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배달의민족 오픈서비스 논란이 국내 배달앱은 물론 전체 플랫폼 비즈니스 업계를 강타한 가운데 음식 배달은 물론, 집 청소 등 각종 요구사항을 해결하는 앱 '띵동'의 개발 및 운영사 허니비즈가 배달앱 시장 진출을 전격 선언해 눈길을 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4월 1일 기존 울트라콜 체제에서 야기되는 소위 깃발꽂기의 폐혜를 덜어내고자 수수료 5.8%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오픈서비스를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여론의 강력한 반발에 다시 울트라콜 체제로 돌아간 상황에서 띵동이 2%라는 낮은 수수료를 바탕으로 시장 경쟁에 뛰어든 셈이다.

▲ 출처=허니비즈

‘띵동’

허니비즈는 심부름 플랫폼 띵동, 공유 배터리 서비스 자영업자의 아잉, 모빌리티 플랫폼 PUMP의 씽씽을 운영하고 있다. 생태계 중 띵동이 핵심이며 PUMP의 씽씽과 공유 배터리 서비스인 아잉은 비교적 최근인 2019년 5월과 10월 각각 서비스를 시작했다.

허니비즈는 킬러 서비스인 띵동을 중심에 두고 후발 서비스인 아잉과 씽씽을 키우는 전략을 주로 가동한다. 실제로 아잉의 경우 띵동 허니비즈와 공동으로 영업·콜센터를 운영하며 띵동 소속 라이더가 아잉박스의 설치 및 관리를 담당한다. 또 띵동의 24시간 고객센터에서 아잉 고객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씽씽도 띵동이 실시간으로 배터리 교체, 제품 점검 및 수리 서비스를 진행하며 24시간 콜센터를 통해 고객 호출 시 30분 이내 출동한다.

윤문진 허니비즈 대표가 자영업자와 PUMP의 공동대표를 동시에 역임하며, 띵동이 가진 온오프라인 플랫폼 경쟁력이 자영업자와 PUMP를 지원하는 전략이 완성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허니비즈의 띵동이 배달앱 2.0 전략을 전면에 걸었다. 수수료를 2%만 책정한 상태에서 빠르게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설명이다.

서울 관악과 성동, 송파, 동작구 및 부산진구 등 총 5곳을 전략 지역으로 선정했으며 7만2000곳의 전국 타 지역은 앱내 전화 주문으로 배달음식을 만날 수 있다. 올 하반기에 이들 지역 모두, 전국 음식 배달 실시간 연동을 확대할 예정이다. 띵동 가맹점 참여 방법은 홈페이지와 카카오톡 문의, 전화문의, 앱 제휴 등 4가지로 구성되어 높은 접근성을 자랑한다는 평가다.

허니비즈는 배달앱 2.0 로드맵을 밝히며 자체 배달 인력을 가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바로고 등 주요 배달대행업체들이 허니비즈와 협력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조만간 관련된 내용이 발표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허니비즈의 배달앱은 수수료가 2%며 점주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전망이지만, 약 3000원 수준의 배달비는 다른 배달앱과 동일하게 과금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 공유 배터리 아잉. 출처=허니비즈

성공의 조건 하나, 마케팅

허니비즈의 배달앱 시장 공략 로드맵은 선명한 편이다.

타이밍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현재 배달의민족 과금 체제와 관련해 많은 비판이 쏟아지는 한편 공공 배달앱 가능성까지 불거지고 있으며, 마침 배달의민족은 기업결합 이슈로 공정거래위원회는 물론 여론의 추이를 살피느라 몸을 낮춘 상태라 강력한 대응을 보여줄 수 없다. 이런 가운데 허니비즈의 공격적이고 파격적인 수수료 2% 정책은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마케팅적 측면의 노림수도 엿보인다.

허니비즈는 이번 발표를 통해 마케팅을 지양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신 그 리소스(자원)를 플랫폼 운영에 집중시켜 2% 수수료를 실현하겠다는 각오다. 실제로 윤문진 대표는 "우리나라 배달 중개시장 규모가 충분히 크고 성숙한데다, 소상공인 및 관과 협력하면 수수료 2% 체계로도 시장성이 있다"면서 "이번 배달앱 2.0 정책은 소상공인 부담을 크게 낮춰, 최근 논란이 된 배달앱 수수료 문제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수수료를 올리거나 추가로 광고 및 입점비를 도입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허니비즈가 강조한 마케팅 지양 선언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자체가 일종의 마케팅으로 볼 수 있다. 배달의민족이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특유의 브랜드 감성을 세웠다면, 허니비즈는 마케팅에 소요되는 막대한 자금력을 상생의 리소스로 삼는다는 선언을 통해 ‘돈이 들어가지 않는 진정성 마케팅’을 시도하는 셈이다.

결국 마케팅과 마케팅의 대결이다. 배달의민족은 막대한 자금력으로 기존 기업이 보여주지 못한 특유의 브랜드 가치를 창출해 이를 플랫폼 경쟁력의 핵심으로 삼은 반면, 허니비즈는 막대한 자금력이라는 리소스를 낮은 수수료의 플랫폼이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선언'을 바탕으로 역시, 또 하나의 마케팅에 도전하는 분위기다. 어떤 마케팅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성공의 조건 둘, 속도

허니비즈는 지금까지 기존의 띵동과 후속 서비스의 연결고리를 강화해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나 배달앱 2.0 전략은 다르다. 띵동 자체가 서울 강남과 서초에만 기반을 둔 상태에서 새로운 배달앱은 5개 지역을 바탕으로 한 전국 서비스를 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잉과 씽씽의 서비스 권역이 띵동의 권역과 명확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허니비즈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최대한 띵동의 권역에 집중했던 것을 고려하면 다소 파격적이다.

띵동의 특성이 심부름 플랫폼이며, 내부에 이미 배달앱 서비스와 교집합이 많다고는 하지만 이 자체로는 기존 허니비즈의 전략과는 차이가 있다.

이는 20조원 규모의 배달앱 시장에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으로 이어지는 시장 장악력이 최근 흔들리고 있다는 내부 판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연장선에서 일종의 속도전을 바탕으로 빠르게 몸집을 불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기존의 방식과 벗어나는 일이 있어도 일단 몽골기병 전략을 통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겠다는 의지다. 

허니비즈 관계자는 “당장 유의미한 수익을 내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면서 “배달앱 시장에서 대안으로 활동하며, 연내 배달의민족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윤문진 대표. 출처=PUMP

성공의 조건 셋, 지속성

허니비즈의 배달앱 2.0 선언이 안착하려면 역시 플랫폼이 지속되어야 한다. 이런 가운데 2%의 수수료를 감당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 타진이 벌어져야 한다.

허니비즈 관계자는 “띵동을 비롯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한편, 띵동에서는 이미 기존 배달앱 업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사업이 전개되고 있다”면서 “과도한 출혈 마케팅을 지양하고 다양한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삼는 한편 점주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수료가 낮은 만큼 최대한의 성과를 내기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소상공인연합회 등과의 전략적인 제휴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허니비즈 관계자는 “아직은 너무 초반이라 특별히 말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