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저금리 기조와 코로나19 사태의 글로벌 확산으로 예금금리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중에도 대출은 둔화되고 예금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은행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저축성수신 가중평균금리는 1.27%로 역대 최저치로 하락했다. 동기간 대기업대출, 중소기업대출, 가계대출금리의 가중평균 대출금리는 각각 2.72%와 3.13%, 2.88%로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은행감독원 ‘파인’에 의한 전은행의 1년제 정기예금의 금리 구성을 보면 0%대 금리 예금상품의 비중이 전체 정기예금 상품의 39.21%를 차지할 정도로 금리 수준이 급격하게 낮아진 것을 볼 수 있다.

은행의 1년제 정기예금 상품 종류 51개 중 20개 상품이 0.55~0.95% 금리(세전)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나머지 31개 정기예금 상품은 1.00~1.45%(세전) 수준으로 최고 금리가 연 1.45%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이는 조건부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 아닌 순수 기준금리를 비교한 것이다. 이처럼 0% 금리대 은행 정기예금이 계속 증가하며 금리 추세가 바뀌고 있다.

그런데 자료에 따르면 이처럼 수신 금리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중에도 전체 은행 종예금평잔은 지난 2월말 현재 1517조 1950억원으로 전월인 1월 평잔 1502조 4170억원 대비 14조7780억원이 증가했다.

 

2월말 현재 총대출평잔은 1709조 960억원으로 1월 평잔 1703조 840억원 대비 6조 120억원이 증가했다. 총수신평잔이 총대출평잔 대비 2.45배(8조7660억) 증가한 셈이다.

최근 3개월간의 총예금과 총대출의 증가 추세를 보면 총예금은 평균 2억원이 증가했고, 총대출은 6조원이 증가했다. 또한 예금과 대출의 증가 추세가 동일한 흐름을 보이며 오르내렸다. 지난 2월에는 총예금평잔 증가액이 총대출 대비 2.45배 이상 급격하게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2월 들어 총예금평잔이 총대출평잔을 약 2.5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은 코로나19의 창궐에 의한 시장 불확실성의 확대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극대화하여 안전한 은헁예금으로 자금이 유입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최근 6개월 간의 예금과 대출의 금리 수준별 추세를 보면 지속적인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저축성수신 금리는 지난해 11월 1.62%에서 12월 1.60%. 2020년 1월에 1.54%, 2월 1.43%, 3월 1.27% 등 비율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동기간 대출금리 추세를 보면 대기업대출 금리는 지난해 12월 최고 3.17%이후 3.12%, 2.96%, 2.72% 등 비율로 낮아졌다.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지난해 12월 3.50%에서 1월 3.48%, 2월 3.35%, 3월 3.13% 등 비율로 하락했다.

또한 가계대출 금리도 지난해 12월 2.98%에서 올해 1월 2.96%, 2월 2.90%, 3월 2.88% 등 비율로 동반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저금리 기조에다 올 초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국가에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금리 수준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미 기준금리가 제로금리(0%) 대로 내려온 상황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자금 공급은 확대될 것으로 보여 예금-대출금리의 추세적인 하락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4월 16일 임시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의 연 1.25%에서 역대 최저치인 0.75%로 전격 인하했다. 이에 따라 지표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 금리도 지난 2월 연 1.42%에서 3월 연 1.23%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