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플라’부터 ‘면역항암제’까지 개발 역량 충분

GC녹십자셀 ‘이뮨셀엘씨’ 성과 확보 꾸준

삼성바이오로직스, K면역항암제 생산 기지

▲ GC녹십자셀이 개발한 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 출처=GC녹십자셀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키트루다로 대변되는 면역관문억제제의 타깃은 대개 PD-1, PD-L1, CTLA-4 등이다. 차세대 면역관문억제제는 이와는 다른 타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GC녹십자셀은 맞춤형 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와 관련한 성과를 지속해서 확보하고 있다. 이뮨온시아와 에스티큐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서비스를 활용해 차세대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선플라’에서 ‘이뮨셀엘씨’까지… 항암제 개발 역량 확보

한국에서 개발된 신약 1호는 SK케미칼이 개발한 ‘선플라’다. 이는 2세대 표적항암제로 지난 1990년 5월부터 연구개발(R&D)이 시작돼 1999년 6월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선플라가 개발되면서 한국도 항암제 자체 개발 국가로 올라선 셈이다.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선플라 외에도 꾸준히 항암 신약이 탄생했다. 이날까지 착실하게 매출을 확보하면서 탁월한 효능까지 나타내고 있는 항암제는 GC녹십자셀의 차세대 면역항암제 ‘이뮨셀엘씨’다. 이는 항암면역세포치료에 활용되는 약물로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추출해 약 2주간 배양한 후 다시 환자에게 투여하는 치료다.

이뮨셀엘씨의 지난해 매출은 342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전년 대비 29% 늘어난 규모다. 서울대병원에서 실제 처방과 관련한 논문이 발표돼 근거중심의학의 기반이 마련, 처방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문셀엘씨는 지난 2015년 국산 면역세포치료제 중 최초로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후 4년만에 연간 매출 300억원을 넘어섰다.

▲ 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 제조과정. 출처=GC녹십자셀
▲ GC녹십자셀 파이프라인. 출처=DART

GC녹십자셀은 또 주력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CAR-T 세포치료제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유전자 기술을 활용해 암세포 인식 능력이 뛰어난 수용체를 만들어 면역T세포에 곧바로 발현시키는 치료제다. 미국 등에서 허가를 받은 CAR-T 치료제는 ‘예스카타’와 ‘킴리아’ 등이 있다.

GC녹십자셀은 일본 세포치료제 기업 GC림포텍을 인수해 세포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C녹십자셀 관계자는 “올해에는 장기적인 성장 동력인 셀센터 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GMP) 인증 생산시설 허가를 통해 이뮨셀엘씨주 생산을 높일 계획”이라면서 “차세대 세포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CAR-T치료제와 미국 시장 진출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K면역항암제 생산 기지 역할 톡톡

글로벌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소규모 바이오텍에 차세대 면역항암제 CDMO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주요 바이오텍인 에스티큐브(STCube)와 이뮨온시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서비스를 활용해 성과를 내고 있다.

에스티큐브는 이뮨셀엘씨를 개발한 GC녹십자셀의 전신 이노셀의 정현진 대표가 창업한 기업으로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다. 에스티큐브는 면역관문억제제로 개발 중인 ‘STT-003 항체’와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위탁개발(CDO)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계약을 통해 ‘STT-003 항체’의 세포주 개발에서부터 공정개발, 임상 시료 생산 및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에 이르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글로벌 임상 및 비임상 상용 물질도 생산할 계획이다.

STT-003 항체는 에스티큐브 R&D 센터에서 발굴했다. 이는 면역세포와 암세포의 표면에 광범위하게 발현돼 면역기능을 억제하는 새로운 면역관문물질이다. 에스티큐브는 글로벌 제약사와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에스티큐브 관계자는 “미국 MD앤더슨암센터와 STT-003 항체와 방사선 치료를 병용하는 임상도 추진 중”이라면서 “정상 조직세포에서 발현이 제한적이지만 여러 암세포에서의 발현율이 높고, T림프구와 같은 면역세포에서도 PD-1과 유사한 정도로 발현돼 암 환자의 항암면역기능을 종합적으로 억제하는 중요한 면역조절 물질인 것으로 확인돼 이에 대한 항체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 에스티큐브(위), 이뮨온시아 파이프라인. 출처=DART

유한양행과 미국 소렌토 테라퓨틱스가 지난 2016년 설립한 합작법인 이뮨온시아도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하고 있다. 이뮨온시아는 최근 CD47억제 면역관문억제제 ‘IMC-002’와 관련한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를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에 제출해 승인을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CDO 역량과 긴밀한 소통에 기반을 두고 해당 후보물질이 IND 제출 후 한달만에 임상 1상 개시를 승인받도록 지원했다.

IMC-002는 대식세포에 대한 면역관문억제제다. 암세포의 CD47과 대식세포의 SIRPɑ간의 상호작용에 의한 ‘Don’t-eat-me’ 신호를 차단해 대식세포의 암세포 식세포 작용(phagocytosis)을 촉진시키고 항암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물질이다.

이뮨온시아 관계자는 “CD47은 적혈구 등의 정상세포에도 발현돼 빈혈(anemia) 및 혈소판 감소(thrombocytopenia) 등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면서도 “IMC-002는 적혈구 등의 정상세포에 대한 결합은 최소화하는 한편 동물모델에서의 항암작용은 경쟁약물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도록 최적화한 2세대 CD47 억제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