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미국 보잉사가 직원 6770명에 대한 일시적 해고를 결정했다고 미 CNN 방송이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데이브 칼훈 보잉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비자발적인 해고를 해야 하는 불행한 순간에 이르렀다"며 "나 역시 (해고가 아닌) 다른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항공 산업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긴 하겠지만, 불과 두 달 전으로 돌아가려면 아마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도 말했다.

지난달 보잉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해고 등을 통해 전체 직원의 약 10%인 1만6000여명을 감원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잉은 737 맥스 기종의 연쇄 추락 참사에 이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 보잉의 1분기 순손실은 6억4100만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1분기 21억5000만달러의 순익과 비교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보잉사 대변인은 이번 정리 해고가 있기 전 보잉사 직원 5520명이 자발적인 구조조정 및 인수합병 프로그램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에 보잉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현재까지 1만2000명 직원을 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다른 글로벌 항공산업 관련 기업들도 잇따라 대규모 일자리 구조조정을 발표하고 있다.

유럽의 대표적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는 지난달 6000명의 직원을 일시해고했었다. 현지 매체는 다만 영구적인 감원 조치는 아니라고 전했다.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업체 롤스로이스도 전 세계 직원의 17.3%에 해당하는 90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항공사업 부문인 GE에이비에이션은 올해 안에 전 직원의 25%에 달하는 1만3000명의 감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법정관리 절차를 밟는 사례도 줄을 잇고 있다. 중남미 최대 항공사인 라탐항공그룹과 중남미 2위 아비앙카항공은 파산보호신청을 한 상태다. 태국 타이항공은 국적항공사 처음으로 파산을 발표하고,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