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ANG 주가 강세 지속...나스닥 올해 플러스 전환

사우디 기름값 인상에도 이틀째 뚝…WTI 1.8%↓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 수출 호조와 미국 실업자 증가 속도 둔화에 힘입어 상승했다.

7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1.25포인트(0.89%) 상승한 2만3875.8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2.77포인트(1.15%) 오른 2881.1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25.27포인트(1.41%) 상승한 8979.66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코로나19 충격을 딛고 올해 연간 기준으로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번 분기 들어 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등 이른바 팡(FAANG)으로 불리는 기술주는 15.8% 상승했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은 “올해 2020년에 이들 기술주의 주가는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예상을 뛰어넘은 중국의 경제지표로 인해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상승세로 출발했다.

중국 4월 수출은 달러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증가해 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한 전문가 전망치(18.8% 감소)를 크게 웃돌았다. 수입은 전년보다 14.2% 줄었지만, 전망치(15.8% 감소)보단 양호했다.

글로벌 경제의 극심한 침체를 고려하면 중국 수출 호조가 일시적 현상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시장에는 안도감을 제공했다.

미국에서도 대량 실업이 이어졌지만, 신규 실업 증가 속도가 둔화하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67만7천 명 줄어든 316만9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 305만 명보다는 소폭 많았다.

최근 7주간 3350만 명 정도가 일자리를 잃은 최악 상황이지만, 3월 말에 주간 기준으로 600만 명 이상 증가했던 데 비하면 신규 청구자 수는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경제 재개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영국과 프랑스는 다음 주부터 전국적 봉쇄령을 단계적으로 풀기로 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19 사태의 책임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이는 점은 위험 요인으로 부상했다. 양국이 무역전쟁을 다시 시작할 가능성 때문이다.

양국 간 무역협상의 최고책임자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는 이르면 내주 전화로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1월 중순 1단계 무역합의 이후 첫 접촉인 만큼 1단계 협상의 이행상황을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일단 대화에 나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무역협상 진전을 위한 ‘대화의 문’을 열어둔 듯한 언급을 내놨다. 그는 이날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중국이 지식재산 보호와 공정하고 상호호혜적인 무역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제유가는 이틀째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6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배럴당 44센트(1.8%) 내린 23.5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WTI 6월물은 장중 한때 11% 넘게 뛰어 배럴당 26.74달러까지 올랐지만 장후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 반전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7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도 0.26달러(0.9%) 하락한 배럴당 29.46달러에 마감됐다. 장중 5% 넘게 오르기도 했지만 끝내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내렸다.

유가는 이번 주 상당한 랠리를 나타내며 WTI는 18%, 브렌트는 11%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수출가격을 인상하고 중국의 원유 수입이 늘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증발 우려과 차익실현 욕구를 이기지 못했다.

이날 사우디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6월 인도분 아랍경질유의 공식판매가격(OSP) 할인율을 낮춰 공지하며 수출가격을 배럴당 1.40달러 인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일평균 원유 수입량도 4월 104억2000만 달러로 3월 968만 달러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도 유가 하락에 한몫했다. 지난 5일까지 5거래일 동안 WTI는 약 100% 급등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7.30달러(2.2%) 상승한 1725.80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달러도 약세를 나타내며 금값 상승을 도왔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27% 내린 99.83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