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북동 골목 어귀에 위치한 중경당. 사진=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엄마의 맛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맛은 있는데, 뭔가 어디서 먹어본 맛. 달리 표현하자면 ‘밖에서 사먹는 맛’. 우후죽순 생겨나는 음식점들 속에서 현대인들이 한 번씩 느껴봤을 법한 심정이다. 그럴 때 마다 문득 엄마의 맛이 그리워진다.

서울 성북동 골목 어귀에 엄마의 손맛이 느껴지는 밥집이 있다. 소문난 맛으로 동네 ‘엄마’들의 등쌀에 떠밀려 쿠킹클래스를 시작으로 밥집까지 차리게 됐다는 이중경 대표의 ‘중경당’이 그 곳이다. 이 대표는 “쿠킹클래스의 타이틀이 있어서라도 음식을 막 만들 수 없다”며 “조미료 없이 집에서 요리하던 그대로 음식을 만들어 손님들에게 내준다”고 강조했다. ‘속이 편안한 엄마의 밥상’ 중경당을 찾았다.

1. 음식종류

한식

2. 위치/영업시간/가격

주소: 서울 성북구 창경궁로43길 30

영업시간: 월요일~일요일(수요일 휴무) 11:00 – 22:00

메뉴: 김치말이국수 8000원, LA갈비 정식 1만8000원, 매콤떡갈비 정식 1만2000원, 순두부 백명란황태탕 1만4000원, 함박스테이크 1만4000원, 파인애플볶음밥&왕새우튀김 1만4000원, 닭볶음탕 3만4000원, 안동찜닭 4만원 등.

▲ 중경당 내부. 사진=임형택 기자

3. 상호명

중경당의 상호명은 이중경 대표의 이름에서 따왔다. 이중경 대표의 ‘중경’에 집 ‘당(堂)’자를 합쳤다. 풀어서 말하면 ‘중경이네 집’인 셈이다. 상호명은 이 대표의 남편이 추천해줬다. 만들고 싶은 메뉴를 마음껏 선보이라는 의중이 담겨져 있다.

이 대표는 “처음엔 상호명이 중국집인줄 알고 손님들이 오지 않았다”며 “지금은 오히려 내 이름을 걸고 음식을 만들 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4. 경영철학

집 밥처럼 건강하고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 이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음식의 재료는 A부터 Z까지 이 대표의 손이 거치지 않는 부분이 없다.

이 대표는 마늘, 생강 등 식재료를 직접 손질해서 넣는다. 육수는 멸치, 새우 등을 모두 갈아 끓인다. 이렇게 하면 음식물 쓰레기도 없고, 영양가도 더 높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위생 역시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는 “요즘 인기있다는 음식점들도 알고 보면 비양심적인 곳들이 많다”며 “화려하게 차린 건 없어도 집에서 먹는 음식처럼 깨끗하게, 규모는 작아도 진짜 집 밥처럼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경영 철학”이라고 말했다.

▲ LA갈비 정식. 사진=임형택 기자
▲ 순두부 백명란 황태탕. 사진=임형택 기자

5. 주메뉴

이 대표는 중경당의 주메뉴를 꼽아달라는 물음에 한참을 고민했다. 모든 메뉴 하나하나가 정성이 들어간 주메뉴이기 때문에 몇 가지를 꼽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참을 고민하던 이 대표는 ‘LA갈비 정식’과 ‘순두부 백명란 황태탕’을 꼽았다. LA갈비 정식과 ‘순두부 백명란 황태탕’에는 직접 담근 김치, 나물 등 5가지 반찬이 딸려 나온다. LA갈비 정식에는 계절 별로 김치말이국수나 온면이 제공된다.

이 대표는 “LA갈비 정식은 원래 없던 메뉴다. 그런데 아들이 엄마가 해준 LA갈비만큼은 꼭 손님들이 맛을 봤으면 좋겠다고 추천해서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 순두부 백명란 황태탕. 사진=임형택 기자

6. 맛의 비결

중경당의 모든 메뉴에는 조미료가 일체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다소 심심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중경당의 음식은 감칠맛이 난다.

이 대표는 신선한 재료를 아낌없이 넣는 것이 맛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LA갈비의 경우 사과, 배, 양파, 파인애플, 마늘, 대파 등을 생즙기에 넣어 단맛을 낸다.

이 대표는 “좋은 재료들을 넣은 ‘만능장’을 미리 만들어 놓는다”며 “조미료를 넣지 않기 때문에 온 갖가지 양념을 첨부해 맛을 내야한다. 조미료가 들어가면 양념을 많이 안 넣어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손님들이 남은 음식들을 싸달라고 한다”며 “조미료를 넣은 음식은 식으면 맛이 없는데, 조미료를 넣지 않은 음식은 식어도 맛이 있다. 미식가 손님들은 그걸 알아 채신다”고 덧붙였다.

▲ LA갈비. 사진=임형택 기자
▲ 김치말이국수. 사진=임형택 기자

7. 특별한 서비스

이 대표는 단골손님들에게 메뉴판에 없는 쿠킹클래스의 음식을 종종 제공한다. 쿠킹클래스에서 선보인 음식들 역시 조미료는 일체 들어가지 않는다. 밥과 반찬도 무한리필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일주일 내내 오는 단골손님들도 많은데, 메뉴가 한정적이다 보니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며 “단골손님들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추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8. 고객이 전하는 ‘중경당’

중경당을 찾은 고객 대부분은 “속이 편안하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계산을 하고 나가는 손님들의 이런 멘트에 그제서야 “조미료가 일체 들어가지 않아서 그럴 것”이라고 답한다.

매장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한 손님은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너무 맛있다. 더 먹고 싶어서 반찬도 몇 번이고 리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