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엄마의 맛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맛은 있는데, 뭔가 어디서 먹어본 맛. 달리 표현하자면 ‘밖에서 사먹는 맛’. 우후죽순 생겨나는 음식점들 속에서 현대인들이 한 번씩 느껴봤을 법한 심정이다. 그럴 때 마다 문득 엄마의 맛이 그리워진다.
서울 성북동 골목 어귀에 엄마의 손맛이 느껴지는 밥집이 있다. 소문난 맛으로 동네 ‘엄마’들의 등쌀에 떠밀려 쿠킹클래스를 시작으로 밥집까지 차리게 됐다는 이중경 대표의 ‘중경당’이 그 곳이다. 이 대표는 “쿠킹클래스의 타이틀이 있어서라도 음식을 막 만들 수 없다”며 “조미료 없이 집에서 요리하던 그대로 음식을 만들어 손님들에게 내준다”고 강조했다. ‘속이 편안한 엄마의 밥상’ 중경당을 찾았다.
1. 음식종류
한식
2. 위치/영업시간/가격
주소: 서울 성북구 창경궁로43길 30
영업시간: 월요일~일요일(수요일 휴무) 11:00 – 22:00
메뉴: 김치말이국수 8000원, LA갈비 정식 1만8000원, 매콤떡갈비 정식 1만2000원, 순두부 백명란황태탕 1만4000원, 함박스테이크 1만4000원, 파인애플볶음밥&왕새우튀김 1만4000원, 닭볶음탕 3만4000원, 안동찜닭 4만원 등.
3. 상호명
중경당의 상호명은 이중경 대표의 이름에서 따왔다. 이중경 대표의 ‘중경’에 집 ‘당(堂)’자를 합쳤다. 풀어서 말하면 ‘중경이네 집’인 셈이다. 상호명은 이 대표의 남편이 추천해줬다. 만들고 싶은 메뉴를 마음껏 선보이라는 의중이 담겨져 있다.
이 대표는 “처음엔 상호명이 중국집인줄 알고 손님들이 오지 않았다”며 “지금은 오히려 내 이름을 걸고 음식을 만들 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4. 경영철학
집 밥처럼 건강하고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 이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음식의 재료는 A부터 Z까지 이 대표의 손이 거치지 않는 부분이 없다.
이 대표는 마늘, 생강 등 식재료를 직접 손질해서 넣는다. 육수는 멸치, 새우 등을 모두 갈아 끓인다. 이렇게 하면 음식물 쓰레기도 없고, 영양가도 더 높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위생 역시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는 “요즘 인기있다는 음식점들도 알고 보면 비양심적인 곳들이 많다”며 “화려하게 차린 건 없어도 집에서 먹는 음식처럼 깨끗하게, 규모는 작아도 진짜 집 밥처럼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경영 철학”이라고 말했다.
5. 주메뉴
이 대표는 중경당의 주메뉴를 꼽아달라는 물음에 한참을 고민했다. 모든 메뉴 하나하나가 정성이 들어간 주메뉴이기 때문에 몇 가지를 꼽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참을 고민하던 이 대표는 ‘LA갈비 정식’과 ‘순두부 백명란 황태탕’을 꼽았다. LA갈비 정식과 ‘순두부 백명란 황태탕’에는 직접 담근 김치, 나물 등 5가지 반찬이 딸려 나온다. LA갈비 정식에는 계절 별로 김치말이국수나 온면이 제공된다.
이 대표는 “LA갈비 정식은 원래 없던 메뉴다. 그런데 아들이 엄마가 해준 LA갈비만큼은 꼭 손님들이 맛을 봤으면 좋겠다고 추천해서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6. 맛의 비결
중경당의 모든 메뉴에는 조미료가 일체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다소 심심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중경당의 음식은 감칠맛이 난다.
이 대표는 신선한 재료를 아낌없이 넣는 것이 맛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LA갈비의 경우 사과, 배, 양파, 파인애플, 마늘, 대파 등을 생즙기에 넣어 단맛을 낸다.
이 대표는 “좋은 재료들을 넣은 ‘만능장’을 미리 만들어 놓는다”며 “조미료를 넣지 않기 때문에 온 갖가지 양념을 첨부해 맛을 내야한다. 조미료가 들어가면 양념을 많이 안 넣어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손님들이 남은 음식들을 싸달라고 한다”며 “조미료를 넣은 음식은 식으면 맛이 없는데, 조미료를 넣지 않은 음식은 식어도 맛이 있다. 미식가 손님들은 그걸 알아 채신다”고 덧붙였다.
7. 특별한 서비스
이 대표는 단골손님들에게 메뉴판에 없는 쿠킹클래스의 음식을 종종 제공한다. 쿠킹클래스에서 선보인 음식들 역시 조미료는 일체 들어가지 않는다. 밥과 반찬도 무한리필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일주일 내내 오는 단골손님들도 많은데, 메뉴가 한정적이다 보니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며 “단골손님들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추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8. 고객이 전하는 ‘중경당’
중경당을 찾은 고객 대부분은 “속이 편안하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계산을 하고 나가는 손님들의 이런 멘트에 그제서야 “조미료가 일체 들어가지 않아서 그럴 것”이라고 답한다.
매장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한 손님은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너무 맛있다. 더 먹고 싶어서 반찬도 몇 번이고 리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