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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경제입법안 분석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왜 뜨거운 감자가 되었나?

21대 국회 개원 후 의원 입법 발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법안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이하 주임법) 개정안이다. 1981년 제정된 주임법은 주거용 건물 임대차에 관한 국민 주거생활 안정을 위해 그 동안 20회가 넘는 개정을 거듭하며 지금의 형태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금 여의도에서 논의되고 있는 주임법 개정안은 지금까지 임차인 보호를 위해 점진적으로 이루어진 주임법 개정의 방향이나 속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격적이어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주임법 개정안은 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것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 임차인의 거주기간 얼마나 보장해 줄 것인가?

현행 주임법은 임차인의 거주 기간을 2년으로 보장하고 있다(제4조 제1항). 다만, 임대인이 임대차기간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임차인에게 계약기간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거절 의사를 표시하거나 계약조건을 변경하지 않는 한 임차인은 다시 2년 동안 같은 집에서 같은 조건으로 2년을 더 거주할 수 있게 된다(제6조 제1항, 제2항). 임차인으로서는 임차목적물에 대하여 최소 2년의 거주를 보장받는 것이며, 임대인이 특별히 문제 삼지 않는다면, 2년 단위로 계약을 계속 갱신시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주임법 개정안 중 ‘윤후덕 의원안’은 1회에 한하여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계약을 갱신하도록 요구할 권리, 즉 계약갱신요구권을 부여하는 안을 포함하고 있다. 이 경우 임차인은 자신이 차임을 3회 이상 연체하거나 주택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훼손하는 등의 귀책사유가 없는 한 최대 4년까지는 거주를 보장받게 되는 것이다. ‘백혜련 의원안’은 한 술 더 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소 4년 임차인의 거주를 보장한 이후 특별히 임차인의 귀책으로 삼을만한 사유가 없는 한 임대인이 계약갱신 거절을 할 수 없도록 해 계속적으로 임대차계약이 갱신되는 구조다. 임차인의 귀책사유가 없는 한 사실상 무제한으로 임대차계약은 갱신되는 것이다. 이 점은 ‘박주민 의원안’도 동일하지만, 임대인이 임대차기간 끝나기 1개월 전이 아닌 2개월 전까지 계약갱신거절의사표시를 해야 한다는 점, 임대인이 재건축을 위해 또는 임대인 자신이 임차목적물에 실거주할 목적으로 임대차계약 갱신을 거절했지만 이것이 거짓으로 밝혀질 경우 임차인이 지출한 이사비용과 2년 치 차임을 합산한 금액의 3배를 임차인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점 등 임대인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은 다른 의원안과 다른 점이다.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연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주임법 개정안이 입법될 경우 시장에 미칠 파장은?

이번 개정안의 핵심을 이루는 계약갱신요구권 부여, 혹은 무제한적인 계약갱신요구권의 인정은 지난 2018년 상가건물임대차법(이하 상임법)에 따른 계약갱신요구권을 10년으로 연장한 것과 같은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당시 상임법 상의 계약갱신요구권을 10년으로 연장한 목적은 임차인들이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임대차계약에 대한 불안 없이 사업에만 전념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임대인 입장에서는 10년 간 자기가 원하는 만큼 차임을 인상할 수 없어 실제 상가임대차 시장에서는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시점에서 향후 10년 간 인상될 차임분까지 반영해 계약조건을 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불황과 코로나19의 영향 속에서도 임차인이 체감적으로 임대차보증금, 차임이 오히려 이전보다 올랐다고 느꼈다면, 이는 바로 이 같은 시장의 심리가 작용한 측면이 커 보인다.

이는 주임법 개정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데, 각 주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임대차계약이 이루어지고 있는 동안에는 연 5% 이내로만 차임 등을 인상할 수 있어 임대인은 최초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부터 높은 임대차보증금, 차임을 임차인에게 제시할 것이다. 특히 상가와 달리 아파트 등 주택은 임차를 통해 월세를 받는 것보다는 부동산 가격이 올랐을 때 시기를 놓치지 않고 팔아 시세차익을 얻는 것이 임대인 입장에서는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므로 경제적 여력이 된다면 굳이 골치 아픈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보다는 공실로 두는 것을 선호할 가능성도 높다. 결과적으로 주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될 경우 일단 임대차 시장에서의 공급 물량은 크게 줄어들 것이고, 시장에 나오는 임차목적물을 소유한 임대인 역시 이전보다 높은 임대차보증금, 차임을 요구할 것이다. 각 주임법 개정안은 애당초 임차인을 생각해 발의한 것이었지만, 시장의 심리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과 되레 임차인을 죽이는 법안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20.06.16  13: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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