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주 '급등' vs 항공주 '급락’

항공주, 버핏 손절매 영향으로 5%이상 폭락

봉쇄 완화 기대에 WTI 20달러 탈환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와 미국과 중국의 갈등 우려가 맞선 가운데 소폭 올랐다.

4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07포인트(0.11%) 상승한 23,749.7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2.03포인트(0.42%) 오른 2,842.7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5.77포인트(1.23%) 상승한 8,710.71에 장을 마감했다.

증시는 전반적으로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고조된 영향으로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경제재개 기대감으로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3일) 폭스뉴스와 진행한 가상 타운홀 미팅에서 “중국은 코로나19와 관련해 끔찍한 실수를 저지르고도 이를 덮으려 했다”며 대중(對中)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관련 보고서를 곧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역시 “코로나19가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시작됐다는 ‘거대한 증거’가 있다”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 역시 관련 증거가 있다면서 중국을 압박했다.

중국 측은 관영 언론들을 대동해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에서 무능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 “폼페이오 장관은 제정신이 아니다” 등의 표현을 써가며 거세게 반발했다.

한편 플로리다, 뉴저지, 조지아 등 미국 상당수 지역과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취했던 봉쇄 조치의 단계적 완화에 들어간 것이 매수심리를 부추겼다.

특히 이날 장후반엔 미국 최대주인 캘리포니아주가 8일부터 의류 판매점, 서점, 꽃집 등 일부 소매점의 영업 재개를 허용키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지수가 플러스로 전환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데이터는 우리가 봉쇄를 완화해도 된다고 말한다"며 "우리가 진전을 이룬 덕분에 우리는 점진적으로 두 번째 단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활동이 다시 시작되면 경제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증시 반등은 빅테크 기업이 큰 역할을 했다. 넷플릭스는 3.1%, 아마존은 1.31%, 마이크로소프트(MS)는 2.45% 올랐다.

여기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다만 델타, 유나이티드, 아메리칸등 미국 3대 항공주는 모두 5% 넘게 급락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아메리칸·델타·사우스웨스트·유나이티드 등 미 4대 항공사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는 소식 탓이다.

국제유가가 20달러 선을 되찾은 것도 장 후반 주가 상승을 지지했다. 각국이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도입한 경제 봉쇄를 완화하고 나서자 원유 수요가 물꼬를 틀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3.1%(0.61달러) 상승한 20.3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6월 물 WTI가 배럴당 20달러 선을 탈환한 건 지난달 20일 이후 처음이다. 장 마감 이후 8% 안팎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5.86%(1.55달러) 오른 27.88달러를 나타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전 세계 원유 재고가 4월에 정점을 찍고 안정화하고 있다”며 “각국이 봉쇄 완화에 나서면서 석유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UBS도 “유가는 향후 추가 하락에 취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은 소폭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7%(12.40달러) 상승한 1713.30달러를 기록했다.

미 달러화도 강세였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45% 오른 99.53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