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로 제2의 신화를 썼다. 올해 1분기 3500억원이 넘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분위기다. IPO(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시장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 매출액 5082억원, 영업이익 3524억원, 순이익 29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98.8%, 256%, 215% 급증했다.

깜짝 실적이다. 크래프톤은 1분기 영업이익 기준 업계 2·3위 넷마블(204억원)과 엔씨소프트(2414억원)를 단번에 제쳤다. 1위인 넥슨(4540억원)도 바짝 추격했다.

▲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출처=펍지

펍지의 PC 게임 ‘플레이어언노운 배틀그라운드’의 모바일 버전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성과가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크래프톤의 1분기 모바일 부문 매출은 4215억원으로, 전년 동기(692억원) 대비 6배 급증했다. 온라인은 719억원, 콘솔 113억원, 기타 34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 지역의 매출이 급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올해 1분기 아시아 지역 매출은 4519억원으로 전체의 88.92%를 차지했다. 북미·유럽 지역은 308억원(6.07%), 한국은 241억원(4.75%), 기타 13억원(0.26%)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지역 매출은 전년 동기(1672억원) 대비 2.7배 급증했다. 다만 그 외 지역에선 모두 줄었다.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신화’를 모바일에서 다시 썼다는 평이다. 지난 2017년 등장한 배틀그라운드가 글로벌에서 흥행 잭팟을 터트리며 2018년 연간 매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 뒤론 관련 매출이 꾸준히 하락했고 신작은 흥행하지 못하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서 새로운 매출원이 크게 확보된 모습이다.

배틀로얄 장르에서의 모바일 게임 성공 사례가 나왔다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지금까지 여러 국내 게임사가 기존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성공 사례를 기록한 바 있지만, 그외 장르에서의 흥행은 요원했기 때문이다.

한편 크래프톤의 1분기 영업이익률이 69%에 달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전년 동기(39%) 대비 큰 폭 늘었으며,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33%)는 물론 상당히 높은 영업이익률을 자랑하는 넥슨(50%) 마저 제쳤다. 

별다른 비용이 차감되지 않는 로열티 수익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의 자회사 펍지가 텐센트로부터 중국판 배그 모바일로 불리는 ‘화평정영’의 로열티 매출을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당국의 한국 게임 판호 발급 중지에 따라 이를 우회하는 방법을 택했다는 해석이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니코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해 화평정영은 중국에서 약 1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그 과실이 크래프톤의 파괴적인 호실적에 큰 도움을 줬다는 말이 나온다.

한편, 대통령 직속 4차산업위원회 위원장 임기를 마치고 크래프톤 경영 일선에 복귀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의 행보에 시선이 모인다. 장 의장은 크래프톤으로 복귀하며 단기간에 IPO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올해 남은 분기에도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이 이어진다면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는 안정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