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주사, 다수 장점 토대 ‘프리미엄’ 적용

플랫폼 기술 하나로 지속해서 기술이전 가능

사실무근 소문에도 사업 순항 중

▲ 알테오젠이 의약품 플랫폼 기술의 추가 기술이전을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알테오젠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알테오젠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의약품 플랫폼 기술을 ‘비독점’ 기술이전에 성공한 알테오젠이 지속해서 기술이전을 노리고 있다. 의약품 플랫폼 기술은 파이프라인과 달리 같은 기술을 여러 곳에 기술이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업은 피하주사제형(IV) 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제형(SC)로 바꿀 수 있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ALT-B4’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이외에도 약물접합(ADC) 플랫폼 ‘NexMab’과 지속형 바이오베터 플랫폼 ‘NexP’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기술이전을 추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의 지난해 마무리는 알테오젠의 기술이전이었다. 이 기업은 지난해 11월 말 IV를 SC로 바꿀 수 있는 ALT-B4 플랫폼을 글로벌 10대 제약사에 기술이전했다. 당시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150억원이었다. 해당 계약은 개발 단계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마일스톤을 포함하면 최대 1조6190억원까지 확보할 수 있는 계약이다. 알테오젠은 신규 ALT-B4의 공급을 담당하고 계약 당사자인 글로벌 제약사는 다양한 바이오의약품에 이를 활용해 SC제형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권리를 보유하게 됐다.

계약은 비독점적 글로벌 기술이전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알테오젠은 같은 기술로 일부 기업과 추가 기술이전 논의를 지속해서 진행 중이다.

ALT-B4 플랫폼은 ‘Hybrozyme’이라는 단백질 공학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신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인간 히알루로니다제의 고유한 기전을 유지하면서 개선된 성질을을 나타낸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재조합 효소 단백질로 약물확산제로 활용되는 제제다.

약물이 인체로 전달되는 경로는 입을 통해 약을 먹는 방법(경구)이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단백질 등으로 만들어져 경구로 투여할 수 없다. 경구로 투여할 시 소화기관에서 분해될 가능성이 높아져 약으로 효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오의약품은 대개 영양수액을 맞듯이 튜브로 연결해 환자의 정맥에 주사로 투여되는 데 이 방식이 IV다. SC는 주사기를 활용해 피내 및 피하, 근육 등에 바로 투여하는 방법이다.

▲ SC제형에 대한 신약 승인 건수 및 비중 증가세. 출처=FDA, 이베스트투자증권

SC제형은 환자 편의성이 높아 수요가 지속해서 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SC제형으로 신약허가를 받은 제품은 각각 2~4개였지만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각각 4~8개로 증가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최석원 애널리스트는 “항체의약품으로 범위를 축소해서 보면 더욱 명확하게 보인다”면서 “해마다 항체의약품에 대한 FDA의 승인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 중 IV보다 SC에 대한 승인 건수가 최근 3년간 오히려 더 높다”고 설명했다.

SC 수요 증가와 이에 따른 대규모 기술이전 성공으로 알테오젠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개별기준 매출액이 133억원으로 전년 13억원 대비 10배 폭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억원, 1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기술료 수익 133억원 중 ALT-B4 계약금이 116억원을 차지했다.

신한금융투자 이동건 애널리스트는 “관련 플랫폼 기술를 보유한 업체는 알테오젠과 할로자임 뿐이다. 특히 비독점적 권리를 부여하는 알테오젠의 경우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는 할로자임 대비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면서 “추가 계약 가능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할로자임의 경우에도 로슈와 세 차례의 계약을 진행했다”고 분석했다.

ALT-B4와 관련해 핵심적인 부분은 알테오젠이 특허협력조약(PCT) 국제 특허 출원을 통해 지난해 13조6000억원 규모 매출을 기록한 글로벌 블록버스터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SC를 개발하고 있는 점이다. 이동건 애널리스트는 “키트루다의 매출 규모 감안 시 계약이 이뤄질 경우 계약 규모는 지난해 11월의 1조6000억원을 크게 상회할 전망”이라면서 “키트루다의 면역항암제로서의 확장 가능성과 매출 규모 감안 시 최소 2조5000억원 이상의 계약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알테오젠은 이외에도 ADC 플랫폼 NexMab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항체와 약물을 링커로 접합시켜 암세포 내에서만 약물이 방출되면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표적지향 항암제다. 글로벌 곳곳에서는 다양한 ADC 기술이 개발 중에 있지만 안정성 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알테오젠의 기술은 항체 구조를 가능한 원형 그대로 유지하면서 항체에 약물이 선택적으로 융합되도록 하는 기술이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NexMab ADC기술을 통해 생산된 항체-약물 접합체는 생산 수율이 높고 항체 고유의 활성을 저해하지 않는다”면서 “혈액 내에서도 접합이 쉽게 절단되지 않아 체내 지속성이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지속형 바이오베터 플랫폼 NexP는 바이오의약품에 융합해 해당 약물의 체내 지속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이는 거의 모든 단백질이나 펩타이드 치료제에 대해 적용되는 범용 기술이다. 융합 후에도 약 자체의 생물학적 활성 저하가 없고, 제조효율이 높아 경제성 면에서 우월한 특징이 있다.

한편 알테오젠 주가는 3일 회계기준 논란 위반 소문이 돌면서 24.7% 내린 19만3900원에 거래가 끝났다. 알테오젠은 즉각 공시를 통해 분식회계 등 관련 풍문은 사실무근임을 알렸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사업 특성상 분식회계를 할 수가 없다. 바이오산업을 흔드는 세력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면서 “사업은 순항 중”이라고 말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또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한 법적 대응에 대해서 “한국거래소 등의 조사가 끝나야 한다”면서 “대상이 특정되지 않아 어렵다”고 덧붙였다.

알테오젠 주가는 공시와 회사 측의 적극적인 해명에 따라 이날 전날 대비 12.07% 오른 21만7300원에 거래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