활성화되어 질병에 맞서 대뇌의 기능을 보호하는 여러 가지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생각해볼 때, 향후 세포 수준은 물론 개체 수준까지 뇌질환 상태에서의 신경행동적인 변화를 규명하는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허원도 교수는“옵토파스 기술을 이용하면 빛만으로 살아있는 개체의 신경세포 내에서 단백질의 활성과 신호전달경로를 쉽게 조절할 수 있다”면서 “이 기술이  뇌인지 과학 연구를 비롯해 향후 대뇌질환 치료제 개발 등에 다양하게 적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Science Advances, IF 12.80)’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조기 식도암 내시경 치료, 고령 환자도 안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도훈 교수팀은 표재성 식도암으로 내시경 점막하 절개박리술(ESD)을 받은 환자 413명을 75세 이상, 미만의 두 집단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같은 위치에 재발한 환자는 두 집단 모두 한 명도 없었으며 출혈, 천공 등 부작용 발생률과 병원 입원 기간 등이 거의 비슷했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나이가 많을수록 기저 질환이 있거나 신체적으로 쇠약한 경우가 많아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식도는 내벽이 얇아 고난도 내시경 기술이 필요하다고 알려졌었다. 이번 결과로 환자들이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

식도암 수술은 암을 포함해 식도 대부분을 절제한 뒤 남아있는 식도에 위나 대장을 연결하는 방법이다. 수술 범위가 커 내시경 치료보다 합병증 위험이 크고 통증도 심해 수술 후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 [크기변환]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도훈(오른쪽 첫 번째) 교수팀이 고령 의 조기 식도암 환자를 내시경 점막하 절개박리술로 치료하고 있다. 출처=서울아산병원

이는 내시경 치료가 가능한 조기 단계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서 암이 점막층에만 얕게 국한된 표재성 식도암의 경우 내시경을 통해 특수 전기칼로 암세포를 도려내는 내시경 점막하 절개박리술이 가능하다.

최근 인구의 고령화와 내시경 정기 검진이 활발해지면서 노년층의 조기 식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내시경 점막하 절개박리술을 시행하는 경우 또한 증가하고 있다.

김도훈 교수팀은 2005년 1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표재성 식도암 환자 413명을 75세 이상 집단과 미만 집단으로 분류하여 치료 후 재발률, 부작용, 입원 기간 등을 평균 약 33개월 동안 분석했다.

59세부터 79세의 환자에서 총 459개의 식도암 병변이 존재했으며, 75세 미만 환자 369명의 병변 총 408개, 75세 이상 환자 44명의 병변 총 51개가 있었다.

우선 내시경 점막하 절개박리술을 받은 전체 식도암 환자 중 평균 추적 기간 33개월 내 같은 위치에 암이 재발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병변에 발생한 시술 부작용은 75세 미만, 75세 이상 집단에서 각각 ▲출혈 1.2%(5건), 2.0%(1건) ▲천공 3.9%(16건), 5.9%(3건) ▲협착 5.6%(23건), 7.8%(4건) ▲폐렴 0.7%(3건), 0%(0건)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한 병변에 여러 개의 부작용 발생 가능)

이때 발생한 부작용은 내시경 시술 중 치료되거나 추가적인 수술 없이 항생제 투여 등 가벼운 처치로 회복되는 증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시술 과정에서 환자가 병원에 입원한 기간도 75세 미만 환자는 3~4일이었으며 75세 이상의 환자는 3~5일인 것으로 나타나 거의 차이가 없었다.

김도훈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식도암 환자 중에서 단순히 고령의 나이 때문에 내시경 치료도 포기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번 연구로 식도암 내시경 치료가 나이와 상관없이 안전하다는 것이 밝혀졌다”면서 “내시경 치료는 식도암이 많이 진행되지 않은 초기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금연과 금주 습관을 통한 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노년학·노인의학학술지(Geriatrics & Gerontology International, IF 2.118)’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