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는 ‘잘 되는’ 식당인 단밤이 등장한다. 단밤은 주인공 박새로이가 운영하는 포차 형태의 주점으로, 한국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외식업 무대인 이태원에서 성공가도를 달린다. 성공 비결은 바로 또다른 주인공 조이서의 날카로운 컨설팅. 이태원 클라쓰가 외식 경영자에게 도움이 될만한 요소가 많은 작품인 만큼, 이번 글에서는 망해가던 가게인 단밤을 맛집이자 되는 집으로 띄운 조이서의 컨설팅 내용 중 몇 가지를 추려 함께 살펴보려 한다.

우선, 상권에 어울리는 가게 콘셉트가 중요하다. 단순히 상권의 분위기만 살피는 것을 넘어, 상권을 주로 찾는 이들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내외국민을 막론하고 젊은 고객이 많은 이태원에 가게를 연다면 그에 걸맞는 트렌디하고 ‘힙’한 콘셉트를 준비해야 한다. 무작정 유행을 좇으라는 말이 아니다. 세월이 흐르더라도 상권을 찾는 고객이 갖는 고유의 감성을 만족시킬만한 느낌을 콘셉트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다.

SNS 시대인 만큼, ‘비주얼’ 역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인테리어, 아웃테리어는 물론이고 음식 역시 모양새를 생각해야 한다. 다만, 실제 고객의 눈에 비치는 모습이 예뻐야 함은 물론이고, 사진에 담았을 때도 ‘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비주얼’이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진, 영상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조명, 동선, 소품, 식기 등 사소한 것 하나하나를 고려해야 한다. 홍두당이 운영 중인 ‘대구근대골목단팥빵’ 역시 고객들로부터 주력 메뉴인 생크림단팥빵의 비주얼을 인정 받아 SNS상에서 입소문을 탔고 덕분에 오픈 초기에 비교적 빠르게 자리를 잡은 기억이 있다.

‘OOO 하면 OOO이지’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가게만의 대표 메뉴도 있어야 한다. 고객들이 메뉴를 가게 이미지로 직접 연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브랜딩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재고 등을 절감함으로써 운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창업자 스스로 가게의 A to Z를 모두 담당해야 하는 경우라면 대표 메뉴 몇 가지에 주력하는 것이 좋다. 이는 외식업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조언하는 부분이며, 실제로 ‘되는 집’의 대부분이 주력 메뉴 몇 가지에 집중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음식점의 기본이 되는 맛과 위생은 무조건 훌륭해야 한다. 마케팅으로 한 두 번 손님을 모을 수는 있지만 단골은 만들 수 없다는 것으로, 고객의 재방문율을 높이는 데는 맛과 위생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뜻이다. 특히, 위생의 경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예전에는 슬쩍 넘어갔던 ‘음식에 머리카락이 나왔어요’ 같은 사소한 문제도 이제는 큰 이슈가 될 수 있다. 위생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수준과 기준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태원 클라쓰의 메인 악역인 장대희 장가 회장은 “장사가 잘 되는 것도, 안되는 것도 이유가 있고 그 이유는 언제나 자신의 가게에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맞는 말이다. 외부 환경에 취약한 외식업이지만, 특수한 몇몇 경우를 제외하면 가게가 어려운 이유는 대부분 자신의 가게에 있다. 자신의 가게를 돌아보고 반성하며 ‘되는 집’으로 성장시키는 이태원 클라쓰의 박새로이 같은 사장님들이 많이 나오길 진심으로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