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대병원 신경과 윤영철 교수(왼쪽)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상윤 교수, 가천대학교 바이오나노학과 안성수 교수. 출처=중앙대병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치매에 대한 확실한 치료법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치매를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조기발견을 통한 초기치료이다. 최근 혈액검사로 치매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임상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중앙대학교병원 신경과 윤영철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상윤 교수, 가천대학교 바이오나노학과 안성수 교수, 피플바이오 등 연구진은 4일 ‘알츠하이머병의 바이오마커로서 혈장의 아밀로이드-베타 올리고머화 : 블라인드 검사 연구(Blood Amyloid-β Oligomerization as a Biomarker of Alzheimer’s Disease : A Blinded Validation Study)’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설명에 따르면 가장 확실한 알츠하이머병 진단 바이오마커는 뇌척수액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이상 단백질 성분인 아밀로이드-베타(Amyloid-β)와 인산화타우(p-Tau), 총타우(t-Tau)를 측정하는 것과 아밀로이드 양전자 단층촬영(PET)이 있다. 이들 검사는 침습성과 고비용 등의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고자 많은 연구진들이 경제적으로 환자가 힘들지 않게 진단할 수 있는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를 찾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연구들이 실제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지는 못한 실정이다.

윤영철 교수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 환자 52명과 정상인 52명의 혈액에서 알츠하이머 위험도를 진단하는 ‘아밀로이드-베타 올리고머화 정도(MDS-OAβ, Multimer Detection System-Oligomeric Aβ)’를 검사했다.

연구 결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MDS-OAβ값은 1.43ng/ml, 정상인은 0.45ng/ml (p<0.001)로 정상인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아밀로이드-베타 올리고머화 정도(MDS-OAβ) 수치가 유의적으로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치매의 중증도를 평가하는 지표인 임상치매척도(CDR)를 0.5~3으로 봤을 때, 증세가 경미한 초기단계인 임상치매척도 0.5에서 1일 때 그 수치가 각각 1.46ng/ml, 1.53ng/ml을 나타내 정상인(0.45ng/ml)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번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예측하는 예민도는 100%, 특이도는 92%의 높은 결과값을 확인할 수 있었다. MDS-OAβ가 양성인 경우 아밀로이드 펫(amyloid PET) 검사에서도 높은 양성율을 보여, MDS-OAβ가 치매선별검사로서 가능성이 높아 치매환자 진료 시 임상적 판단에 적극적인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아밀로이드-베타 올리고머화 정도(MDS-OAβ)는 혈장에 합성 아밀로이드베타(synthetic Aβ)를 넣어준 후 혈장 내 아밀로이드-베타 올리고머화 정도를 측정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정상인을 구별할 수 있는 검사법이다. MDS는 항원과 반응하는 포획항체와 검출항체의 항원결정기(epitope)를 겹치도록 구성해 단량체(monomer)에는 반응성을 나타내지 않고 특이적으로 올리고머(oligomer) 혹은 멀티머(multimer)만 검출한다.

중앙대병원 신경과 윤영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아밀로이드-베타 올리고머화 정도(MDS-OAβ)는 알츠하이머병의 임상 진단을 위한 고감도와 특이성을 갖는 혈액기반의 바이오마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추후 이를 기반으로 한 진단키트를 임상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올해 안에 국내 상용화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윤영철 교수는 또 “아밀로이드-베타 올리고머화 정도를 국내 및 국외의 다기관 시료를 이용한 예비적 연구를 통해서 충분히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한 만큼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치매진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MDS-OAβ의 기전을 고려할 때, 향후에는 치매 진단 뿐 아니라 병의 경과를 반영하는 모니터링(monitoring) 바이오마커로서 가치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임상 연구로 임상시험수탁기관인 서울CRO가 주도해 분당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에서 진행됐다.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SCI급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저널(JAD,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75권 2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