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메드팩토의 항암 신약 후보물질 '백토서팁'이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백토서팁은 단독 임상과 더불어 다른 의약품을 함께 투여해 효능을 확인하는 병용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이달 말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를 비롯해 유럽종양학회(ESMO), 면역항암제학회(SITC) 등에서 메드팩토가 다양한 백토서팁 임상 결과를 연달아 공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직은 작은 기대에 불과하지만 임상 결과에 따라 세계 무대에서 통하는 토종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탄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백토서팁 작용 기전. 출처=메드팩토

기존 암치료제와 병용 가능

백토서팁은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저해하는 주요한 기전으로 알려진 형질전환증식인자 TGF-β(베타) 신호를 선별적으로 억제하는 약제다.

백토서팁은 이론적으로 특정 암에 국한되지 않고 거의 모든 종류의 암 치료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저분자 의약품인 백토서팁은 경구 복용이 가능해 항체의약품 대비 저렴한 약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메드팩토는 현재 대장암과 위암, 비소세포폐암, 방광암, 다발성골수종 등 다양한 적응증으로 백토서팁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 병용투여 임상만 8건에 달한다. 백토서팁은 전임상에서 단독요법으로 어느 정도 효능을 입증했기에 병용요법에 대한 기대도 큰 편이다.

현재까지 허가된 TGF-β 저해제는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백토서팁의 유효성 입증은 TGF-β 저해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주요한 시험대로 평가된다.

▲ 항암제 단일투여와 백토서팁 병용투여 비교. 출처=메드팩토

빅마파 관심 한몸에

백토서팁은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와 임상시험을 협력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머크의 '키트루다'와 대장암·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와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병용 임상 1b/2a상을 각각 진행 중이다.

백토서팁은 2건의 임상시험에서 반응률과 질병통제율이 단독요법 대비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부작용도 경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면역항암제를 무상으로 공급받고, 임상시험 전략을 공동으로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다.

아울러 메드팩토는 최근 머크와 대장암·위암에 이어 폐암 치료를 위한 병용 임상 2차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메드팩토는 국내에서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백토서팁과 키트루다의 병용 임상을 진행한다. 이번 추가 임상은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이다. 올해 안에 식약처에서 2상 승인을 받아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메드팩토 파이이프라인 현황. 출처=메드팩토

초기 임상에서 안전성 확인

메드팩토는 오는 29~31일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백토서팁과 관련해 총 2건의 초기임상 데이터를 발표한다. 이에 앞서 데스모이드종양(섬유종증) 임상 1b/2a상 및 위암 임상 1b/2a상 결과에 대한 초록을 공개했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김효송 교수 주도로 진행된 데스모이드종양 임상은 ‘백토서팁’과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을 병용 투여하는 시험이다.

초록에 따르면, 백토서팁과 글리벡을 병용 투여한 결과 안전성 및 약동학 부문에서 우려할 만한 부작용이나 용량제한독성(DLT)은 보고되지 않았다. 병용 요법으로 초기 항종양활성 평가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은 28.6%를 기록해 글리벡 단독요법(11~13%) 대비 높은 개선 효과를 보였다. 6개월 무진행생존율(PFS)은 100%로 글리벡 단독요법(65~80%)보다 높았다.

백토서팁은 국내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위암 임상에서도 용량제한독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 단계 임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반응이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비록 임상 초기이긴 하나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독성이 적고 장기적으로 우수한 효과를 보일 수 있는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추가 임상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