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뷰티업계가 '마이크로바이옴'을 접목한 제품을 다수 출시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모레퍼시픽 헤라 '셀 에센스 바이옴 플러스', LG생활건강 닥터그루트 '제네시크7 샴푸 및 컨디셔너', 토니모리 자회사 에이투젠 면역 강화 개발 업무 협약 체결 현장 사진. 출처=각사

[이코노믹리뷰=이혜라 기자] 뷰티업계가 '마이크로바이옴'에 주목하고 있다. 뷰티업계 쌍두마차를 필두로 중견 뷰티기업도 항노화, 항균 등 피부 균형에 중요한 이 기술과 접목한 제품을 속속 선보이는 중이다. 제품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측면과 화장품을 비롯해 다양한 생활용품 분야에서도 활용성이 높아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브랜드 아이오페를 통해 최근 '바이오 에센스 트루 블루'를 내놨다. 이 제품은 '프로바이옴'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프로바이옴은 '마이크로바이옴'과 '(프로)항산화'를 결합한 용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말로, 인체에 존재하는 모든 미생물의 군집과 이 군집이 가지는 유전정보 전체를 뜻한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헤라, 바이탈뷰티 등 자사 기타 브랜드를 통해서도 관련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1997년 설립된 기술연구소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을 진행하는데, 확대 일환으로 지난 2월 기술연구원 소속 '녹차유산균 연구센터'를 신설하기도 했다.

미생물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유산균 소재 연구를 강화하려는 목적에서다. 작년에는 글로벌 기능성 원료 업체인 지보단과 피부 미생물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피부 미생물과 관련해 이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 반경을 넓히는 중이다. 

LG생활건강은 이 기술을 생활용품에 접목했다. 지난 3월 탈모 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첫 제품인 샴푸와 컨디셔너를 출시했다. 이외에도 자사 바디케어 브랜드나 화장품 브랜드를 통해 바디클렌저, 프리미엄 에센스를 연달아 선보였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지난 몇년 간 타 업체에서도 적극 활용중인 기술로, 화장품, 생필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LG생활건강화' 하기 위해 노력중"이라며 "구체적인 진행 상황은 비공개지만, 기타 제품에 대한 접목 연구도 진행형"이라고 귀띔했다. 

중저가 뷰티기업에서는 토니모리가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연구개발 기업을 자회사로 두며 기술 활용에 적극 뛰어든 모습이다. 토니모리는 지난 2018년 인수한 자회사 에이투젠을 통해 최근 건강기능식품 제조 엠에스바이오텍과 관련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에이투젠 측은 미생물 균주를 필요로 하는 국내외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소재를 알리며 매출을 확장하는 전략을 실행하는 단계로 이너뷰티 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겠단 의지를 보이는 중이다. 

뷰티업계의 이런 움직임은 글로벌 시장에서 J(Japan)뷰티 등 해외업체들의 위세가 공격적으로 다가오는 만큼 이에 맞설 경쟁력을 확보와 관련이 깊다. 정부도 올해부터 화장품업계 연구개발에 200~300억원 규모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세계 수준 대비 86.8%에 불과한 국내 기술 수준을 2030년까지 95%로 높인다는 골자다. 내수시장과 동시에 해외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굳건히 세울 방안으로 꼽히는 것이다.

때문에 뷰티업계는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유익균과 유해균이 생성되는 원리를 파악하거나 질병이나 피부 노화 등 연관성을 분석,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우선 기초 스킨케어 제품에 집중됐지만, 생필품 등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활용성에 관심을 갖는 중이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관련업계는 마이크로바이옴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18년 기준 700억원대에서 연평균 131%씩 커져 2024년에는 11조원대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바이옴'은 상품화 가능성도 높다. 부작용이 없고 안전성이 높아 앞선 사례들처럼 뷰티, 건강제품뿐 아니라 생활용품까지 확대적용이 가능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업계가 최근 제품에 비건 등 건강과 직결되는 새로운 트렌드를 적용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은 바이오산업 호황기였던 2018년부터 주목도가 높아졌다. 현재도 성장성이 높은 분야"라며 "출시 시기의 차이일 뿐, 대형업체나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는 만큼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어 관심도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