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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30년역사 토종브랜드, ‘미스터피자‘는 왜 매물로 나왔나?<매물로 나온 미스터피자에게 배우는 경영 교훈>

토종피자 대표 브랜드 미스터피자가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결국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매각 주관사는 삼일PwC이다.

1990년 서울 신촌 상권에서 출발한 미스터피자는 90년대와 2000년대를 거치면서 글로벌 브랜드인 도미노, 피자헛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한민국 대표 피자 브랜드로 성장했다. 2009년에는 반도체 회사를 인수해 우회상장을 하며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섰다.

하지만 2010년도 후반부터 벌어진 가맹점 갑질 논란에 각종 오너 리스크, 피자 시장 상황 변화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됐다.

◆ 미스터피자의 추락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나

미스터피자는 왜 매물로 나왔고 거기서 배울 점은 무엇인가?

첫째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변화관리 역량의 중요성이다. 화무십일홍, 권불십년이라는 말이 있듯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화무3년, 화무5년, 권불10년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잘나가는 브랜드라도 3년에서 5년, 10년 넘기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외부 시장변화, 오만해진 경영자의 방만한 경영, 본업과 무관한 분야로의 외도, 혁신과 신규사업 실패 등을 빗대서하는 말이다.

실제로 프랜차이즈 브랜드 평균 수명은 4~5년 정도인데 무려 30년 역사를 가진 미스터피자가 어려워진 가장 큰 이유는 피자 업계의 변화에 있다. 과거 글로벌 브랜드였던 KFC, 파파이스 등이 무너진 이유 중에 하나는 중소 치킨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였다. 비비큐 등을 필두로 탁월한 맛을 가진 토종 치킨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작은 구멍가게들이 지역 상권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던 대형 브랜드의 시장을 잠식하고 설 자리를 붕괴시켰다.

피자업계 역시 피자알볼로, 피자마루, 뽕뜨락 등 맛과 품질, 가격 등에서 경쟁력을 가진 중소형 브랜드의 가맹점이 확산되면서 기존 메이저 브랜드들의 시장을 잠식했다. 여기에 오뚜기같은 식품제조기업이 품질과 가격에서 경쟁력을 가진 냉동 피자를 출시해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특히 오프라인 외식업계에 늘어나던 양식 레스토랑 및 카페들이 사이드 메뉴 중 하나로 피자 메뉴 판매를 강화하고 배달앱의 발달로 배달품목이 다양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배달 시장에서 피자의 점유율이 떨어졌다.

▲ 미스터피자 매장 전경. 뉴시스

◆ 기업은 언제가 가장 위험한가

둘째 경영전략의 중요성이다. 기업이든 사람이든 힘들 때가 위험한 게 아니라 가장 잘 나갈 때 꼭대기에 있을 때가 위험하다. 오만해지기 쉽고 잉여 자산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90년대와 2천년대초에 급성장한 후 2010년대 중반이후 피자전문점의 시장 환경은 어려워지고 있었다. 잘 나가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렇듯이 시장 변화에 대한 미스터피자 측의 인식이 과도한 자신감으로 다소 안일했던 게 아니었나 싶다. 시장이 요동칠수록 본질적인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서 시장을 방어하면서 현금흐름을 만드는 제품개발 등 가맹점 지원과 관계 등에 역량을 결집해야 했지만 당시 미스터 피자는 마노핀같은 신규 사업 및 해외 진출 등 결과적으로는 크게 성공하지 못한 분야에 회사 역량과 자원이 분산됐다.

셋째, 미디어 리스크이다. 오너의 갑질, 가맹점 갑질 등으로 미디어의 집중적인 질타를 받았다. 마침 가맹본사의 갑질을 근절하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타겟이 되어 미디어에서 대대적으로 조명을 받았다. 가맹점 사업자와 가맹본사의 갈등에는 가맹본사의 잘못이 크겠지만 공급가 와 관련한 갈등 이면에는 배달 피자의 경쟁심화와 시장 위축, 인건비 인상, 배달앱 비용 지출 등의 요소가 있었다.

