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38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대형참사를 일으킨 이천 물류창고 공사를 둘러싸고 당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거나 휴식을 취하던 황금연휴. 더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웃음을 주겠다며 묵묵히 물류창고에서 일하던 우리의 소중한 가족이자 이웃이 끔찍한 화마에 삼켜졌다. 이런 가운데 해당 공사를 발주한 한익스프레스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발주사는 공사를 요청한 업체라 일차적인 책임은 시공사에 있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발주사가 시공사에 자세한 요청을 하는 등 공사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일이 있으면 처벌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발주사인 한익스프레스 본사 사무실과 설계업체 등 5곳을 전격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10일 업계에서는 한익스프레스의 대표인 이석환 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그가 1994년 ‘건방지게 프라이드가 사건’의 주인공이라는 점이 시선을 끌고 있다.

‘건방지게 프라이드가 사건’은 1994년 1월 20대 초반의 오렌지족 4명이 그랜저로 도산대로를 운행하던 중 프라이드 승용차가 끼어들자 “감히 프라이드 주제에 우릴 추월해?”라고 욕설을 퍼붓는 한편, 프라이드 승용차를 세우게 해 운전자를 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오렌지족 4명은 프라이드 운전자의 머리를 벽돌과 화분으로 후려쳤으며 뇌출혈을 일으키기도 했으나, 같은해 집행유예로 모두 풀려났다. 이 문제의 사건 주인공인 오렌지족 4인방 중 한 명이 바로 이석환 현 한익스프레스 대표다.

이석환 대표와 함께 ‘건방지게 프라이드가 사건’의 주인공 면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먼저 오렌지족 4인방 중 한 명인 이석환 대표를 비롯해,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외아들 고 신동학 씨가 눈길을 끈다. 그는 현장에서 도주한 후 영국으로 몰래 출국하려다 경찰에 잡혔으나, 경찰은 그의 부친인 제일화재해상보험 회장의 직업을 ‘보험회사 직원’ 등으로 축소하는 한편 상부에 별다른 보고를 하지 않아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고 신동학 씨는 이후 코카인 대마, 음주운전 등 갖은 논란을 일으키다 2005년 태국서 추락사했다.

한편 이석환 한익스프레스 대표가 전 중앙정보부장 이후락 씨의 손자이자 한화와도 관련이 있다는 점도 조명되고 있다. 실제로 이석환 대표의 아버지는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아들인 이동훈 전 제일화재 회장이며 어머니는 한화 김승연 회장의 누나 김영혜씨다.

한화그룹이 유독 이후락 전 중정부장과 인연이 깊다는 점도 회자된다. 실제로 이동훈 전 제일화재 회장과 한화 김승연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씨가 결혼한 것에 이어 이후락 전 중정부장의 장남인 이동진씨가 서정귀 전 호남정유 회장 딸인 서옥로씨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서정귀 전 호남정유 회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부인인 서영민 여사의 부친이자 전 내무부장관인 서정화 씨와 6촌이다. 한화그룹이 이후락 전 중정부장과의 혼맥을 적극적으로 맺어온 상황에서, 그 연장선에 이후락 전 중정부장의 손자이자 김승연 한화 회장 누나의 아들인 이석환 대표가 존재하는 셈이다.

한익스프레스도 한화와 당연하지만 강력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한익스프레스는 한화그룹 계열사였으며 1989년 그룹에서 분리됐으나 여전히 주요 고객사는 한화솔루션, 한화토탈, 한화솔루션, 한화큐셀 등 한화계열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