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터 킨지는 벌써 두 달째 자신의 미니밴에서 일하고 있다.     출처= Walter Kinzi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월터 킨지는 최근 그의 새 사무실에 이상한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사슴, 영양, 방울뱀 네 마리, 어미 거위 한 마리와 새끼들. 하지만 그가 정말로 친한 손님은 소들이다.

"나를 마치 자기네 무리 중 하나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자기들이 내 구역에 들어왔으면서도 전혀 나의 존재를 신경쓰지 않지요. 나를 너무 익숙하게 여깁니다.”

킨지는 텍사스 포트워스(Fort Worth)에 본사를 둔 이벤트 프로덕션 회사 엔코어 라이브(Encore Live)의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3월 초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가 미국 전역에 퍼지기 시작하면서 사우스다코타에 있는 아내 가족 농장의 미니밴 안에서 일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텍사스에서 사우스다코타로 갔을 때 킨지는 원래 지하실을 사무실로 꾸며 거기서 일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외딴 지역인데다 지하실에서는 휴대폰의 수신 감도가 떨어져 일하기가 불편했다.

그는 휴대폰이 잘 수신되는 곳을 찾기 위해 1만 7000 에이커(2000만평)의 농장을 하루 종일 차로 돌아다니다가 마침내 언덕 꼭대기에 한 자리를 찾았다. 그는 현재 그곳에 혼다 오딧세이(Honda Odyssey)를 세워놓고 대부분의 시간을 차 안에서 일하며 보낸다.

사실 이를 준비하고 실행하는 데 며칠 걸렸다. 가장 먼저 산 것은 전화기를 걸어 놓을 홀더였다.

"직원들과 (화상) 통화를 많이 하는 데 그럴 때마다 그들은 내 턱 밑을 봐야 했지요, 이젠 얼굴을보고 통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통화하면서 두 손이 자유로워야 필기하거나 컴퓨터 키보드를 칠 수 있으니까요.”

미니밴 사무실에는 프린터, 노트북, 아이패드, 커피머신까지 갖춰져 있다. 그는 또 추가 작업공간을 위해 밴 외부에 두 개의 야외 테이블을 설치했다.

휴대폰 부스터는 궂은 날씨에도 언덕에서 휴대폰 수신 감도를 높게 해주며 톡톡히 제 역할을 해냈다.   

"바람이 시속 25마일 이상 부는 날이면 전화기 수신 감도가 크게 떨어졌는데 부스터가 모든 걸 해결해 주었습니다.”

화상 회의를 할 때 그의 배경에는 사우스다코타의 구불구불한 언덕의 숨막히는 경치가 펼쳐진다. "내가 말해주지 않으면 직원들은 가짜 배경인 줄 알지요.”

때로는 언덕에서 연못가로 이동해 주차해 놓고 낚시하면서 업무 전화를 받는다. “이보다 더 좋은 전원생활은 없을 겁니다.”

▲ 주디 휠러는 재택근무를 하다가 늘 같은 경치가 지루해 간혹 차에서 일하며 주변 경치를 바꾼다.     출처= Judy Wheeler

주디 휠러도 코로나 기간 동안 자신의 차에서 일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닛산자동차 북미법인의 딜러망 개발 및 고객 품질부 부사장인 그녀는 매주 여행을 하기 때문에 자동차 안이 익숙하다. 그녀가 차 안에서 일하는 것은 일종의 변형된 재택근무다. 그녀는 시도 때도 없이 운전 중에도 일하며 일하는 중에도 운전한다. 운전 중 전화 통화를 하는 것은 다반사다.

“나는 순간 순간 휴식이 필요하고 풍경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녀가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해 가장 즐겨 찾는 곳 중 하나는 지역 골프장의 18번 홀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운전석에 앉아 회의를 한 것이 한 두번이 아니랍니다. 운전석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핸들 위치를 상향조정(steering wheel up)하지요. 센터콘솔 위에는 항상 노트북이 놓여 있습니다.”

자동차에서 효율적으로 일하려면

편안한 환경. 자동차 의자는 장시간 앉아 있어도 좋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가능한 카 시트를 최대한 편안하도록 조절할 필요가 있다. 닛산의 인체공학 엔지니어 아담 테이시는 시트 등받이 각도를 19도로 젖힐 것을 권한다. 이것은 보통 운전하는 자세보다 등받이를 더 세우는 자세다. 쿠션도 허벅지를 지탱하도록 조절한다. 그는 또 차를 운행하지 않는 경우, 운전석을 최대한 뒤로 빼 공간을 확보하라고 권고했다.

사운드 시스템의 활용. 자동차 사무실에서 전화 통화를 할 때 전화기를 자동차의 블루투스에 연결하라. 자동차의 마이크는 운전자의 목소리만 고르고 다른 소음은 차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테이시는 "블루투스를 통해 대화하면 상대방은 당신의 목소리만 들을 수 있다. 고화질 마이크는 주변 소음을 모두 걸러내고 당신의 목소리만 전달해 준다."고 설명했다.

가끔씩 이동할 것. 어디에서 일하든 한 자세로 오래 동안 앉아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자동차에서 일할 때에도 센터 콘솔을 책상으로 이용하되 앞좌석과 뒷좌석을 번갈아 가며 앉는 것이 좋다. 테이시는 노트북을 눈높이까지 받칠 수 있도록 픽업트럭 침대 가장자리에 있는 스탠딩 데스크 같은 것을 설치할 것을 권장한다.

차 안을 서늘하게 유지한다. 차 실내를 서늘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창문 가리개를 설치한다. 테이시는 "유리 표면은 실내를 거의 즉시 가열시키기 때문에 차 유리를 모두 덮을 수 있는 햇빛 가리개로 유리를 차단해 실내 온도를 낮게 유지하라”고 조언한다.

또 차에서 일하면서, 차고나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시동을 켜두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