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태운 삼양식품 대표. 출처=삼양식품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정태운 삼양식품 대표의 경영 행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삼양식품이 올해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정 대표가 단독대표에 나선 직후 공개된 첫 성적표가 '홈런'을 날리면서 오너 공백리스크 우려마저 씻어냈단 장미빛 전망이 나온다. 이 추세대로라면 2·3분기에도 전문경영인 체제로 좋은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563억원, 영업이익 2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73% 증가한 수치다.

해외의 경우 각국의 외출제한 조치로 실수요가 증가했다. 또한 물류 차질 등으로 제품 공급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 해외 거래선들이 주문량을 늘리면서 전년 동기 대비 49% 성장한 77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5% 성장한 79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된 2월 말을 기점으로 기존 대비 발주량이 2배 이상 늘어났다. 재택근무 등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확대된 라면 수요가 내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A+'급 경영 성적표 받은 1분기, 2·3분기도 '장미빛' 전망 우세 

지난 4월 오너경영에서 전문경영인 단독 체제로 전환되면서, 이번 실적의 김 사장의 흔적이 없진 않지만 오너 부재 우려는 사그라들 전망이다.

▲ 불닭시리즈 모음. 출처=삼양식품

김정수 사장이 ‘불닭 시리즈’ 개발과 론칭을 진두지휘해 지금의 삼양식품을 만들었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은 총수인 전인장 회장이 단독 대표 체제로 경영해왔으나, 2018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아내인 김 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 김 사장이 경영 총괄을, 정태운 생산본부장이 생산 및 제조 등을 맡아왔다.

그러나 김 사장도 2년만에 대표직을 내려놨다. 전 전 회장의 회삿돈 횡령 등에 김 사장도 가담했다는 이유에서다. 올 초 대법원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선고가 최종 확정됐다.

"점심시간 탁구하는 우리 대표님"...정태운 대표, 풍부한 현장 경험으로 내부 결속 집결 

정 대표는 줄곧 생산분야에서 일해온 ‘생산 전문가’로 통한다. 생산공장본부장 출신의 현장경영을 앞세워 올해 삼양식품을 이끈단 각오다. 특히 업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인재육성이라는 목표를 두고 있다. 개개인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각종 온·오프라인 교육을 진행하는 중이다.

합리적 성격과 포용력이 돋보인다는 점은 오너일가의 부재 속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정 대표는 생산에 전념한 오랜 이력을 바탕으로 풍부한 현장 경험에 실무능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정 대표는 현장에서 가깝게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신입사원 및 경력사원 입사시 직접 간담회를 진행하고, 정기적으로 대리급 이하 사원들과 간담회를 개최한다 게 내부 관계자의 말이다. 

점심시간에는 사내 탁구장을 찾아 직원들과 자주 땀을 흘리는 격식없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정 대표는 약 10년 전부터 전 직원 복지를 위해 부서별로 탁구장 6곳을 설치한 중인공이다. 평소 혼자 공장을 돌면서 개선할 점을 파악하는 등 현장 노하우와 이해도를 토대로 직접 직원들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모습을 보여 조직 안팎으로 신망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올해 주총에서 ‘지역별 맞춤 수출 전략’과 ‘브랜드 리빌딩’ 양대 경영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는 불닭의 인기를 잇는 신제품을 지속 출시하고, 해외시장은 현지 맞춤형 라면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