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3주 연속 상승했다. 5월 말 상승 반전 이후 추세가 유지되는 분위기다. 다만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 영향으로 강남권보다는 비강남권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제한적인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

경기·인천은 안산과 인천, 남양주 등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에서 상승폭이 재차 확대됐다. 이처럼 수도권 전반에서 매매가격이 다시 불안해질 조짐이 나타나면서 정부가 추가 대책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집값 불안 조짐 보일 시, 즉각 조치 취하겠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등 불안 조짐이 보이면 즉각적인 안정화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 부총리는 "최근 서울·수도권 규제지역 주택가격 하락세가 주춤하고 비규제지역의 가격상승세도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 정부는 경각심을 갖고 예의 점검 중이다"며 "주택시장 불안조짐이 나타날 경우 언제든지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고 주저 없이 시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서울 등 주택가격은 지난 12·16 대책 이후 전반적 안정세가 유지되고 있으며, 최근 실물경기 위축에 따른 주택가격 하락 전망이 있으나 저금리 기조, 풍부한 유동성 등에 기반한 주택가격 재상승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놓을 시점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은 급매 소진...경기·인천은 투자수요 몰렸다 


실제로 지난 보유세 과세기준일(6월1일)에 맞춰 쏟아지던 급매물이 소진돼 다시 호가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강남구 대치동 A 공인중개업소는 “급매물은 19억과 20억원 나와 있다”며 “이렇게 호가가 높아지는 분위기는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43㎡은 지난달 12일 20억7000만원(13층)에 거래됐다. 지난 4월 14일 18억9300만원(4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할 때 급등한 가격이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 84.43㎡은 22억원 선에 나와 있다. 

정부의 규제를 피해 비규제지역을 찾는 투자수요도 발견됐다.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외부투자자들은 지난해 12월 1256건에서 1월은 1329건으로 늘어나면서 2월 2433건, 3월 3183건으로 급증했다. 

지난 4월 1467건으로 주춤했지만, 여전히 인천 내 청약 경쟁률은 매번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금까지 관심을 못 받았던 인천 서구도 떠오르고 있다.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는 청약 1순위 결과 총 3134가구 모집에 8만4730건이 몰려 평균 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 출처 = 부동산114

서울 아파트값 3주 연속 상승세...경기·인천이 중심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주와 동일한 0.03%을 기록했다. 재건축은 0.08% 올랐고 전주 0.04%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일반아파트는 0.03% 올랐다. 풍선효과가 이어지면서 경기와 인천은 0.09% 올랐고, 신도시는 0.02% 상승했다. 

서울 매매시장은 상승폭이 높게 나타난 지역 대부분이 9억원 이하 중저가 물건이 밀집한 곳들이다. 노원(△0.16%)은 중계동 중앙하이츠, 성원2차, 상계동 상계주공7단지, 불암현대 등이 500만~1000만원 올랐다. 금천(△0.10%)은 가산동 두산위브와 남서울힐스테이트 등 500만원 올랐다. 관악(△0.08%)은 봉천동 성현동아와 벽산블루밍이 500만~750만원 상승했다. 한편 양천(△0.05%)은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 출처 = 부동산114

신도시는 일산(△0.04%), 평촌(△0.04%), 분당(△0.03%), 산본(△0.02%), 중동(△0.02%), 동탄(△0.02%) 순으로 올랐다. 일산은 마두동 강촌1단지 동아, 백석동 백송9단지두산, 일산동 후곡11단지주공 등이 250만~1000만원 상승했다. 평촌은 호계동 무궁화건영, 평촌동 초원한양이 500만원 올랐다. 분당은 구미동 무지개3단지신한,건영과 야탑동 장미코오롱이 500만원 올랐다. 

경기·인천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들이 갭메우기에 나선 분위기다. 안산(△0.16%), 인천(△0.14%), 남양주(△0.13%), 부천(△0.11%), 의왕(△0.11%), 광명(△0.10%) 순으로 올랐다. 안산은 고잔동 주공그린빌8단지와 원곡동 경남아너스빌이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인천은 미추홀구 학익동 엑슬루타워가 500만~1000만원, 남동구 구월동 롯데캐슬골드2단지, 부평구 부개동 부개역푸르지오가 250만~1000만원 올랐다. 반편 입주 여파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과천은 약세를 나타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더 확대될 조짐이 나타나면서 정부가 추가 대책 발표 시점을 저울질 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상승세는 강남권 고가주택보다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비강남권과 경기, 인천 지역들이 주도하고 있어 조정대상지역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규제가 어느정도 영향력을 발휘할지 불확실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