가맹본사와 가맹점이 역량을 결집해서 시장 변화에 대응해 혁신을 해야 하는 시점에 집안 싸움이 터진 것이다. 문제의 요인이 가맹본사의 갑질에만 집중돼 미디어에 나쁜 소식이 오르내리자 이는 소비 시장에서 미스터피자를 ‘못된 브랜드’로 낙인찍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소비자들의 브랜드 외면으로 연결돼 가뜩이나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가맹점 매출은 끝없이 추락하는 등 뫼비우스의 띠처럼 나쁜 악순환이 연출됐다.

넷째, 신규 사업의 실패이다. 마노핀이 등장했을 때 필자는 왜 미스터 피자가 ‘건강’이라는 트렌드와 역행하는 상품을 신사업으로 선택했는지 의아했다. 필자는 마노핀이 새로운 컨셉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외식업 트렌드에 반하는 제품이라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걸로 판단했다. 머핀을 버리고 빨리 이디야같은 커피 전문점으로 전환해 프리미엄 음료를 개발하거나 기존 머핀의 컨셉을 건강지향적인 상품으로 혁신시켜야 했다. 마노핀 사업 초기에 미스터 피자는 시장에서 여전히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시켰다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마노핀은 계속 초기의 상품 컨셉을 유지했으며 저가커피를 보완할 프리미엄 음료 개발도 느리게 진행됐다. 결국 유니크한 개성없이 머핀에 저가 커피를 판매하는 지하철 역세권 브랜드로 포지셔닝되었다.

◆ 어렵게 키운 기업 추락을 막으려면

개인적으로는 30년 역사를 가진 미스터피자가 처한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 비난하기는 쉽지만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규모인 피자업계에서 미스터피자 정도 되는 토종브랜드를 키워내는 일은 매우 힘들다는 것을 컨설팅 현장에서 많이 확인하기 때문이다.

어렵게 성장한 토종 브랜드가 ‘갑질과 오너리스크’의 대명사인 것처럼 포지셔닝 되고 결국은 매물로 나왔다. 정치권이나 미디어는 프랜차이즈 업계에 상생협력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서 일벌백계하는 좋은 의도였겠지만 특정 프랜차이즈 브랜드, 특히 가맹점 수가 많은 가맹본사를 두들겨 패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미디어를 통해 '나쁜 브랜드'로 낙인이 찍히면 소비자들이 그 브랜드를 싫어하고 그 영향은 가맹점의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이렇게 되면 가맹본사나 가맹점이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도 시장에서 먹히기 어려워진다. 혁신을 통해 극복할 수도 있었던 위기가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가 될 수 있다.

그간 논란이 됐든 ‘미스터피자’의 여러 가지 문제를 두둔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소상공인들이 가맹점인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 지, 그리고 그 정도 되는 중견기업을 키워내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를 강조하고 싶다.

◆ 코로나19 이후 대불황, 무엇으로 극복할 것인가

코로나19 정국에서 정부가 가장 고심하는 것은 일자리 창출이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국민들에게 실업급여나 기본소득 제공을 확대하는 것도 좋겠지만 사람은 일하지 않고 돈을 받을 때가 아니라 땀흘려서 돈을 벌 때 자신의 삶에 더욱 당당해진다.

실업급여나 기본소득이 마치 병이 났을 때 치료제를 주는 것과 비슷하다면, 행복하게 일하며 적정한 노력의 댓가를 받을 수 있는 건강한 일자리를 많이 제공하는 기업을 키우는 것은 좋은 음식과 운동을 통해서 건강과 최상의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과 같다.

