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컴퓨터가 토론에서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말을 듣고, 그의 주장을 이해하고, 신속하게 대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했다. IBM은 지난해, 세계 최고 수준의 인간 토론자와 경쟁한 AI ‘IBM 리서치 프로젝트 디베이터’(IBM Research's Project Debater)를 위해 '자연어 처리' 기술을 개발했다.      출처= IBM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IBM이 컴퓨터가 인간의 의사소통을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하는 새로운 기술을 상용화하고 있다.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학습하는 능력이 향상되면서 인공지능 시스템은 기업에서 점점 더 큰 역할을 맡게 되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아직까지 사람들의 일상적인 의사소통에서 흔히 나타나는 갖가지 뉘앙스를 이해하는 데에는 매우 서툴다.

IBM은 AI 시스템 왓슨(Watson)에 새로운 도구를 추가해,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더 잘 이해하게 만들고 있다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IBM의 '자연어 처리' 기술은, 지난해 세계 최고 수준의 인간 토론자와 경쟁했던 AI 기계 ‘IBM 리서치 프로젝트 디베이터’(IBM Research's Project Debater)를 위해 개발되었다.

토론에서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기 위해, 프로젝트 디베이터는 인터넷 접속이 안된 상황에서도 상대방의 말을 듣고, 그의 주장을 이해하고, 신속하게 대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했다. 그것은 컴퓨터가 구어체나 관용어뿐만 아니라 특정 방언이나 산업의 전문 용어를 식별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예를 들어 ‘일을 복잡하게 만든다’(open a can of worms)라는 관용어를 이전에는 문자 그대로 누군가가 ‘실제로 벌레 통조림을 열고 있다’고 이해했다).

기업들은 이제 IBM의 자연어 처리 도구를 사용해, 문서를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연구를 수행하고, 사람들이 하는 말을 발 받아 넘기고, 고객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게 되었다.

IBM의 데이터 및 AI 담당 롭 토마스 전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직원, 협력사, 고객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커뮤니케이션은 이메일, 채팅, 문자, 문서 등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또 기업이 가지고 있는 가장 좋은 데이터 또한 그런 커뮤니케이션 속에 들어 있다”고 말했다.

리서치회사 가트너(Gartner)의 2019년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의 약 48%가 올해 회사에 AI 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월 IBM이 전 세계 기업 4500명의 기술 의사 결정자(technology decision makers)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직원 1000명 이상 기업의 45%가 이미 AI를 채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IBM의 AI 시스템이 기존 AI 시스템보다 크게 다른 한 가지는 시스템이 ‘감정 분석 능력’, 즉 누군가가 말하거나 글을 쓰고 있는 것을 보고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지 그 내용과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IBM의 AI 시스템은 ‘겁이 난다’(get cold feet)는 말이 ‘팔다리가 쌀쌀하다’는 뜻이 아니라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는 뜻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토마스 전무는 "우리의 대화와 상호작용의 상당 부분은, 특히 고객 지원 분야에서는 관용어나 업계 고유의 전문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능이 왓슨 디스커버리(Watson Discovery)라는 기존 IBM AI 도구에 연결되면, 기업들은 문서나 기타 서면 커뮤니케이션에서 보다 쉽게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이 AI시스템은 문서의 중심 주제나 중요 사항을 더 잘 이해하고, 보다 구체적으로 분류할 수 있어서, 기업에게는 매우 유용하다. 또 많은 양의 데이터를 간결하게 요약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두 개의 다른 문서가 다른 단어를 사용해 동일한 내용을 말하는 것도 알 수 있다.

"왓슨이 백만 개의 문서를 조사한다 해도, 해결하려는 문제와 가장 관련성이 높은 정보가 무엇인지를 식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고객 서비스 요청을 받았을 때 그 요청을 다른 장소로 안내해야 할 경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또 법률 회사가 많은 문서를 검색하고 유사한 소송에 대한 판례를 찾을 때에도 사용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며칠 또는 몇 주가 걸리는 일도 AI가 몇 분 만에 해결할 수 있다.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AI 시스템이 유색인종을 포함한 특정 집단에 대해 편견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토마스는 고객으로부터의 신뢰가 필수적인 것처럼 AI를 사용하는 기업에도 신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IBM에 오픈스케일(OpenScale)이라는 도구가 있는데, 이 도구가 기업 AI 도구의 편견을 탐지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에 대한 신뢰는 필수적입니다. 누구에게나 당신이 설명할 수 있고, 편견이 없고, 신뢰할 수 있는 AI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다른 관심사는 AI시스템이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AI시스템이 인간 노동자들을 쓸모 없게 만들기 보다는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AI가 해결하기에 너무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인간과 힘을 합치면 해결책을 훨씬 빠르게 찾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