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세광 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전자전기공학과 심재윤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당뇨병 진단 및 치료용 스마트 콘택트렌즈. 출처=포항공대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착용하기만 하면 당뇨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기술이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발됐다. 향후 당뇨병을 포함한 여러 질병을 실시간으로 진단ㆍ치료할 수 있는 웨어러블 스마트기기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세광 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전자전기공학과 심재윤 교수 연구팀은 27일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것만으로 당뇨병 진단이 가능하고 당을 낮춰주는 인슐린 분비를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당뇨병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아 혈중 포도당(혈당) 농도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신장ㆍ심혈관ㆍ망막 등에 합병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당뇨망막병증은 실명에 이를 수 있는 병으로 알려졌다. 당뇨병은 이날까지 완치가 불가능하며 평생 혈당을 낮춰주는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콘택트렌즈는 피 대신 눈물 속에 있는 당 수치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렌즈에 있는 바이오센서로 눈물 속 당 수치를 측정해 당뇨병을 진단하는 방식이다. 수치가 높을 경우 자동으로 눈 안쪽에 약물을 주입하는 기능을 갖췄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실험에서는 당뇨망막병증 치료용 약물을 사용했지만, 혈당을 낮춰줄 인슐린도 자동 주입할 수 있도록 추가 실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방식이 피를 뽑아 혈당 수치를 측정하는 기존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당뇨병에 걸린 토끼의 눈물 속 당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눈물 속 당 수치가 혈당 수치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당뇨뿐 아니라 알츠하이머ㆍ파킨슨병ㆍ우울증 같은 뇌ㆍ정신질환을 전기자극으로 치료하는 등 이 기술의 활용 범위를 치료용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전반으로 넓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세광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당뇨 진단, 당뇨망막병증 치료용 약물전달 시스템이 장착된 무선 구동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세계 최초로 개발함으로써 관련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24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