문제가 있는 기업을 벌주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문제를 개선해서 그 기업들이 더욱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도록 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도록 계도해야 한다. 나쁜 방향으로 미디어플레이가 되는 순간, 기업들은 브랜드에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게 되고 소비자의 외면은 어떤 혁신의 노력과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그 기업을 다시 회생하기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특히 최종 소비자를 만나는 기업들은 더욱 그렇다. 정부는 가맹점 성공을 위해 가맹본부에 매를 들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브랜드가 무너지면 가맹본부는 물론 가맹점도 같이 무너져 의도와 반대의 결과가 나타난다.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진실도 아닌 내용으로 혹은 작은 문제가 침소봉대되어 몰락해갔는가? 그렇게 해서 일자리가 사라진다면 벌을 주는 게 무슨 효과가 있는가?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법대로 처리하되 그 이상의 불필요한 논란과 소모적인 비판은 조심스러워야 한다.

기업을 많이 만나는 컨설턴트의 한 사람으로서 각 기업들이 가진 문제에 대해서 얼마든지 비판하고 싶지만 설령 나쁜 기업이라도 가급적 비난을 자제하는 이유는 초기에 문제가 많던 기업들도 성장을 하면서 여유가 생기면 경영의 체계를 갖춰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또 그 기업에서 생계를 유지하며 열심히 일하는 많은 조직원들을 생각한다면 기업에 관한 문제는 아무리 조심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장만이 아니라 조직원과 고객도 그 기업의 주인이기때문이다.

어떤 인간도 완벽할 수 없듯이 어떤 기업도 완벽하기 어렵다. 범죄자를 감옥에 집어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범죄를 줄이기 위한 사회 구조적인 제도의 개선과 가치, 인식 변화, 새출발할 기회제공이 병행되어야 하듯이 기업의 문제는 ‘건강한 경영’과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대전제하에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한다.

한동안 우리나라의 치킨, 한식 등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미국에 많이 진출했다. 점포 오픈 행사를 보면서 부러웠던 것중에 하나는 대형 공장도 아니고 고작 음식점 하나에 불과한데 ‘우리 지역에서 일자리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며 바쁜 시간을 쪼개서 오픈 행사에 참여하는 지역 정치인들의 모습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구청장, 시장, 시의원, 국회의원급 정치인들이 지역의 작은 매장 오픈식에 참여해서 축하해줄 정도로 일자리를 소중하게 여겨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코로나19 위기 경제활성화는 이렇게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유레없는 어려움을 겪는 기업인들에게는 자금 지원못지않게 진심 어린 위로와 응원이 필요하다. '사업주=부도덕' 이런 낙인은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사업가라고 하면 돈벌려고 뭐든지 하는 부도덕한 존재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컨설팅 현장에서 만난 많은 기업가들은 돈버는 것을 넘어서 미친 사람처럼 자기사업에 홀려있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들은 부동산 주식 등 재테크를 하는 자산가들과 다르다. 일부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지만 바보같을 정도로 재테크에는 무지하고 요행을 바라지도 않고 밤낮없이 사업을 살리기위해 분투하는 사장들이 수두룩하다.

국가나 지자체는 어떻게 하면 기업가들의 그런 열정을 더욱 부채질하고 그들이 달려갈 수 있도록 해줄 건지를 고민해야 한다. 국가가 쓰는 돈은 결국 세금으로 다시 걷어야 한다. 돈쓰는 행정도 좋지만 돈을 쓰지 않고도 국민들의 잠재된 열정과 에너지, 긍정적인 힘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면 그 것이야 말로 훌륭한 정치이고 행정이 아닐까? 30년 역사의 토종 브랜드인 '미스터피자'가 좋은 새주인을 만나서 한국토종피자브랜드로서 50년,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이경희. 네이버,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부자비즈 창업채널 운영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자문위원.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저서로 ‘CEO의탄생’‘내사업을한다는 것’‘이경희소장의 2020창업트렌드’‘베스트창업아이템100’‘유망사업정보(탈샐러리맨전략)’ 등이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부자비즈 운영자  |  rfrv@naver.com  |  승인 2020.06.19  09: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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