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 출처=한국맥도날드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베스트 버거는 한국 고객의 입맛과 기대를 어떻게 만족 시킬 수 있을지 끊임없이 연구한 결과물입니다. 앞으로도 한국맥도날드 모든 의사결정의 시작과 끝은 고객이 될 것입니다.”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가 취임 3개월여 만의 첫 공식 석상에서 강조한 말이다. 마티네즈 대표는 약 2년에 걸쳐 완성한 ‘베스트 버거’를 선보이면서 완벽하게 변화한 햄버거로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첫 외국인 수장으로 한국인의 정서를 잘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일종의 편견도 벗겨졌다는 평가다. 

한국맥도날드는 햄버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전의 저렴하고 빠르게 한 끼를 해결하는 수준이 아닌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고객이 원하는 맛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맥도날드가 버거의 품질 향상에 집중한 것은 약 2년 전이다. 가장 완벽한 맛의 조합을 찾기 위해 작은 디테일을 따져보고 핵심 재료에 레시피를 업그레이한 결과물이 ‘베스트 버거’이다.

이 중심에는 마테니즈 대표가 있었다. 그는 맥도날드 ‘크루’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0년 호주 빅토리아주 맥도날드 레스토랑 시간제 직원인 크루로 맥도날드에 취직, 2008년 호주 디킨대학교를 졸업하고 멜버른 맥도날드 프로젝트 매니저를 거쳐 호주 남부지역 개발 총괄 디렉터를 맡았다. 이후 2016년 1월부터는 호주 남부지역 총괄 디렉터로 근무하며 300여개 매장 운영, 마케팅, 교육을 총괄하고 80여 가맹점을 관리하다 30대의 젊은 나이에 한국맥도날드 대표에 오른 인물이다.

▲ 한국맥도날드의 글로벌 이니셔티브 '베스트 버거'. 출처=한국맥도날드

추락한 맥도날드 이미지, ‘베스트 버거’로 찾는다

마티네즈 대표가 3개월 취임 후 가장 먼저 중시한 것은 한국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었다. 햄버거의 전반적인 과정을 개선한 ‘베스트 버거’를 전 세계 4번째, 아시아 최초로 선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응은 성공적이었다. 달라진 번과 패티로 소비자들 반응이 바로 나타났다. 그는 “이번 피드백으로 한국 고객이 맛의 변화를 즉각적으로 감지하고,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섬세한 입맛을 가졌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번에 선보인 베스트 버거는 철저히 고객 조사에서 수렴된 의견을 토대로 반영됐다. 2018년 하반기부터 2년간 준비해온 결과를 지난 3월 전국 400여 매장에 도입했다.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은 ‘번’이다. 버거의 번은 겉은 윤기가 나고 속은 부드러운 것이 이상적이다. 윤기는 번에 글레이즈 코팅에 따라 나타나는데, 완벽한 토스팅은 뜨거운 열기와 수분을 그대로 감싸 안는다. 맥도날드는 이러한 완벽한 번의 구현에 가장 집중했다.

패티 또한 제조 과정에 변화를 줬다. 터지는 육즙을 잡기위해 위아래 그릴 사이를 9.4% 넓혔다. 더 따듯하고 육즙 가득하게 즐길 수 있고, 빅맥의 경우 패티를 구울 때 뿌리는 양파 3.5g으로 고기의 맛을 더욱 끌어올려 육즙을 가뒀다는 설명이다. 치즈 또한 패티 위에 올려졌을 때 가장 맛있게 녹아 버거와 어우러질 수 있도록 평균 16~19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빅맥 소스의 양을 50% 증가했고, 소스 분사 방식을 개선해 골고루 뿌려지도록 해 어느 부분을 먹어도 동일한 맛을 느끼게 했다. 

달라진 버거의 맛은 실제 수치로도 증명됐다. 한국맥도날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올해 4월까지 매출은 전년 대비 약 9% 성장했다. 이는 드라이브 스루, 딜리버리, 편의성 플랫폼 등의 선제 투자가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 앤토니 마티네즈 대표가 베스트 버거로의 초대 영상 메시지에서 고객 중심 전략으로 지속 성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출처=한국맥도날드

더 나은 ‘고객 경험’… ‘직원 만족’에서 시작

마티네즈 대표가 강조했던 또 다른 핵심 사항은 ‘고객 중심 전략’이다. 마티네즈 대표는 한국맥도날드 대표로서 최우선 비즈니스 전략 방향 중 하나로 고객 중심 의사결정, 고객 경험 향상을 꼽았다. 그러기 위해선 직원 만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티네즈 대표는 “크루로 시작했던 만큼, 더 나은 고객 경험은 직원 만족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존중받는 환경에서 즐겁게 일하면 크루들의 긍정적 경험이 고객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러한 신념은 올해 채용 계획에서도 드러난다. 한국맥도날드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600명의 정규직을 채용할 계획이다. 버거를 만드는 ‘사람들’ 회사로서 직원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의지다. 코로나19 사태 속 한국 소비자들의 국민성을 바라보고 동시에 한국 시장을 좋게 평가한 결과다.

마티네즈 대표는 “올해 채용 계획은 안정적인 업무 환경과 인재 양성을 위한 것”이라면서 “정규직 직원은 장기적으로 경력을 쌓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티네즈 대표는 글로벌 기업으로 패스트푸드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평상시 햄버거를 즐기던 고객이라 하더라도 때에 따라 다른 음식을 찾는 경우가 많다”면서 “맥도날드는 QSR(퀵 서비스 레스토랑) 업계만을 경쟁자로 보지 않고, 고객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면서 차별화한 서비스 제공에 집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1988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지난 32년간 한국맥도날드가 사랑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고객의 사랑 덕분”이라면서 “한국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맛있는 메뉴를 향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