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으로 체육관, 펠로톤 강습소가 문을 닫으면서 사람들이 집에 머물게 된 3월 중순 이후, 펠로톤 가입자의 수는 88만 6100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출처= Peleton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교사이자, 어린이 책 작가이자, 3종 경기 선수인 로렌 올브라이트는 몇 주 동안 집에 머물러 지내면서 뭔가 불안해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녀는 지난 달 2245달러(175만원)나 하는 펠로톤 자전거를 ‘충동 구매’ 했다.

그녀는 그것이 ‘값 비싼 결정’이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녀가 다니던 체육관은 문을 닫았고, 그녀가 살고 있는 텍사스주 리처드슨은 며칠째 비오는 날씨가 계속되었다. 곧 닥칠 더위는 야외 운동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었다.

텍사스주가 재택 격리를 한 달 더 연장했을 때, 올브라이트는 결국 눈여겨 보던 펠로톤 자전거의 ‘구매’ 버튼을 클릭했다. 그녀는 남편과 세 아이들도, 한 달에 39달러의 추가 요금으로 스트리밍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이 인터넷 연결 자전거를 이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운동하는 것이 우리의 정신 건강에도 매우 중요하니까요.”

펠로톤은 운동 수업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과 함께, 화면이 장착된 운동용 자전거를 판매하는 회사다. 지난해 힘겹게 상장 시장에 입성한 이 회사는 할리데이 시즌 광고가 성차별을 불러일으킨다는 비난으로 시가 총액이 9억 달러나 떨어지는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코로나 경제의 잠재적 승자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배달 지연, 직접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 2000달러가 넘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집에 갇힌 미국인들의 구매 열풍이 불면서 펠로톤 인터랙티브(Peloton Interactive Inc.)의 1 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66%나 급증했다.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공급 부족 사태를 겪고 있지만 2분기 매출도 전년도 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매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지난 1분기 가입자 수도 88만 6100명에 달하며 두 배 가까이 늘었는데, 여기에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체육관 등 많은 매장이 문을 닫고 많은 미국인들이 집안 격리 명령을 받은 한 두주가 포함되어 있다.

▲ 이 회사의 주가도 3월 중순 이후 덩달아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출처= ArchDaily

펠로톤의 주가도 실적 발표 후 7% 상승했다. 3월 중순 때만해도 20달러를 밑돌던 주가는 6일 장마감 이후에도 상승을 이어가며 40달러를 넘어섰다.

회사는 급증하는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통상 7일에서 9일 걸리던 배송 기일을 한 달 이상으로 연장했다.

이뿐 아니라 그동안 회사 직원이 직접 자전거를 주문자의 집 안까지 배달하고 설치까지 해주던 관행을 중단하고 자전거를 그냥 현관 밖에 놔두도록 지시했다. 물론 코로나로 인한 대면 접촉을 피하기 위해서다.

또 다른 변경 사항은, 그 동안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로 꽉 찬 뉴욕과 런던의 스튜디오에서 강습을 진행하던 펠로톤 강사들이 라이브로 스트리밍되기는 하지만 이제는 혼자서 강습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뉴욕주 뉴로셸(New Rochelle)에 사는 제니퍼 머피는 이전에는 자전거 타기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수영 애호가였다. 그런데 지난 4월에 펠로톤을 주문하고 자전거 팬이 되었다. 이제는 그녀 동네의 수영장이 문을 열더라도, 굳이 수영하러 갈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풀장이 언제 열릴지 모르고 이런 일이 또 다시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제 모르는 사람들과 체육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겁도 나는군요.”

사람들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집에 머물면서 소비자들이 집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많은 회사들이 코로나 위기 동안 이득을 보고 있다.

넷플릭스도 1분기에 예상치의 두 배가 넘는 1580만 명의 고객 증가 실적을 발표했다.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와 켈로그(Kellogg) 같은 식품 회사들은 쇼핑객들이 그들의 식품 창고와 냉장고를 가득 채울 때 이득을 보았다.

펠로톤은 1분기 매출이 66% 증가한 5억 246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는 4억 8800만 달러였다.

미국 뉴욕주 마운틴 키스코(Mt. Kisco)에 사는 웬디 스패노는 "내가 펠로톤을 사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에 머물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는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달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