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코로나19도 국내 제약시장의 성장세를 막지 못했다. 애초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제약시장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과 달리 국내 제약사들은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또 영업활동 제한과 병·의원 방문 감소 등으로 전문의약품 처방실적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기우에 불과했다.

22일 한국 아이큐비아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전체 제약시장의 매출은 5조 6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성장했다.

일반의약품을 포함한 원외시장은 4.9%, 원내시장은 5.9%의 성장을 각각 보였다. 또 원내 시장을 다시 의원 원내시장과 병원 원내시장으로 나눠보면 병원 원내시장이 6.0%의 성장률로 약간 더 높게 나타났다.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은 각각 5.5%, 3.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반의약품의 연평균 성장률이 3~4%인 점을 감안하면 기존 성장세를 유지했다고 볼 수 있다. 또, 당초 코로나19 우려로 환자들의 병·의원 방문이 줄어 처방시장 자체가 상당히 위축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전문의약품 시장도 나름 준수한 매출 성과를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 2020년 1분기 전체 제약시장 매출 및 성장률 (단위: 억원) 출처=한국아이큐비아

제약사들은 영업사원의 의료기관 방문 자제 등 코로나19로 영업활동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기대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내제약사는 4.2%, 외자제약사는 6.8%의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외자제약사는 오랜 재택근무기간으로 상당기간 영업활동의 공백이 불가피했음에도 오리지널 중심의 외자제약사 제품이 제네릭 중심인 국내제약사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을 적게 받은 것으로 관찰된다.

오리지날 품목과 제네릭 제품은 최근 연평균 성장률 6~7% 사이를 유지해왔다. 지난 1분기 제네릭의 성장률은 4.0%인 반면 오리지날 제품은 7.4%의 성장률을 보이며 이전 평균 성장의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확인된다.

치료군별로 성장률을 살펴보면, 항암제 및 면역조절제제 제품군이 11.4%, 신경계용제 제품군 10.8%, 심혈관계 제품군 8.1%, 호흡기계용제 제품군 7.9%로 전체 시장의 성장을 주도했다. 해당 치료군의 높은 성장은 중증 질환에 사용 내지는 원내 처방의 비중이 높은 경우이거나 호흡기질환 치료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한 요인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만성질환 관련 치료군 중 심혈관계 제품군은 코로나19 사태에도 ARB와 지질저하제의 성장세가 이전과 변함없이 유지됐다. 반면 전신성 항감염성제, 근골격계용제 및 비뇨생식기용제 카테고리는 각각 -3.2%, 0.8%, 0.7%의 성장률로 1분기 전체제약시장 성장률에 미치지 못했다.

▲ 2019년 1분기 대비 2020년 1분기 치료군 별 성장률(%) 출처=한국아이큐비아

한국 아이큐비아 Commercial Operations를 총괄하고 있는 전승 전무는 “2020년 1분기 전체제약시장은 기존 전망치보다 준수한 매출 및 성장세를 기록했다"며 "어려운 시장 환경 가운데서도 시장의 일부 세그먼트는 이전 성장의 수준을 유지함으로써 2020년 전체 성장률에 있어서도 조금은 더 희망적인 전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코로나19 관련 상황은 여전히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기에 성장 추이를 계속 모니터링 해야 하며 및 그에 따른 전망도 계속 업데이트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